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이 없을 때 생각나는 음식으로 무엇이 있을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리포터는 정갈하고 깔끔한 식재료를 사용해예쁘게 담아낸 일식당의 덮밥이 떠오른다. 그래서 더위로 입맛을 잃었던 여름날의 오후에 찾아간 곳. 가로수길의 아담한 일식당 ‘유노추보’를 소개해본다.
요리연구가 유희영 셰프의 인생식당 ‘유노추보’
신사역 8번 출구 인근, 가로수길 메인도로에서 한 블록 안쪽에 있는 ‘유노추보’(Uの廚房)는 방송으로도 잘 알려진 요리연구가 유희영 셰프가 운영하는 아담한 가로수길 일식당이다. 입구에서부터 남다른 느낌을 주는 ‘유노추보’는 유희영 셰프가 이 자리에서 14년의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인생식당’이라고 한다. 우리는 흔히 손님의 입장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식당을 ‘인생식당’이라고 칭하는데, ‘유노추보’는 셰프의 인생이 담긴 식당이라니, 그것만으로도 한 번쯤 방문해볼만한 곳이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실내는 아담하고 차분한 분위기다. 다수의 모임보다는 2~4명 정도 퇴근길에 들러서 맛있는 음식에 술 한 잔 기울이기 딱 좋은 분위기다. 시원하게 도로까지 이어진 테라스는 여유로운 느낌을 준다. 매장 안의 양쪽 벽면에 걸려 있는 현판과 일식 칼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400~500년 전에 실제로 사용했던 느티나무 도마에 멋진 글씨체로 ‘Uの廚房’를 새겨 넣은 현판은 옛 주방의 흔적을 보여주었고, 유 셰프가 2년간 사용한 칼의 칼날이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는 칼 진열장은 ‘유노추보’의 요리에 담긴 정성을 보여줬다.
질 좋은 식재료와 마음을 담아낸 맛의 향연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을 물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질 좋은 재료는 그 자체로 좋은 요리가 될 수 있다.”
_ 유희영의 cookbook 중에서
‘유노추보’는 산지에서 공수한 좋은 재료를 사용해 유 셰프의 레시피로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든다고 한다. 메뉴는 생선회, 스시, 나베, 일품요리, 밥, 면 등이 있으며, 메뉴판 끝에는 유 셰프가 최초로 개발해서 트렌드가 된 메뉴들도 소개되어 있었다. 점심에 혼밥으로 즐길 수 있는 메뉴부터 저녁에 술안주로 즐길만한 메뉴까지 상당히 다양한 편이다.
라시스시(30,000원)와 여름 계절메뉴인 우니밥(33,000원)을 주문해봤다. 다양한 생선회로 구성한 ‘치라시스시’는 적절히 간이 잘 되어 있는 초밥 위에 절임야채를 토핑하고 신선한 생선회를 듬뿍 올렸다. 담음새부터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정성스러운 손길이 느껴졌다. 절인 참치 아까미, 연어, 참돔, 광어, 광어지느러미, 전갱이, 단새우, 계란, 연어알 등 하나하나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식감이 아주 좋았고 재료 본연의 맛이 풍부했다. 여름 계절 메뉴였던 ‘우니밥’은 여름철에 가장 맛있다는 무라사키 우니를 사용해 담백하고 고소한 풍미가 아주 좋았다. 신선한 야채와 양파 등이 들어가 산뜻하고 개운해 여름철 메뉴로 더할 나위 없었다.
유 셰프의 셰프복에는 커다란 주황색 단추가 달려 있는데, ‘하나는 나의 심장, 다른 하나는 고객의 심장’을 상징한다고 한다. 셰프의 마음이 가득 담긴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유노추보’, 고객에게도 감동을 주는 인생식당이다.
위치: 강남구 압구정로10길 36(신사동 524-14)영진빌딩 1층
영업시간: 매일 11:30~21:50, B.T 15:50~17:30
주차: 발렛파킹
문의: 02-545-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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