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는 수학문제를 풀면서 조금만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바로바로 답지를 봅니다. 이래도 될까요?’ 수학 문제를 풀면서 답지를 자주 보는 아이를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답지를 보는 습관이 나쁜 것인지는 일률적으로 말하기 힘들다. 조심스럽지만 원론적인 이야기를 몇 가지 해보고자 한다.
우선, 답지를 보지 않고 거의 모든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 옳은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조금 다르게 생각하면 외부 도움없이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실력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신의 힘으로 절반 정도(혹은 그보다 조금더 많이)는 풀 수 있고, 나머지 일부는 혼자 고민하여 겨우겨우 답을 내거나 답에 근접하고, 남은 일부는 답지를 보거나 설명을 들어야 이해할 수 있는 난이도가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정말 자신의 실력으로 풀 수 없는 문제를 푼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설명을 듣거나 답지를 보는 것이 옳다. 답지를 보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충분히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습관적으로 답지를 본다거나 답지를 보고서도 머릿속에 남는 것이 없어 실력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때 문제인 것이다. 답지를 보는 시점은 본인이 어느 정도 고민하고 노력한 후에 보아야 한다. 어느 부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했는지, 그 부분에서 왜 그렇게 풀어야 하는지, 혹시 다른 방법은 없는지, 내가 풀어본 방법은 어디에서 잘못되었는지 등등을 좀더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고민들이 자신의 수학 실력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다. 문제를 푸는 것인지 그냥 답지를 외우는 것인지 헷갈리는 학생이 종종 있다. 단기적으로는 꽤 좋은 효과를 누릴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실력향상을 위해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가끔씩 절대 답지를 보지 않으려는 학생들이 있다. 끝까지 자신의 논리와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하지만 우리는 학문연구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수험 생활을 하고 있다. 시간적인 여유가 많다면 나쁘지 않겠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서 답지와 타협(?)하는 것이 효율성에서 좋다. 개인적으로 30분 정도 수준에서 고민했다면 충분히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힘들겠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여러분들을 응원한다.
일산 백마 옥스브릿지학원 원장 이성돈
문의 031-901-9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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