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이걸 헤쳐 나갈 수 있을까?’싶을 때가 있다.
해결책은커녕 대안도 찾을 수 없는 전시 상황 말이다. 2학기 기말 고사를 2주 앞 둔 일요일, 심상치 않은 코로나 확진자 증가세에 잔뜩 긴장해있던 학생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학원 전면 집합금지! “쌤, 저 어떡해요?” 눈물이 복받쳐서 말을 못 잇던 친구의 목소리가 아직도 선하다. 그렇게 어두운 터널을 헤치고 나와 우리는 기말고사를 치렀다. 그러고 보면 우리에게 ‘못 할 것 같은 일’은 있어도 ‘못 해낼 일’은 없는 모양이다.
우리는 불가능할 것 같던 “비대면 기말고사 대비”를 마쳤다. 온라인으로 설명을 듣고 질문을 하고 격려도 하고 위로도 했다.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온갖 유혹을 이기고 처음부터 끝까지 비대면 수업만을 통해서 친구들과 등반을 해냈다. 친구들은 시험 대비만을 한 것이 아니라 온갖 반칙과 오심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지킬 걸 지키면서도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짜릿한 성취감을 배웠다. 그것은 백만 불 보다도 값진 보상이 아닌가! 외로운 온라인 수업 중에 날아든 고3 친구의 최종 합격소식!! 쾌재를 불렀다. 대면, 비대면 학교 수업 중에 틈틈이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밤을 세워 자기소개서를 쓰고 수능 최저를 맞추기 위해 애쓰던 친구였다. 수능 직전에 있었던 면접에서 어려운 질문에 주눅이 들어 만족스러운 답변을 못했다며 걱정을 하던 친구였다.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앓는 친구가 8시간동안 마스크를 쓰고 수능을 치렀다. 그리고 수능 최저를 맞췄다! 이보다 더 극적인 드라마가 있을까? 온라인 수업만을 강행하며 잠시 두려웠고, 잠시 자신의 선택을 의심했던 선생에게 난관을 뚫고 나온 제자의 합격은 회초리와 같았다.
앞으로도 우리에게는 ‘이걸 헤쳐나갈 수 있을까?’싶은 난관이 닥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억울하리만큼 아프고 따끔한 예방접종을 통해 값을 매길 수 없는 경험을 얻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그늘이 되어 줄 것이고 동시에 한줄기 빛이 되어 줄 것이다.
정은경 원장
더큰교육영어학원
문의 031-487-1900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