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일(목)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6월 모의평가는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주관하고 재수생까지 참여하는 시험이라는 점에서 ‘수능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첫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치러지는 만큼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국어·수학 영역은 공통 과목과 선택 과목으로 나눠서 치러지기 때문에 그에 따른 유불리도 존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전통적으로 수능에 강세를 보였던 강남지역 학생들이 느끼는 6월 모의평가에 대한 체감 난도는 어떠할까? 강남 교사가 말하는 2022학년도 평가원 6월 모의평가 중 국어·수학 영역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도움말 상문고등학교 박주연 교사(국어과), 세화여자고등학교 이성기 교사(수학과·3학년부장) & 이민희 교사(국어과)
중산고등학교 서지나 교사(수학과·창의기획팀장)
# 6월 모의평가 국어 영역
상문고 박주연 교사
① 국어 공통 과목과 선택 과목 분석
공통 과목인 문학은 18~21번인 ‘무사와 악사’ 작품과 28~31번 ‘채봉감별곡’은 연계 작품이고, 22~27번 고전시가와 수필을 같이 묶은 복합 지문은 ‘율리유곡’이 연계된 작품인 데다 수능 기출이었으므로 ‘유객’을 몰랐다 하더라도 문제가 평이해 수필 ‘조어삼매’만 대충 읽지 않았다면, 시간 낭비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32~34번인 현대시에서 비연계 작품인 ‘연륜’과 연계 작품인 ‘대장간의 유혹’은 평이했으나, 생소한 작품이어서 학생들은 34번 문항의 답을 한 번에 찾기 어려웠을 수는 있다.
독서는 2014년도 기출에 나온 신유형 독서 1~3번 지문은 화법과 작문 유형으로 느껴지는 독서 이론 문제였으나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세 개 지문이 아닌 네 개 지문에 17문항이 출제되었는데, 이러한 출제 기조는 수능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4~9번에 실린 철학 융합 지문은 (가)의 과정 이론을 적용한 6번 문항이 어려웠다. 상대적으로 10~13번 법 지문은 쉬웠으나, 한자어를 몰라서 어휘 문제인 13번을 틀렸을 수도 있다. 14~17번 생명과학 PCR 지문은 수능특강에서 소재만 간접 연계된 지문이었지만, 정보량이 많아서 두 번 읽어야 하는 지문이었고 답이 한 번에 보이지 않아 16, 17번 문항이 어려웠다.
선택 과목인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선택으로 인한 유불리를 줄이기 위해서 언어 문제의 난도는 예전보다 내려갔다. 문법의 기초가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35번과 39번이 조금 시간이 걸릴 문제였으나, 1~2등급 학생들에게는 매체 문제가 더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화법과 작문은 신유형을 내려고 노력했으나, 여전히 기본적인 유형의 문제는 그대로 출제되었다. 또한 언어와 매체이든 화법과 작문이든 ‘매체형’과 ‘화작형’을 비슷하게 섞어서 내려는 시도가 각 선택 과목에서 보인다. 그래서 언어와 매체를 선택해서 학습하는 학생의 경우에도 화법과 작문의 유형 기출은 풀어서 익숙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화법과 작문에서는 36번이 언어와 매체에서는 41번이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문제였다.
② 학생들의 체감 난도와 국어 총평
선택 과목의 유불리를 줄이기 위해 독서의 변별을 높인 것이 눈에 띈다. 언어와 작문은 매우 쉬웠고 화법과 작문 역시 쉬워서, 화법과 작문을 선택한 학생들이 언어와 매체를 선택하기 위해 선택 과목을 바꾸는 일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또, EBS 연계 비율 50%인 것을 감안하면 EBS보다는 더 깊이 있는 문학 작품 학습을 진행해야 한다. 독서 역시 문제에 제시된 자료를 이해하는 수준에서 유추할 수 있도록 선지에서 까다로운 내용을 제시해 난도를 높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많은 독서 제재를 접해서 지문과 문제를 꼼꼼하게 읽는 연습을 해야 한다.
상문고를 예로 들면, 상위권 학생들은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학생이 많은데, ‘언어와 매체 < 문학 < 독서 순’으로 어려운 느낌을 받았고, 독서가 짧은 지문까지 구성된 4개 지문으로 바뀐 것과 선택 과목이 쉬운 난도인 것을 주로 체감했다. 특히 문학이 EBS와 연계된 것을 체감했는데, 당연히 수능에서는 연계 비율을 확 낮출 것이니 공부를 조금 더 깊게, EBS 외의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있는 중요 작품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인문계열 진학 학생이라면 독서에서 독서이론 문제가 나온 게 조금 당황해한 것 말고는 PCR 지문이 조금 어려웠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경제 대신 나온 법 지문이 매우 쉬웠는데, 지문 수의 변동으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하므로 독서 제재를 고루 학습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3월 모의고사와 공통 과목 난도를 비슷하게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위권 학생 중에는 3월보다 성적이 떨어진 학생들이 있는데, 바뀐 구성의 독서에 당황하고 한 번에 답을 찾기엔 까다로운 문제로 시간을 낭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화여고 이민희 교사
① 국어 공통 과목과 선택 과목 분석
독서에 상당한 변화가 감지되었다. 독서는 기존 세 지문에서 네 지문으로 늘어났는데, 늘어난 한 지문이 독서의 방법론을 다룬 것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수능 국어가 교육과정, 즉 성취 기준에 따른 국어 교과서의 내용을 담아내겠다는 의지로 읽을 수 있다. 이러한 기조는 문항에도 드러나 문항은 고난도의 배경지식을 동원해 적용하는 것이 아닌, 지문에 대한 세밀한 읽기 능력을 평가하는데 집중되었다. 이번 6월 모의평가의 경우, 독서 영역의 철학과 생물학 지문을 어느 정도 소화했는가가 시험 점수의 성패를 갈랐다고 할 수 있다.
