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카페거리는 개성 넘치는 카페들로 가을분위기에 흠뻑 젖을 수 있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우아한 분위기의 외관과 붉은 빛의 꽃들이 어우러져 시선을 사로잡는 곳이 바로 ‘뀌숑’이다. 많은 음식점들이 생기고 사라지는 백현동 카페거리에서 초창기부터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곳은 방문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백현동 카페거리의 성지를 방문하는 듯한 기분마저 느끼게 한다.
순식간에 판교를 파리로 옮겨놓다
클래식한 건물 외관과 함께 살짝 엿보이는 유럽풍 감각의 실내는 모던한 요즘 음식점들과는 차이가 있다. 짙은 갈색의 나무 장식으로 묵직하게 잡아주는 클래식한 분위기에 곳곳에 놓인 인형 장식과 따스한 노란 빛의 조명, 그리고 천정의 열기구 장식은 유럽 감성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더욱이 미술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여인들의 초상화는 순식간에 판교를 예술의 도시 파리로 바꿔놓았다.
이렇듯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세심하게 장식된 실내 탓에 SNS에 올릴 사진부터 몇 장 찍고 나서 메뉴판에 집중할 수 있다.
코스로 나오는 음식이 주는 즐거움
일품요리가 많아진 요즘, 시간을 갖고 식전 빵부터 디저트까지 이어지는 코스메뉴가 주는 여유로움은 음식점을 찾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많은 메뉴들 중에 찬찬히 설명을 읽고 선택한 메뉴를 기다리는 설렘은 바삭하게 구워낸 식전 빵을 맛보면 한층 커진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빵에 부드러운 버터를 발라 먹으면 어느새 잊고 있던 허기가 밀려오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도 몰라주고 천천히 나오는 음식들이 야속하기도 하지만 고소한 견과류 맛의 스프와 담백한 오리고기와 달콤한 무화과, 그리고 특제 소스가 어우러진 샐러드에 이어 메인 메뉴를 맛보다보면 이내 서운했던 마음이 사라진다.
특히 명란, 가지, 애호박, 버터오일로 맛을 낸 파스타, 신선한 새우를 부드러운 버터와인 소스로 요리한 파스타와 구운 전복으로 보양식과 같은 ‘Shrimp Lagu with Abalone’, 싱싱한 꽃게와 오징어 등 풍성한 해산물을 얼큰하게 요리해 뚝배기에 뜨끈하게 담아낸 ‘PEsce’, 잘 구워진 미니스테이크가 곁들여진 부드러운 버섯 리조또와 오독오독 씹히는 보리 식감이 재미난 해산물 리조또 외에도 셰프가 준비한 오늘의 치킨, 돼지, 생선 요리는 맛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하다.
단,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파스타와 코스를 맛볼 수 있는 실속 구성은 런치에만 한정되어 운영된다는 점은 기억해두자.
달팽이 요리와 양파스프로 프랑스를 맛보다
프랑스 요리하면 떠오르는 달팽이 요리, ‘에스카르고’는 “달팽이를 왜 먹느냐?”는 팔순의 아버지도 반해버리게 만들었다. 하얗게 깔린 소금에 별 모양의 팔각으로 멋과 맛을 잡은 달팽이 요리는 프랑스 요리를 제대로 먹었다는 만족감을 준다. 양파스프도 마찬가지. 그뤼에르 치즈와 바게트를 얹어 끓인 진한 양파향의 스프는 그동안 경험했던 양파의 맛과는 완전 다른 맛을 선사한다.
위치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 14번길 16 민프라자 1층
문의 031-8017-9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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