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사례별 강남 교사의 생생 조언

“고1 첫 중간고사 후 멘탈 관리, 이렇게 하라!”

피옥희 리포터 2022-05-06

강남지역 대다수 고등학교가 2022학년도 1학기 첫 중간고사를 마쳤다. 강남지역은 우수한 학생이 많아, 변별력을 두기 위해 내신 시험이 어렵게 출제되는 편이다. 또한 수시와 정시를 동시에 대비하기 위해 ‘수능형’ 방식으로 출제되는 교과가 많아, 고등학교 내신 출제 경향이 익숙하지 않은 고1 학생들은 첫 내신 시험 후 심적·정신적으로 큰 변화를 겪곤 한다. 강남지역은 수시·정시에서 내신 극복 사례가 많고 입시 결과가 우수하지만, 첫 내신 시험을 치른 고1 학생들에게는 처음으로 받은 성적표에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고1 첫 중간고사 후 멘탈 관리에 대해, 강남지역 고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의 생생한 조언을 담았다.
도움말 단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김호빈 교사(1학년부), 숙명여자고등학교 김은지 교사(1학년부)

학생 사례 ①  나는 무조건 정시파?
내신 시험은 일찌감치 포기, 학교 공부 소홀히 하며 수능만 준비하겠다는 학생


김은지 교사(숙명여고)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1학년때부터 정시 파이터가 될 경우 내신도, 수능도 어느 하나 확실하게 잡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1학년 때 기본기를 다지는 것이 중요한데, 내신 대비 과정에서 꼼꼼하게 공부하는 것이 개념을 확실히 잡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수능 결과 통계를 보면, 내신 성적과 수능 성적이 비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신을 잘하는 아이가 수능도 잘한다’는 결론이라기보다는, 끈기 있게 끝까지 공부하는 아이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2주 뒤의 중간고사를 준비할 때와 2년 뒤 수능을 준비할 때의 몰입도는 크게 차이가 납니다. 2024학년도 수능을 위해서, 2022년에 내신 대비하듯 전력 질주를 할 수 있을까요? 내신 대비는 지식 축적 뿐 아니라 하기 싫어도 하는 인내심, 몰두하는 집중력, 그리고 끝까지 마무리하는 끈기를 기르는 과정입니다. 목표를 위해 하기 싫어도 끝까지 책임감 있게 마무리하는 것.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모든 일에 꼭 필요한 소양이랍니다. 내신과 수능은 별개가 아니기에, 사소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공부하며 최선을 다 했던 힘들었던 시간들이 모여 수능을 위한 단단한 실력이 됩니다. 내신에 너무 일희일비 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정시까지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김호빈 교사(단대부고) :  “내신을 포기한 채 높은 수능 점수를 받아 대학에 가고자 하는 학생들을 소위 ‘정시 파이터’라고 부르지요. 하지만 정시 파이터가 되기에는 고등학교 1학년은 너무 이릅니다. 1학년 교과는 대부분 상대평가로 진행되는 일반교과로, 시험 성적에 따라 1~9등급까지의 성적을 부여받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진로교과, 즉 절대평가를 통해 A, B, C 3단계 성취도로 평가하는 진로교과의 비중이 조금씩 커집니다. 따라서 일반교과가 대부분인 1, 2학년 내신은 매우 중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이 1학년 내신 성적은 학교생활기록부 교과 점수 산출에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알고 있는데, 많은 대학이 ‘학년별 반영 비율을 없애고 있는 상황’임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중간고사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면, 수행평가와 기말고사를 통해 이를 만회하면 됩니다. 고등학교 1학년은 본인의 진로를 탐색하여 삶의 방향을 만들어나가는 시기일 뿐 아니라 더 높은 학업 성취를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왜 스스로를 정시라는 틀에 가두는 것인가요? 수시와 정시까지 가능성을 크게 열어두십시오. 본인의 한계를 규정 지음으로써 스스로의 잠재력을 좁은 곳에 가두지 않았으면 합니다.”


