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아기일 때는 건강하기만을 바라지만 커갈수록 욕심도 커지나 보다. 학교 내신평가 결과가 나올 때면 속상한 마음을 끌어안고 있는 부모와 자녀를 만나게 된다. ‘집에서는 공부도 안 해요. 방문 닫고 들어가서 저랑은 말도 안 해요.’ 부모의 한탄도 안쓰럽지만 ‘저 아이 마음이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울음소리만으로도 자녀의 불편함을 알아채던 부모는 어디로 갔을까? 어려운 문제에 즉답을 강요받으면 어른도 곤혹스러운데 하물며 이치에 어둡고 관계에 서툰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말해봤자 소용도 없는 부모’와는 ‘차라리 말을 말자’라는 방어기제가 작동될 수밖에 없다.
아이들에게는 자신을 믿어주고 응원의 말을 해 줄 언제나 내 편인 부모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수학이 10점이었던 아이가 70점을 받고서는 학원으로 한달음에 달려와 기쁜 소식을 알렸는데, 부모님의 반응은 ‘생각보다 점수가 안 나왔네요, 학원을 가도 이것 밖에 못 하네요’였다. 그리고 ‘이제 학원 가기 싫다네요. 공부하기 싫대요’라고 하셨다. 가슴 벅차하던 아이에게 단 몇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결과를 평가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관리자 역할을 자처한 부모 때문은 아닐까? ‘와! 기분 좋다. 우리 아들, 해낼 줄 알았어. 축하 파티하자’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면 어땠을까?
자녀가 실패를 겪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노력했는데 결과가 안 좋다면 결과에 대한 질책보다는 노력했던 과정을 강조하며 위로하는 것이 현명한 소통 방식일 것이다. 이미 가장 속상한 사람은 아이 자신이며, 중요한 것은 실패를 딛고 빨리 일어서는 것일 테니까.
신체적 발달은 때가 되면 멈추지만, 마음은 평생 성장한다.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삶이며,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 항상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읽어준다면 자녀의 마음이 더 커지고 단단해질 것이다. 나아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모든 일에 대해 서로 진솔한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며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문의 031-708-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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