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을 펴내며 화제를 모은 유형선·김정은 부부. 그들의 새로운 책 <중1 독서습관>이 출간됐다. 이 책은 사춘기에 접어든 딸과 인문 고전 읽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가족의 리얼 체험기다. 유형선·김정은 부부는 전작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에서 회사의 구조조정과 파업을 겪은 아빠, 워커홀릭 직장맘으로 살다가 직업병을 얻으며 전업주부로 돌아온 엄마, 이 모든 상황이 낯설기만 한 아이들이 함께 책을 읽으며 혼란과 위기를 극복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자유학년제 기간은 인문 고전 탐독의 적기
<중1 독서습관>은 전작의 속편 격이다. 그 사이 부쩍 자란 큰 딸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가족과 함께 독서하는 재미에 빠져 살던 아이는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달라졌다. 책을 점점 멀리하고 스마트폰을 가까이 두기 시작했다.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미리부터 성적과 고입을 염려하며 조바심을 냈다. 독서하는 시간이 아깝다고 여기는 듯 했다. 김정은씨는 아이의 변화를 지켜보며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인문 고전을 읽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의 생각에 남편인 유형선씨도 적극 동의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나’를 지켜낼 수 있는 지혜와 힘을 인문 고전에서 얻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부부는 자유학년제 덕에 시험 부담 없는 중등 1학년 시절을 인문 고전 탐독의 적기라고 판단했다. 도서관에서 책을 쌓아놓고 읽어가며 도서 목록을 만들었다. 중고 서점과 할인 매장을 훑어가며 사들인 책은 딸들의 손이 잘 닿는 곳에 진열했다. 그리고 각자 취향대로 고른 책을 완독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부부도 함께 읽은 후 대화를 나눴다. 책을 선택한 이유부터 재밌는 점, 아쉬운 점에 대한 소회를 쏟아내며 가족의 독서 토론은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인문 고전 초심자를 위한 친절한 안내서
<중1 독서습관> 1부에서는 중1 딸과 인문 고전을 즐겁게 읽기 위해 부부가 어떻게 준비해왔는지 자세하게 설명한다. 책과 멀어진 아이가 다시 읽는 재미를 되찾는 방법, 가족이 함께 읽고 토론하는 5단계 과정, 중학생을 위한 책 선정 기준 등 남다른 노하우를 공개한다. 2부에서는 <삼국유사>, <열하일기> 등 여덟 권의 내로라하는 인문 고전을 함께 읽어 나간 가족의 독서 토론 현장을 생중계하듯 실감나게 그려낸다.
인문 고전을 접한 아이들의 놀랄 만큼 예리한 분석과 기발한 상상을 통해 오히려 배운다는 유형선씨는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저에게 가족 독서는 인문 고전이라는 훌륭한 스승 앞에 부모와 자식이 함께 제자가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수평적인 관계가 형성되면서 아이들도 아빠를 꼰대로 보진 않는 것 같아요.(웃음) 다 같이 책을 읽다 보니 소통할 거리가 많아졌어요. 이 책을 집필하면서 참조 사항에 공을 많이 들였는데, 책을 좋아하는 청소년이나 인문 고전 분야의 정보가 필요한 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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