문학 영역은 다양한 갈래를 묶어 새로운 세트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활용하지 않고 각 갈래에 집중해 문항을 출제했다. 대부분 작품이 EBS 연계 교재에 수록된 작품이기 때문에 독서 영역에 비해 평이한 난도를 보였다.
수능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의 유불리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방증하듯이,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두 과목이 비슷한 수준으로, 평이하게 출제되었다. 화법과 작문은 약간의 읽기 부담이 있었으나 문항 해결이 어렵지 않았으며, 언어와 매체에서 문법 문항은 문법 지식이 일정 정도만 갖추어져 있으면 해결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매체 문항도 어려운 수준은 아니었으나 매 시험에서 새로운 유형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신유형에 대한 적응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EBS 연계율이 70%에서 50%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EBS 연계 체감률이 상당히 높았다는 점이다. 학생들에게 고난도로 느껴졌던 철학, 법학, 생물학의 독서 지문 모두가 EBS 연계 제재였으며, 출제된 문학 작품의 대부분이 EBS 수능특강 교재에 수록된 것이다. EBS 교재에 대한 학습이 충실히 이루어졌을 경우 시간 활용과 문항 해결에서 유리한 점이 있었을 것이므로, 앞으로 이를 고려한 학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② 학생들의 체감 난도와 국어 총평
학생들은 6월 모의평가를 어려운 수준으로 평가했다. 올해 들어 처음 보는 평가원 시험이라는 데서 오는 심리적 부담감도 작용했을 것이지만 무엇보다 앞쪽에 연속으로 배치된 독서 지문이 정보량이 많은데다가 꼼꼼한 독해와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문항으로 출제되어 난도가 높았다고 평가했다. 상당수의 학생이 시간 부족으로 인해 모든 문항을 충분히 생각하고 풀지는 못했으며 심지어 한 지문을 통째로 읽지 못한 학생도 있었다. 문학 작품이 EBS 연계 작품으로 출제되어 문학에 할애하는 시간이 줄어들었음을 고려하면 학생들이 독서에서 느낀 어려움은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공통 선택 과목인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모두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되었다. 세밀하게 보면 언어와 매체가 화법과 작문보다 다소 난도가 높았다고 볼 수 있으며,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학생의 원점수 1등급 컷이 화법과 작문을 선택한 학생의 원점수 1등급 컷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평가원은 공통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최대한 줄이고자 할 것이므로 학생들은 공통 선택 과목의 유불리를 따지기보다는 각 과목의 특성과 자신의 학습 상태 및 성향 등을 고려해 공통 선택 과목을 고르고, 이에 맞게 학습을 진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화법과 작문을 선택한 학생은 정보처리속도를 높이고 다양한 지문 구성과 문항 유형을 접해 보아야 하고,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학생은 문법 지식을 꼼꼼하게 점검해 보완하고 매체와 관련된 다양한 문항을 풀어보아야 한다. 그리고 공통 선택 과목이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되었을 때 공통 과목인 독서와 문학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이에 대해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 6월 모의평가 수학 영역
중산고 서지나 교사
① 수학 공통 과목과 선택 과목 분석
공통 과목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시험이었을 것이다. 수학Ⅰ보다 수Ⅱ가 조금 더 어렵게 출제되었으며, 합성함수와 관련된 그래프의 추론인 22번 문항은 선택 과목을 불문하고 가장 높은 오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밖에 정적분에 대한 낯선 표현이 나온 20번, 삼각함수가 나온 15번 문항이 공통 과목에서 까다로운 문항으로 꼽혔다. 시간 안배에 있어 4점 문항이 9번부터 배치되어 학생들의 체감 난도는 높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택 과목은 다소 쉽게 출제되었으며 이 경향은 9월 모의평가에 이어 수능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적분은 어려운 대신 이에 따른 조정 표준화 점수가 높기 때문에 시험 문제의 난도만으로 선택 과목을 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참고로 지난 3월 모의고사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미적분은 157점, 반면 확률과 통계는 150점으로 미적분 선택 학생이 점수 높게 나타났다.
확률과 통계는 킬러 문항인 30번 문항도 평이하게 출제되었다. 따라서 확률 통계를 선택한 학생들은 변별력이 발생하는 공통 과목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수능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기 바란다.
