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1월 18일(목)에 치러진다. 지난 8월 10일은 ‘수능 D-day 100일’로 이제 수능 시험일까지 90일 정도 남았다. 오는 9월 10일(금)부터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되지만, 사실상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시점부터 고3 학생들은 수능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다수 수험생들은 체력 저하뿐 아니라 정신적·심리적 압박감이 받는다. 오랫동안 강남지역 학생들을 지도해온 강남서초 고등학교 교사들을 만나, 학생 사례별 ‘슬기로운 수험생활’ 조언을 들어봤다.
도움말 상문고등학교 박창욱 선생님(사회과·3학년 담임)세화여자고등학교 이민희 선생님(국어과), 숙명여자고등학교 문현정 선생님(일본어과·3학년 부장), 중산고등학교 서지나 선생님(수학과·창의기획팀장)
상문고등학교 박창욱 선생님(사회과‧3학년 담임)
<학생사례 1> 성적 때문에 부정적·비관적 생각
고3 학생들 중에 지난 3번의 학력평가, 1회 모의평가를 치르면서 한 번이나 그 이상으로 원하는 성적이 나왔던 시험이 있었을 수도 있고,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면 한 과목이라도 원하는 성적이 나왔을 수 있다. 물론 모든 시험 및 전 과목이 아쉬웠던 성적을 받았을 수도 있다. 일부 학생은 성적 때문에 부정적이거나 비관적인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런 생각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함과 더불어 어느 선 이상은 이뤄낼 수 없다는 한계를 규정지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런 생각은 원하는 성적을 비롯해 목표 대학에 입학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중학교 내신을 77%로 졸업한 후 고3 3월 학평에서 78% 성적을 받았음에도 끝까지 노력해서 수능에서 98%를 받은 후 연세대 치의예과에 다니고 있는 학생, 1학년 때 내신 3등급이었음에도 꾸준히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수능에서 99.3%를 받은 후 서울대 의예과를 다니고 있는 학생, 9월 모의고사에서는 91.3%를 받았지만 수능에서는 98.7%를 받은 후 아주대 의과대학을 받은 학생까지 이 셋은 올해 2월에 졸업한 저희 학급 학생들의 사례이기도 합니다.”
<학생사례 2> 수능 성적 기대 이하, 이대로 포기?
대입의 과정에서 치르는 고3 모든 시험을 잘 본 학생이, 정작 수능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받아 재수하겠다며 정시 원서를 제대로 쓰지 않는 학생도 있다.
“다섯 번의 학력평가에서 98% 이상이 3회나 나오며 학생이 희망했던 의대 진학이 가능할 것처럼 보였으나 수능에서 91.3%를 받게 되어서 낙담할 수도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수능 이틀 후에 치러진 수능 최저가 없으며 9명 모집에 2,657명이 지원해 295.22대 1을 기록한 한양대 의예과 논술고사에서 합격한 학생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각 자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 목표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많은 강남서초 선배들이 있어왔으며 누군가에게 일어났던 일들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일인 만큼 여러분들도 누구나 해낼 수 있습니다. 각 자의 꿈과 목표를 위해 신나고 즐겁고 행복하게 하루하루 노력하시는 여러분들이시길 진심으로 바라며 응원하겠습니다.”
세화여자고등학교 이민희 선생님(국어과)
<학생사례 1> 계획 없는 공부로 갈팡질팡
학생들의 조급함과 불안감은 책상 위에 쌓인 책들을 통해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다. 책상 양 쪽에 국어, 수학, 영어 교재들을 겹겹이 쌓아 놓은 학생이 많은데, 대부분 학생은 국어 공부를 잠깐 하다가 ‘지금 이 공부를 하는 게 맞나?’ 싶은 생각에 수학 책을 꺼내 펴고 오래지 않아 ‘이게 아니야!’ 싶어 금방 다른 책을 찾았다. 수능 100일 전이라면, 오늘 내가 해야 할 일, 지금 내게 필요한 공부를 알고 이를 차분히 해 나가야 할 때인데, 갈팡질팡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이다.
“수능 100일 전, 해야 할 일! 그것은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지금 내가 모르는 것들을 차분하게 채워나가는 일입니다. ‘김○○ 학생은 포스트잇 공부법으로, 자기의 빈 구석을 체크하는 습관이 있는 학생이었다. 모르는 것, 자꾸 잊어버리는 것,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등이 나올 때마다 포스트잇에 메모를 해 두고 그것을 노트에 차근히 붙여 놓는다. 그리고 메모한 것을 해결했을 때마다 포스트잇을 떼어낸다. 그 노트에는 김○○ 학생의 부족한 점이 세세하게 나열되어 있었는데, 이 노트는 학생 스스로 자신의 공부 상태를 진단하는 데 쓰였다.’ 수능이 다가오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 하는 학생들과 달리, 이 학생은 이 노트를 옆에 끼고 다니면서 자신이 보완해야 할 것들을 하나하나 체크해 나갔습니다. 수능이 가까워올수록 포스트잇으로 가득했던 노트는 깨끗한 상태가 되었고, 수능 시험의 결과는 당연히 일취월장이었습니다.”
