어떤 분야로 진로를 정했다가 중간에 완전히 바꾸게 되면 준비한 활동도 없고 불안함이 더 커지게 된다. 서울대 수리과학부에 합격한 김유민 학생은 천문학 진로에서 수학으로 진로를 바꾸고 나서 더 열심히 공부하면서 내신 등급을 올렸고 자신만의 장점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대학 면접시험을 치밀하게 준비하면서 자신의 개성을 잘 드러냈고 합격했다. 눈에 띄는 활동들로만 생기부나 자소서를 채울 필요는 없다. 학교 공부를 충실히 잘했다는 것을 드러내는 내신 점수와 나를 보여줄 수 있는 면접시험 준비를 통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김유민 학생의 수시 준비 과정을 인터뷰를 통해 확인해보자.
박선 리포터 ninano33@naver.com
면접 준비에 200%의 노력을!
명덕고(교장 이경택)를 졸업한 김유민 학생은 2022 대입 수시전형에서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에 지역균형 전형으로 합격했다. 유민 학생은 합격의 비결로 면접을 열심히 준비한 것을 꼽았다. 지역 균형선발은 내신 등급이 매우 높은 학생들이 지원하는 전형이다. 유민 학생도 내신이 높은 편이었지만 불안한 부분이 있어 면접 준비를 더 열심히 했다. 고1, 2 때까지 천문학 분야로 진로를 정하고 활동했던 유민 학생은 고3 때 수학 분야로 진로를 변경했고 성적도 학년이 올라가면서 꾸준히 노력해 상승시켰다. ‘자연수의 정의가 무엇이냐?’, ‘왜 천문학과가 아닌 수학과에 왔는가?’ 등과 같은 면접 질문과 수학 공부와 관련한 문제 등 예상 질문을 많이 선별해서 준비했다. 여러 학교 면접을 많이 보았는데 처음에는 긴장이 많이 되었지만, 면접을 준비할수록 면접의 기술이 향상되었고 유민 학생을 충분히 면접관들에게 보여 준 점이 합격으로 이어졌다. 유민 학생은 생기부에 다채로운 활동 내용을 넣으려고 굳이 노력하지 않았다. 공부에 더 힘을 써서 성적을 높이려고 노력했다. 내신 시험을 준비하다 보면 각 과목의 교사별로 어떤 특징을 보이는지, 시험에 그 특징이 어떻게 문제로 출제되는지(예를 들어서 선지 5개의 비율을 같게 하는 것, 수능 변형 문제를 출제하는 것 등)를 확인해가며 시험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독서로 비판 능력과 성장 기회 만들어
유민 학생은 역사영화 같은 것을 보고 흥미가 생긴 내용이 있을 때 관련된 책을 찾아보기도 하고 관심 있는 학문 분야와 관련된 책을 찾아 읽었다. 평소에는 쉬는 시간이나 대중교통을 혼자 이용할 때 읽었고 생기부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공부할 시간을 대체해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작성했다. 유민 학생은 국어 문학 지문을 공부하다 읽게 된 전상국 작가의 <동행>을 추천했다. 그냥 읽으면서 느낄 때와 해설을 보면 다시 글을 읽을 때 느껴지는 감동이 달라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소설을 읽어가는 과정은 국어 문제 풀이 실력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꺼라고 생각했다. 또, 천문학이나 수학에 관심 있는 학생에게는 이언 스튜어트의 <우주를 계산하다>를 추천했다. 지구과학을 공부하며 접할 수 있는 내용도 섞여 있고 보통 천문학책에서 다루지 않는 수학적 탐구들이 소개돼 있어 두 과목에 깊은 이해에 도움을 주는 책이다. “수학을 좋아하는 친구들에게는 <미적분으로 바라본 하루>라는 책을 소개해주고 싶어요. 단순히 사례를 보여주기 때문이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사실과 일치하는지 비판적으로 생각해보면 성장하는 기회가 될 수 있어요”라고 추천했다.
자기 생각을 기술하는 자소서
유민 학생은 자소서의 경우 여름 방학 중에 꾸준히 작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과정 중에 직접 겪은 일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고자 했다. 유민 학생은 고3 때 꿈을 갑자기 바꿔 자소서에 작성할 탐구 내용이 전혀 없었다.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보면 대부분 합격생의 자소서 내용에는 뭔가 특별한 탐구가 들어가 있던데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해요. 있는 그대로 자신이 배운 점, 느낀 점, 그리고 자기 생각을 기술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별한 탐구 내용을 적었다가 괜히 면접시험에서 대답 못 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어요”라고 조언했다.
작은 활동으로도 나만의 장점 부각
유민 학생은 지구과학 동아리인 ‘EARTHIAN’에서 활동하면서 에너지 절약, 외계행성 탐구에 관한 발표, 망원경 조립 등의 활동을 했다. 유민 학생은 동아리 활동이 자소서에 기술하기 좋은 소스라고 생각했다. 자소서에 내가 주장하고 싶은 나의 모습과 함께 동아리 활동을 연결 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유민 학생은 “저는 자소서에서 데이터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다루고자 하는 내용을 썼어요. 동아리 활동 중 지구온난화와 관련해 탐구한 적이 있어요. 그때 세계 여러 나라의 온도 변화 추이 그래프를 살펴보았다고 기술했어요. 이 내용이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또, 수리과학부에 지원한 유민 학생은 수와 데이터에 관해 나타낼 내용이 필요했다. 1학년 때 했던 조별 수행평가로 ‘남녀공학과 남중을 졸업한 중학교 학생별 행복도 차이 설문 조사’ 주제 탐구를 진행했었던 기억이 났다. “과거에 했던 이런 주제 탐구에 있어서 어떤 변인들을 체크하고 지금에 와서 그 결과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등을 말해 수학적 능력을 나타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과목 자체가 자신이 지원하는 학과와 관련이 없더라도 그 속에서 소스를 꺼낼 수 있다면 자신만의 장점을 나타낼 기회로 사용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면접에서는 자신감과 확신에 찬 답변을 하자
유민 학생은 “저는 세 군데의 학교에서 면접을 보았어요. 연세대는 화상 녹화면접을 했고 고려대는 화상 면접을 했어요. 서울대는 대면 면접으로 교수님 두 분과 면접을 진행했었는데 한 분은 좀 차갑게 대하시면서 질문하고 한 분은 따뜻하게 말을 해주셨어요. 사실 긴장이 너무 많이 되었어요. 면접은 확신이 있든 없든, 바로 답을 할 수 없더라도 자신감 있게 말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했어요. 또박또박 자신감과 확신에 찬 답변을 하기 바랍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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