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학생들과 김동인의 「배따라기」 읽기

지역내일 2022-03-24

최근 중1 학생들과 김동인의 「배따라기」라는 작품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김동인의 작품에는 중학교 학생들이 재미있어할 만한 내용들이 많은데, 그 중 「배따라기」는 쉽게 읽히기도 하고 학생들이 공감할 만한 주제를 담고 있어 학생들에게 꼭 읽게 하는 작품이다.

첫 문단부터 막히는 독서

중1 학생들에게 처음에는 일단 작품을 스스로 읽어보도록 15분 정도의 시간을 주었다. 학생들은 조요히 작품을 읽는 듯 보였다. 15분쯤 시간이 흐른 후, 지금까지 읽은 내용이 어떤 내용인지 말해 보게 했다. 그리고 필자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학생들이 무슨 내용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고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럼 15분 동안 뭐 했니? 읽기는 했니?” 하고 물었다. “네, 다섯 쪽을 읽었는데 아무것도 모르겠어요”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럼 첫 부분으로 다시 돌아가서 천천히 다시 읽어보자”라고 했다. 역시 소설의 첫 부분 두, 셋째 줄부터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기본 어휘력이 약하면 독서가 어렵다

소설의 첫 부분은 이렇게 시작한다.‘좋은 일기다. 좋은 일기라도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 우리 사람으로서는 감히 접근 못 할 위엄을 가지고 높이서 우리 조그만 사람을 비웃는 듯이 내려다보는 그런 교만한 하늘은 아니고, 가장 우리 사람의 이해자인 듯이 낮추 뭉글 뭉글 엉기는 분홍빛 구름으로서 우리와 서로 손목을 잡자는 그런 하늘이다. 사랑의 하늘이다’학생들은 일단 ‘좋은 일기다’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뒤에 이어지는 내용, 즉 아름다운 하늘에 관한 설명과 묘사가 나온 네 줄 정도의 문장은 이미 이해할 마음조차 없어 보이는 뚱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어렵다... 재미없다”는 말을 반복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소설을 처음 읽는 학생들에게 소설의 첫 부분 이해는 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에 처음 부분을 읽어주고 설명을 해 주며,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질문을 하라고 했다. 그리고 잠시 후 한 학생이 필자를 또 한 번 경악하게 하는 질문을 했다.다음과 같은 부분을 읽을 때였다.
‘~ 그리고 또 꽤 자란 밀보리들로 새파랗게 장식한 장림의 그 푸른 빛, 만족한 웃음을 띠고 그 벌에 서서 내다보는 농부의 모양은 보지 않아도 생각할 수가 있다.~’

“선생님 밀보리가 뭐에요?”하고 묻는 것이었다.
“밀가루 만드는 ’밀‘이나 ’보리쌀‘ 모르니?” 하고 물으니
“’밀‘도 알고 ’보리‘도 아는데 밀보리는 몰라요...”라고 대답한다. 그것도 진심으로...

소설 끝까지 함께 읽기가 해법

이쯤 되면, 중1 학생들에게 문학 작품으로서 ‘소설 읽기’라는 것은 다른 행성에 살고 있는 외계인의 언어만큼이나 생소하고 낯설기만 한 것이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심지어 이 학생들은 수학, 과학은 꽤 잘하고 스스로도 자신 있어 하는 학생들이다.  
이런 경우 해결책은 함께 소설을 끝까지 함께 읽는 것이다. 학생이 한, 두 쪽을 읽게 하고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두, 세 쪽을 읽는 방법이다. 돌아가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읽으며 중요한 장면이나 재미있는 장면이 나오면 의견을 나누어 가며 끝까지 함께 읽어야 한다.
이런 작업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그 때문에 학원에서 수업시간 내에 완벽하게 실천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하면 좋다. 재미있는 단편 소설을 정해서 모르는 단어는 엄마에게 묻거나 사전을 찾아가면서 끝까지 돌아가면서 읽고 소설 내용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이런 방법으로 네, 다섯 편 읽으면 아이의 독서 실력이 엄청나게 향상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김동인의 「배따라기」는 액자식구성의 소설로 처음 부분이 조금 지나야 진짜 이야기가 나오는 구성이다. 어리석은 질투심과 시기심에 사로잡힌 한 남자의 슬픈 삶을 주제로 시기와 질투가 얼마나 인생을 불행하게 말들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델로」와 같은 주제를 담고 있다. 꼭 함께 읽어보시라.

유리나 원장
목동 생각의지평 국어논술 학원
문의 02-2646-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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