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외과 의사를 꿈꾸는, 안산의 모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A군에게 최근 고민이 생겼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보게 된 ‘향후 AI로 인해 사라질 직업’ 영상에 떡 하니 의사가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의사가 되려면 남들보다 두 배가 넘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데, 결국 미래에 퇴출될 직업이라면 진로 목표를 당장 바꿔야하나 걱정이 앞선다. 이제부터라도 컴퓨터를 좀 배워볼까 심각하게 고려중이다.
이는 현재 관리 중인 학생이 필자에게 털어놓은 실제 고민 사례다.
일부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즉 향후 10년 이내에 전 세계 직업의 65%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견한다. 한국의 경우 직업종사자의 75% 이상이 고위험군에 속한다. 단순 생산직뿐만 아니라 현재 인기 있는 전문직인 의사, 세무사, 회계사, 관세사 등도 AI와 로봇에 대체될 고위험 직업이다. 그렇다면 말 그대로 ‘컴퓨터를 다루는 직업’만 살아남게 되는 것은 아닐까?
진로를 바꿔야하냐는 A군의 질문에 대한 필자의 대답은 ‘No’였다. 산업혁명 때도 가내수공업에 종사하던 수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잃었고, 대신 공장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다.
과거에 비해 너무나 빠른 속도로 세상이 변화하고 있지만, 인간 역시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빠르게 적응할 것이며 사라진 65%의 자리는 좀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직무형태의 ‘진화한 직업’이 채우게 되리라 본다. 구글 최고경영자 ‘순다르 피차이'는 ’인공지능은 사람 일자리를 뺏기보다는 업무를 돕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이제는 진로에 대해 생각할 때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한다. 본인이 꿈꾸는 직업의 업무에서 발휘할 수 있는 ‘인간 고유의 능력’은 무엇인지,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 생각해보자. 환자의 병을 진단하고 정교하게 수술하는 등의 기술적인 측면은 이미 로봇이 더 낫다. 솜씨 좋은 로봇 의사와의 협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선점하여 환자와의 소통을 통해 공감하고 심리적인 측면까지 돌볼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인간 의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인간은 스스로의 ‘레벨업’을 통해 여전히 세상의 중요한 존재로 남을 수 있다.
글 : 성장과공감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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