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아코디언 동호회

아코디언과 함께 삶을 즐기는 행복한 연주가들

이경화 리포터 2020-01-17

토요일 늦은 오후, 용인 신봉동에 위치한 ‘수지 아코디언 동호회’의 연습실을 찾았다. 첫 만남의 어색함을 느낄 시간도 없이 각자 집중하던 연습을 멈추고 아코디언의 매력을 전해주는 회원들의 동호회 사랑은 지금껏 만나본 동호회 중 최고였다. 느지막한 나이에 생소한 악기를 배운다는 것이 어려울 법도한데 조금 더 연습해 다른 사람들에게 연주를 들려주고 싶다는 동호회원들. 소박하지만 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주말에도 연습에 매진하는 ‘수지 아코디언 동호회’ 회원들을 소개한다.



내 나이가 어때서~, 아코디언 배우기 딱! 좋은 나인데
2016년 창단한 ‘수지 아코디언 동호회’는 25명의 회원들이 아코디언을 배우며 정을 나누는 즐거운 모임이다. 다양한 연령층의 회원들 중에서도 단연 눈의 띄는 것은 가장 연장자인 이준호씨(90·용인시 성복동)다. 90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정정한 모습으로 “남은 세월을 즐겁게 지내기 위해 4개월 전에 이곳을 찾았다”고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아코디언 소리가 좋아 배우기 시작했지만 처음에는 힘들었어요. 하지만 4개월 정도 지나니 재미도 생기고 동요를 연습하면서 어릴 적 기억이 떠오르는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어 좋아요”라고 아코디언 도전기를 들려주었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연습해 외로운 분들 앞에서 연주를 하는 것이 꿈”이라며 배움에 대한 열정을 보인 이준호씨 곁에 있던 김정아씨(88)는 “부부가 함께 아코디언을 배우다보니 틀린 부분을 듣고 자꾸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것이 단점”이라며 웃음 지었다.
이렇듯 대부분의 ‘수지 아코디언 동호회’ 회원들은 은퇴 후 아코디언 배우기에 도전한 이들이다. 회원들은 처음에는 악기를 배운 적 없어 망설이지만 일단 한 번 아코디언을 시작하면 그 매력에서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다며 누구든 쉽게 배울 수 있으니 일단 아코디언 소리가 좋다면 주저하지 말고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우리의 감성이 녹아든 음색과 멜로디가 ss일품
다양한 이력을 가진 회원들의 공통점은 아코디언이라는 악기에 끌려 처음 이곳을 찾았다는 것이다. 악기는커녕 오선지도 볼 줄 몰랐다는 조계환씨(75·용인시 성복동)는 “바람통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소리를 내는 아코디언의 눈으로 보는 흥에 끌려 이곳을 처음 찾았다”고 말했다. 4년째 아코디언을 배운다는 박여종씨(77·용인시 성복동)는 “한국 고유의 감정을 잘 나타내주는 악기로 아코디언만 한 것이 없다”고 덧붙이며 저마다 매료된 아코디언의 매력을 들려주었다.
대학교수를 은퇴하고 아코디언 동호회를 창단한 김병렬씨는 “‘작은 오케스트라’라고 불리는 아코디언은 리듬과 멜로디를 동시에 연주할 수 있는 악기로 다른 악기가 없어도 혼자 연주를 할 수 있는 악기입니다. 누구나 손쉽게 연주의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우리의 감성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색과 가락을 가지고 있어 아코디언 소리에 끌리는 사람들이 많아요”라고 아코디언의 매력을 소개했다. 덧붙여 손가락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치매예방을 비롯해 건강을 유지하는데도 매우 좋다는 말도 전했다.
특히 이곳 동호회는 무거운 아코디언을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연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회원들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배움의 기쁨뿐 아니라 사람 사는 정 가득
“사회에서 생각하는 나이와 상관없이 마음은 아직 젊은데 마땅히 즐길 거리와 장소가 없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이곳을 알게 되었고 이왕이면 아코디언을 배워 재능기부 공연을 하는 것도 보람있겠다는 생각에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답니다”라고 말하는 이장원씨(75·용인시 상하동)는 근무하는 요양원에서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팬클럽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라고 김병렬씨는 귀띔해주었다.
어릴 적 들었던 소리에 끌려 아코디언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최찬규씨(72·수원시 광교)는 아코디언도 좋지만 회원들이 좋아 더욱 열심히 이곳에 나온다며 강원도 정선으로 이사를 갔음에도 불구하고 이곳 회원들과의 정이 그리워 한 달에 두 번, 이곳을 찾는 김경옥씨를 소개했다.
아코디언을 배우는 것도 좋지만 행복한 시간을 나눌 수 있어 시간 나는 대로 이곳을 찾는다는 회원들. 함께 웃으며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활기찬 모습에 벌써부터 이들의 연주회가 기다려진다.
문의 031-276-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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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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