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하면서 나쁜 자세가 습관화 된 디지털 세대에게 흔히 나타나는 굽은 등과 굽은 어깨(말린 어깨)는 단순히 체형 변화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고질적인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외향적으로도 구부정한 체형은 나이가 더 들어 보일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 또렷한 인상을 심어주기 어렵다. 굽은 어깨와 굽은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내 몸의 통증 신호, 절대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봤다.
도움말 서울나우병원 척추센터 김훈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 최봉춘 원장(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목‧어깨 근육 긴장도 높이는 잘못된 자세
체형 변화와 통증 유발하는 주범
어깨가 둥글게 말린 굽은 어깨(말린 어깨)는 젊은층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어깨가 앞으로 굽어서 둥글게 말리는 것으로, 둥근 어깨(라운드 숄더)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둥근 어깨가 있으면 목이 앞으로 내밀린 일자목증후군과 등이 구부정해지는 굽은 등 증상이 동반되면서 목과 어깨 통증, 등‧허리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서울나우병원 척추센터 김훈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우리의 몸은 자연스럽게 항상 밸런스를 맞추려고 한다. 예를 들어 등의 굴곡 이상이 발생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허리와 목의 굴곡이 바뀌게 되어 일자목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한 부분의 굴곡 이상이 지속되면 다른 부분도 굴곡이 바뀌면서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춰가게 되지만, 정상 굴곡이 아니기 때문에 이로 인해 보행할 때 필요한 근육에 부담을 주어 피로를 누적시키고 근육통을 유발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바르지 못한 자세로 반복적인 작업을 진행하거나 오랜 시간 책상 앞에 혹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업무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는 경우 자세가 나빠지면서 신체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세연마취통증의학과 최봉춘 원장(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은 “잘못된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면 목과 어깨 근육이 긴장하게 되면서 체형이 변형되고 그로 인해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굽은 어깨는 목에 가해지는 압력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목이 앞으로 쏠리는 자세는 자동으로 등이 새우등처럼 둥글게 말리며 굽어진다. 이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체형이 변형될 수 있는데, 가장 두드러진 증상이 굽은 어깨와 굽은 등”이라고 설명했다.
목디스크, 어깨 질환, 척추후만증 등
다른 질환 동반돼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어
디지털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어 일하는 직장인이나 장시간 구부정한 자세로 공부하는 학생 중에 목‧어깨‧등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굽은 어깨와 굽은 등이 굳어지면 자칫 목디스크와 척추후만증 등 다른 질환이 동반될 수 있다.
최봉춘 원장은 “일을 하거나 휴식을 취할 때 어깨관절이 굽으면서 관절의 앞쪽 공간이 좁아져 이곳을 지나는 혈관이나 신경, 근육이 끼여 압박을 받아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또, 뒤쪽은 공간이 넓어져 날개뼈가 제 위치보다 벌어지고 앞쪽으로 이동해 어깨의 움직임을 제한하게 된다. 굽은 어깨는 일자목증후군을 유발해 목 디스크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고 어깨관절이 제대로 된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아 오십견, 어깨충돌증후군, 회전근개파열 등의 이차적인 어깨 손상과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굽은 등은 의자에 비스듬히 등을 대고 앉아 모니터를 응시하는 습관이나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등 젊은층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세 가지 체형 변화(Tip 참조)’가 있는지 살펴볼 것”을 강조했다.
Tip 혹시 나도 굽은 등? 3가지 체형 변화
❶ 옆모습을 기준으로 가상의 수직선을 그렸을 때, 머리가 앞으로 쏠려 있는가?
❷ 어깨와 등을 옆에서 관찰했을 때 둥근 모양으로 굽어 있는가?
❸ 과도한 요추전만(허리가 앞쪽으로 휘어진 상태)이 있는가? (요추와 골반의 각도가 여성은 60도, 남성 55도)
※ 전신 거울을 향해 측면으로 서서 체형 변화를 살피거나 전신 옆모습을 사진 찍어 가상의 수직선을 긋고 체형 변화 여부를 확인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굽은 어깨, 굽은 등처럼 젊은 층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부정한 체형은 어떤 증상과 통증 양상을 보일까?
김훈 원장은 “정상적인 척추 굴곡에서 등의 굴곡은 정상적으로 뒤로 튀어나오는 것이 정상이나, 외관상 옆에서 보았을 때 등이 뒤쪽으로 과도하게 굽었을 때 척추후만증일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으나, 정상 굴곡이 아니므로 근육이 자주 경직돼 이로 인한 등의 통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퇴행성 변화가 빨리 진행할 수 있다. 또한 등의 굴곡 이상이 있으면 척추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허리와 목의 굴곡도 덩달아 변형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생활습관 개선, 약물치료와 물리‧도수치료 병행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는 것이 치료의 시작점
전문의들은 굽은 어깨, 굽은 등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일상생활 속 잘못된 자세’라며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한다.
김훈 원장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젊은층에서 굽은 등과 같은 척추의 굴곡 이상이 흔히 관찰된다. 초기 굴곡 이상은 단순 근육통을 유발하는 정도지만, 만성통증으로 발전할 수 있고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평상시 생활습관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꾸준한 스트레칭(Tip 참조)을 해주어야 한다. 특히 꾸준한 근육강화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통증이 심하다면 전문의와 상의 후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도수치료 등 적절한 치료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어깨와 등의 굽은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평상시 스트레칭을 통해 수축한 어깨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미 통증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봉춘 원장은 “굽은 어깨 교정 치료의 핵심은 첫째, 짧아진 근육을 원래의 길이로 만들기, 약해진 근육 강화하기, 심부근육 활성화를 들 수 있다. 소흉근은 3~5번 갈비뼈에서 날개뼈의 위쪽에 붙어 있는 근육으로, 말린 어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소흉근이 단축(수축) 되면 날개뼈가 가슴 방향으로 기울어져 어깨가 앞으로 나오는 전인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이처럼 굽은 어깨, 굽은 등에 영향을 미치는 근육 강화에 초점을 맞춰 도수 치료사가 손을 이용해 척추와 관절, 근육, 인대, 연부조직을 풀어주고 제자리로 정렬하도록 위치를 바로잡는 것이 도수치료”라고 설명했다.
Tip 굽은 어깨, 굽은 등 통증 완화하는 일상 스트레칭
- 베개나 이불을 말아서 등 뒤에 놓고 등을 가볍게 펴주면서 스트레칭을 한다.
- 엎드린 상태에서 상체를 천천히 들어주면서 스트레칭을 한다.
- 엎드린 상태에서 팔, 다리를 쭉 뻗어 들어주는 것도 허리‧등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
※ 단, 스트레칭이나 특정 운동을 할 때 통증이 발생한다면 그 방법은 피해야 한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