<학생사례 2>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모른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고 무엇을 틀리는지를 잘 모르고 닥치는 대로 공부를 해 나간다.
“너무나 확실한 것은 지금까지 모르고 있던 것을 알고, 틀리던 것을 틀리지 않아야 점수가 향상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능 100일 전, 너 자신을 알아야 한다. 너의 부족한 점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채워나가는 데 시간을 써야 합니다.”
중산고등학교 서지나 선생님(수학과‧창의기획팀장)
<학생사례 1> 모의고사 성적 우수, 수능은 대폭 하락
A학생은 평소 문제 풀이 능력이 매우 우수한 학생으로, 모의고사 성적도 우수한 편이었다. 그러나 정작 수능 시험에서는 평소 실력과 큰 차이가 날만큼 낮은 점수를 받았다.
“교사로 재직하면서 많은 학생을 지켜본 결과 ‘평소에 문제를 잘 푸는 실력’과 ‘시험 때 문제를 잘 푸는 실력’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험 때 문제를 잘 푸는 실력’이란 긴장되는 상황에서 정신력을 부여잡고 최대한 많은 문제를 풀어내는 실력을 의미합니다. 시험을 볼 때 본인이 자신 있는 부분부터 풀기 시작하면서 시험지를 전체적으로 파악하면 본인이 시험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나아가 모든 과목에서 최대한 많은 문제를 풀어내려면 시험을 볼 때 풀리지 않는 문제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합니다. 여기서 미련을 버리라는 것은 포기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일단 풀 수 있는 다음 문제로 넘어간 후 전부 풀고 돌아와서 다시 풀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면 풀 수 있는 문제는 다 풀었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도 줄어들고 한 번 보고 다시 푸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 풀 때는 안 보였던 본인의 실수가 더 잘 보이기 때문입니다.”
<학생사례 2> 자기 전 휴대폰, 체력과 집중력 떨어뜨려
B학생은 수험생활 스트레스를 ‘자기 전 휴대폰 하기’로 풀었다. 처음에는 심리적으로 스트레스가 풀리는 듯 했으나 자고 나도 피로하고 아침 공부 시간에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중산고 졸업생의 조언을 빌면, 수험생활 컨디션 유지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규칙적인 수면’이라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자기 전에 휴대폰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휴대폰을 하다가 잠드는 것이 습관화 되면, 단순히 다음날 얼마나 피곤하냐 아니냐의 체력적 문제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집중력에 큰 차이가 있음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본인만의 시험을 잘 보는 방법에 관한 연구를 거듭해 자신의 역량을 수능 시험장에서 충분히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숙명여자고등학교 문현정 선생님(일본어과‧3학년 부장)
<학생사례 1> 수시에 몰두하다 수능 준비 소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여름방학 동안 자기소개서 작성에 몰두하고, 개학 후 8월 말까지 학교생활기록부 내용 보충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9월 모의평가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후 자신감 없이 수시에 지원해, 내신 관리를 잘했음에도 결국 ‘수능 최저학력기준’를 맞추지 못하고 불합격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있다.
“대입의 마지막은 수능이 꽃을 피웁니다. 2학기는 어느 전형을 지원하는 학생이든 모두 수능에 몰입해 잘 마무리해야 할 시기입니다. 선택과 집중, 효율적인 시간 분배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학생사례 2> 국‧영‧수만 붙잡고 탐구 영역 소홀
여름방학 이후에도 국‧영‧수만 붙잡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 물론 상위권 학생들은 국‧영‧수 특히, 수학 성적이 좋으면 대학 선택의 폭이 커진다. 그런데 수능이 100일도 안 남은 지금, 탐구는 암기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미루고 무조건 국‧영‧수 주요 과목만 붙들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
“수능에서 탐구 영역 등급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출 수 있어 경쟁력이 있는 과목입니다. 탐구도 단권화해 공부하는 것이 중요한데, 방학 동안 개념과 문제 풀이를 끝낸 학생의 경우 자신감이 생겨 최고 난도 문제까지 다 풀어내야 한다는 생각에 개학 후 난이도 있는 문제집이나 인터넷 강의를 듣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려운 문제를 주로 풀다가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감이 떨어지면 불안해지고, 그렇게 되면 다른 과목까지 영향을 미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쉬운 문제라도 완벽하게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학생사례 3> 논술 준비, 수능 최저에 대한 불안감
논술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경우 9월, 10월 모의고사 성적이 공부한 만큼 잘 안 나오면 수능 공부를 하다가도 ‘혹시라도 수능 성적이 저조하면 어떻게 하지?’ 하는 불안함에 무조건 논술에 붙어야 한다는 압박에 논술에 올인하기도 한다. 또는, 논술 준비를 하다가도 ‘혹시 내가 수능 최저도 못 맞추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에 논술을 그만두기도 한다.
“한 가지 생각만 하기 바랍니다. 논술 준비를 하면서 ‘수능 최저’를 못 맞출까 걱정, 수능 공부를 하다가 논술 못쓸까 걱정 뭐든 걱정이 많은 시기입니다. 걱정되고 불안할 때는 지금 하고 있는 이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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