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가 넘은 느즈막한 시간 찾은 백현동 카페거리. 사람들이 붐빌 시간이 아니라는 생각에 평소 맛있으면서도 핫하다는 음식점들을 모아 놓은 리스트 중에 가장 궁금했던 ‘리스카페’로 발걸음을 향했다. 그러나 아기자기한 실내와 가게 앞 작은 테라스의 테이블에 빈자리 하나 없이 손님들로 꽉 찬 이곳은 늦은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대기 손님들로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평소 줄서서 먹는 맛집을 일부러 찾지는 않지만 이렇게 번호표까지 받을 정도의 맛이 어떤지 궁금한 마음을 참다못해 리스카페를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운좋게 기다리지 않고 맛본 음식은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줄을 서는지를 알 수 있는 맛이었다.
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
문 열기 전부터 줄 서서 기다리는 집
이곳은 매장을 열기 전부터 번호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인터넷에 웨이팅 꿀팁까지 있을 정도로 제 시간에 식사를 하기 위해 11시 이전부터 찾는 이들이 많다. 만일 식사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싫다면 늦은 점심을 계획해볼 것을 추천한다. 브레이크 타임없이 오후 4시면 영업을 종료하기 때문에 2시가 넘은 시간에 방문하면 많은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식사를 하게 될 확률이 높다.
적은 가짓수지만 알찬 메뉴
일단 자리에 앉으면 테이블에 놓인 메뉴판이 눈에 들어온다. 한참을 넘겨야 할 정도로 많은 종류의 음식들로 채워진 메뉴판을 생각했다면 단지 여섯 개의 메뉴만 적힌 작은 메뉴판은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더욱이 이곳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면 말이다.
그러나 각기 다른 입맛을 지닌 손님들을 고려해 서로 다른 맛을 지닌 음식들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는 이곳 메뉴 중에 인기 메뉴는 단연 생합으로 끓인 진한 조개 크림스프와 바삭하게 구워낸 마늘 토스트를 곁들인 ‘홈메이드 크림 차우더’와 포슬포슬한 리코타 치즈를 넣어 구워낸 ‘카페 리코타 미트 라자냐’다. 특히 치즈와 라구소스가 잘 어우러진 라자냐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이외에도 큼지막한 미트볼의 맛과 식감이 만족스러운 ‘마마스 미트볼’, 잘게 찢은 닭고기와 구운 채소, 올리브와 아보카도로 푸짐하게 구성해 다이어트 족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리스 찹 샐러드’, 요즘 대세인 로제 소스로 만든 ‘쉬림프 보드카 마카로니’, 그리고 살짝 매콤하면서도 단맛이 감도는 마늘 맛이 인상적인 ‘샌프란시스코 스타일 알리오 올리오’ 중 어느 것을 선택해도 후회가 없다.
친절함 한 스푼 더한 만족스러운 식사
기다림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대체 얼마나 맛있는지 어디 한 번 두고 보자’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깐깐하게 독설을 날릴 준비가 되어 있는 손님들을 반기는 친절한 인사와 세심하게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살피는 서비스는 어느새 기다림에 대한 불만을 사라지게 만든다. 덧붙여 작고 앙증맞은 실내지만 멋스럽게 장식된 실내 분위기와 봄 내음 가득한 햇살을 받으며 마치 유러피안이 된 듯한 기분까지 낼 수 있는 테라스는 작은 행복을 맛보기에 충분하다.
위치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 2번길 29 1층
문의 010-6654-6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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