미적분은 지난해 수능의 미적분 과목에 킬러 문항보다는 다소 쉽게 출제되었으나 다른 선택 과목보다 어려웠다. 29번, 30번 문항은 변별력을 높인 문항으로 사고 구조가 어려워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들은 공통 과목까지 풀어내기가 다소 시간이 빠듯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하는 30번을 제외한 나머지 문항들은 평이하게 출제가 되었다. 평면벡터에 관한 30번 문항은 기출문제에서 많이 나온 유형이어서 상위권 학생들은 어렵지 않게 풀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② 학생들의 체감 난도와 수학 총평
중산고 학생들을 예로 들면, 공통 과목에서 작년까지의 기출문제는 4점 문항이 14번부터 배치되어 있다가 이제는 9번부터 배치되어 있으니 조금은 빨리 문제가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다소 쉽다고 느껴지는 4점 문항이 작년보다 줄어들었으며 공통‧선택 과목에서 어떤 난도의 문제가 나올지 몰라서 시간에 쫓기면서 문제를 풀어나가 체감 난도가 높았다고 한다. 확률과 통계의 경우 선택 과목이 쉽게 나왔으나 미적분을 깊이 있게 공부한 학생들에 비해 공통 과목의 킬러 문항을 더 어렵게 느끼는 경향이 있었으며 기하 선택 학생들은 비교적 평이하게 나왔다고 평가했다. 미적분 학생들은 다른 선택 과목에 비해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으나 조정 점수를 거친 표준점수는 다른 선택 과목에 비하여 높아 상위권 학생들이 선택 과목을 바꾸는 경우는 드물 것으로 예상한다.
세화여고 이성기 교사
① 수학 공통 과목과 선택 과목 분석
이번 시험의 출제 경향은 공통 과목이 선택 과목에 비해 다소 어렵게 출제되었으며 수학Ⅰ보다 수Ⅱ가 조금 더 어렵게 출제되었다는 점이다. 공통 과목에서 보통 어렵다고 느꼈던 문항은 선택형 14번, 15번 및 단답형 20번, 21번, 22번이었으며 이 중 15번을 제외한 나머지 4문항은 모두 수학Ⅱ 문제였다. 특히, 수학Ⅱ의 미적분 문제는 주어진 조건을 만족하는 그래프의 특성을 분석하는 문제로 출제 의도에 맞게 문제를 해석할 수 있으면 그리 어렵지 않고, 그렇지 못했다면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보니 수학을 잘하는 최상위권은 비교적 쉽게, 중상위권은 꽤 어렵다고 느낄 수 있어 변별력이 큰 문제였다. 수학Ⅰ에서 가장 어려웠던 문항은 15번 삼각함수 문제였으며 학생들을 괴롭혔을 14, 20, 21, 22번은 모두 수학Ⅱ 문제였다. 선택 과목 문제는 공통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되었다. 미적분 30번과 기하 30번 문항은 어렵기는 했으나 작년 수능의 소위 킬러 문제보다 다소 난도가 낮은 준킬러에 가까운 문제였고, 확률과 통계는 30번을 포함해 모든 문제의 난도가 낮아 공통 과목보다 확실히 쉽게 출제하려고 하는 흔적이 보인다. 이는 실제로 원점수 기준 1등급 예상 등급 컷이 ‘미적분 < 기하 < 확률과 통계’인 것에 맞춰 난도도 ‘미적분 > 기하 > 확률과 통계’ 순으로 어렵게 출제해 지난 3월, 4월 교육청 모의고사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던 선택 과목 간의 유불리 논란을 없애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② 학생들의 체감 난도와 수학 총평
세화여고 학생들이 체감하는 6월 모의평가는 ‘전체적으로 다소 어렵게 느낀 학생이 많았다’는 점이다. 특히, 공통 과목의 난도가 선택 과목에 비해 높다 보니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들의 체감 난도는 상대적으로 더욱더 높았을 것이다. 그러나 선택 과목에서의 유불리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이번 6월 모의평가의 출제 방향은 공통 과목에서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엿보였으므로 앞으로도 공통 과목의 난도는 선택 과목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변별력을 확보하기 쉬운 수학Ⅱ 문제가 수학Ⅰ 문제에 비해 어려운 문제로 자리매김을 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올해 수능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6월 모의평가로 방향성을 잡는다면 선택 과목보다는 공통 과목에서, 수학Ⅰ보다는 수학Ⅱ에서 변별력 확보를 위해 어렵게 출제될 가능성이 있다. 선택 과목에 따라 유불리를 따지기보다 공통 과목에서 점수 확보를 하는 것이 우선이며 이를 위해 더욱 어려운 문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습해야 한다. 더욱이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들은 과목을 바꿀 수도 없고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학생들 역시 섣불리 이미 선택한 과목을 바꾸어봐야 득이 될 것이 없기에, 유불리에 따라 과목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고 보인다. 따라서 6월보다 더 중요한 시험인 9월 모의평가를 앞두고 평가원의 출제 경향을 파악하는데 의미를 두며 이번 시험에서 고전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를 발판으로 삼아 꾸준한 실전 연습을 통해 다가오는 수능 시험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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