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과 5일 이틀간 분당영덕여자고등학교(교장 전한수)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음악적 끼와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버스킹을 선보인 것이다.
장기간 이어져 온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는 학생과 교사들을 위한 이번 공연은 연주자들을 비롯해 청중들에게도 잊지 못할 가을날의 추억을 선사했다.
음악으로 어울리며 소통하는
행복한 한마당
학교 교정이 아름다운 분당영덕여자고등학교에서 열린 ‘2021 음악으로 하나되는 잔디밭 버스킹’은 첫해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의 참여와 호응을 얻었다. 이번 행사는 벌써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행사들이 줄어든 학생들에게 잠재되어 있던 역량과 특기를 뽐내고 음악적 소통을 통해 즐거운 학교생활을 만들어 희망을 전달하고 나누는 시간으로 기획되었다.
친구들과 함께 버스킹을 관람한 정지우 학생(2학년)은 “코로나로 인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거의 2년 동안 체육대회, 축제, 수학여행을 겪어보지 못한 서러움을 이번 버스킹으로 그나마 달랠 수 있었어요. 친구들과 함께 재미있게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고, 평생 간직할 추억이 하나 생긴 것 같아 기분 좋아요”라며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버스킹과 같은 행사를 더 많이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대중음악과 클래식,
장르 불문하고 모두 하나되는 시간
이틀 동안 진행된 버스킹은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지고 구성되었다. 첫째 날인 11월 4일은 ‘대중음악으로 하나 되기’로 교사를 포함한 총 7팀, 13명의 연주자들이 참여했으며, 둘째 날인 11월 5일에는 5팀 9명이 참여해 ‘클래식으로 하나 되기’라는 테마에 맞춰 공연을 펼쳤다. 특히 우리에게 익숙한 음악인 ‘마법의 성’과 ‘댄싱퀸’을 연주한 17명의 챔버오케스트라의 공연과 평소 수업시간과 달리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부른 임주영 교사의 ‘안녕’은 학생들의 환호를 받았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댄싱퀸’ 연주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이서윤 학생(2학년)은 “현악기들만 연주하는 부분에서 가을 날씨와 떨어지는 낙엽들이 어우러지며 늘 보던 잔디밭에 영화의 한 장면이 연출된 것 같았다”라고 감상평을 말했다.
이처럼 듣는 이들에게 친숙한 대중음악과 클래식, 모두를 선보인 이번 버스킹은 다양한 악기의 매력을 바로 앞에서 직접 들을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였다.
음악으로 서로를 감싸안다
공부하기에도 바쁜 고등학생들이 시간을 쪼개어 버스킹 연주를 준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자발적으로 버스킹에 참여하기를 희망한 학생들이었지만 모두가 쉬고 싶은 일요일에도 무거운 악기를 들고 언덕을 올라와 리허설을 하고, 중간고사가 끝난 해방감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연주를 준비해야 하는 과정에서 버스킹을 신청한 순간이 후회되기도 했다는 것이 솔직한 연주자들의 심정이었다.
이수산 학생(1학년)은 ”클래식과 바이올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버스킹에 참여하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시간이 다가올수록 내 연주를 지루해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많이 되었어요. 그러나 걱정과는 달리 친구들과 선생님들께서 많은 응원과 격려를 해주셔서 연주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답니다. 전교생 앞에서 혼자 공연을 준비하고 나만의 무대를 만든 이 경험으로 얻은 뿌듯함과 보람은 앞으로 어떤 긴장감과 압박감이 주어진 상황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들게해주었어요“라며 자신이 사랑하는 클래식과 바이올린의 매력이 오늘 연주를 들은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도 전달되었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덧붙였다.
또한, 평소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서 선곡한 ‘안녕’을 부른 임주영 교사의 노래는 학생들이 함께 떼창을 했을 정도로 인기였다. 코로나19로 지친 학생들의 피로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영덕에서의 따스한 가을을 선물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버스킹에 참여했다는 임주영 교사는 공연을 하고 나니 오히려 자신이 영원히 잊지 못할 아름다운 순간을 선물받았다고 말했다.
“‘외로운 날들, 내 마음속의 눈물들도 모두 다 안녕!’이라는 가사는 제가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어요. 가사처럼 영덕여고 학생들의 외로움과 슬픔이 모두 떠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노래했지요”라고 선곡의 이유를 밝힌 임주영 교사는 “이번 공연을 통해 2학년과 3학년을 가르치고 있어 평소 교류할 기회가 없던 1학년들에게도 제 마음을 전할 수 있었고, 학생들과 이전보다 가깝게 소통할 수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아 너무 감사하다”며 버스킹에 참여한 소감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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