학생 사례 ②  확 그냥, 전학 가버릴까?
강남권을 벗어나면 내신 성적이 잘 나올 거라고 착각하는 학생


김은지 교사(숙명여고) :  “어느 학교에나 똑똑하고 잘하는 학생들은 있어서, 강남권만 벗어나면 내신 최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입니다. 물론 성공 케이스도 있겠지만, 다른 스타일의 수업과 시험에 적응하는 시간, 어디에서나 치열한 상위권 다툼을 고려하면 확률이 떨어지는 모험입니다. 특히, 친구 관계가 매우 중요하고 분위기에 잘 휩쓸리는 사춘기 아이들에게 타 지역으로의 이사는 신중히 고려해야하는 사안입니다. 실제로 강남권이 아닌 다른 지역 학교로 전학을 가서 적응을 힘들어하고, 공부 습관과 패턴이 무너져서 고생하는 아이들도 꽤 많습니다.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by-case)’지만, 전학은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김호빈 교사(단대부고)  : “전학을 통해 강남권을 벗어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강남권을 벗어나는 것이 내신 상승으로 반드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원하는 대학 및 학과에 입학하기 위한 다른 학생들과의 내신 경쟁에서는 결코 벗어날 수 없습니다. 강남권 학교에서 3등급을 받는 내가 다른 학교에서는 1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물론, 노력하면 충분히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권역이 어디든, 끊임없이 성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우수한 학업 능력을 가진 학생들이 모든 학교마다 일정 수 이상 반드시 존재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세요. 또 한 가지, 면학 분위기가 잘 조성된 학교들의 이점은 내신 준비뿐 아니라 여러분이 수능 시험을 치르는 그 날까지 여러분의 학습 지속력과 학습 동기를 크게 향상시킨다는 점입니다. 나의 미래를 위해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학교가 어디일지 스스로 생각해보세요. 덧붙이자면, 전학했을 때 여러분이 사는 환경, 생활 패턴, 새 친구 사귀기 등 많은 것에 적응해야 하는 노력을 동반합니다. 신중하게 생각한 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학생 사례 ③  아슬아슬 유리멘탈에 와장창!
첫 성적에 방황, 후회, 좌절로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하며, 학교생활에 의욕을 잃은 학생


김은지 교사(숙명여고) :  “사실, 조수미처럼 노래를 잘하지 못 해도, 손흥민처럼 축구를 잘하지 못해도 그러려니 하는데, 유독 공부를 못 할 땐 심하게 상처받고 좌절해 마음이 아픕니다. 사람마다 잘 하는 것이 다른데도요. 첫째, 성적 상승은 계단식입니다. 한 계단을 올라 서기 전까지의 평평한 구간에서, 분명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에도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으니 좌절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잘 하는 소수의 학생과 비교하지 말고, 본인의 페이스대로 꾸준히 해나가기 바랍니다. 둘째, 모든 학생이 다양한 학교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강력히 권장합니다. 풍성한 고등학교 생활과 진로 구체화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학업에서 좌절을 경험한 학생들이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기도 합니다. 숙명여고의 예를 들면, 학교 선생님과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독서 멘토링’을 통해 생각을 전환, 확장시킬 수 있고, ‘미래인재아카데미’를 통해 인공지능, 우주, 심리, 교육,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강연을 듣고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숙하고 성장합니다. 고교생활 동안 여러 사례를 접하면서 생각보다 세상엔 다양한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본인이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을 꼭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김호빈 교사(단대부고) :  “옛 제자 중,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아 스스로에 대한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학습 의욕을 잃어가던 학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이를 극복하고 점차 월등히 높은 학업 성취도를 보이게 되었지요.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누구나 크게 실망하게 됩니다. 그러나 실망과 서운함, 섭섭함은 우리가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기에 생겨납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에 대한 기대를 그만두거나 낮춰야 할까요? 아닙니다. 자신에 대한 현실적인 기대를 품고 그 기대를 현실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가면 됩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것, 내가 부족한 것,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조금씩 나를 채워갑시다. 조금씩 발전하는 나의 모습에 집중하고 칭찬과 보상을 제공하세요. 공부가 힘들 땐 학교 친구들과 어울리며 학교에서 즐거움을 찾고, 스터디 그룹 등을 활용해 협동과 성취가 주는 보람을 느끼며 좋은 감정으로 나의 하루를 색칠해나가는 것은 어떨까요? 선생님이 말한 방법이 정답은 아닙니다. 여러분만의 방법으로 하루에 행복을 채워 넣으세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스스로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여러분은 참 대단한 사람입니다. 이제 겨우 하나의 시험이 끝났습니다. 이번 시험이 앞으로의 고등학교 생활에 있어 튼튼한 디딤돌이 될 겁니다.”


Tip  성공적인 대입, 고1을 위한 조언


“끈기를 기르는 1학년,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김은지 교사(숙명여고)

인생을 살아가며 고1 중간고사 무슨 과목 성적이 몇 점인지 기억하는 사람은 없지만 치열하게 공부했던 경험은 기억한다는 오은영 박사의 말씀처럼, 우리는 무언가를 열심히 해봤던 기억의 힘으로 살아갑니다.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에서 보는 첫 중간고사 때 좌절하는 학생들이 많은데요, 고1 성적으로 당장 어느 대학교를 갈 수 있는지 가늠해보거나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만을 바라기보다는, 포기하지 않는 끈기, 소위 말하는 엉덩이 힘을 기를 수 있는 1년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주시고 따뜻한 응원 부탁드립니다.


“꿈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계획을 찾아보세요”
김호빈 교사(단대부고)

입시 레이스의 출발선인 고등학교 1학년 때,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세요. 꿈이 없다면, 꿈을 찾으세요. 늦지 않았습니다. 그게 고등학교 1학년이니까요. 꿈이 있다면, 꿈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계획하고 조사하세요. 이 역시 고등학교 1학년이 해야 할 일입니다. 시작이 반이고,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빠른 시기입니다. 꿈이 있기에 여러분은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대학으로 입학하게 되는 그날을 향해 여러분들이 당찬 첫걸음을 내딛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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