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이 너무나 작고 심플해서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있는 맛집. 인근에서 몇 번을 확인한 후에야 양쪽 창 사이에 놓여 있는 나무에 작게 쓰인 ‘경양카츠’ 간판을 읽을 수 있었다. 경양카츠는 지난 8월에 오픈한 후 송리단길에서 꼭 맛보아야 할 돈카츠집으로 알려지고 줄서서 대기하며 먹는 맛집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가게 안에 들어서면 2인용 테이블이 여러 개 있고 창가 자리까지 합하면 총 12인이 한 번에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가게 크기에 비해 일하는 직원은 4명이나 된다. 젊은이들이 활기차게 주문을 받고 신속하게 방문객의 요구사항을 해결하는 식당이다. 매장의 내부와 외부 모습도 소박하고 단순한 일본의 작은 상점의 느낌과 우리나라 70~80년대 부유층의 엔티크한 감성을 적절하게 혼합한 느낌을 연출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70~80년대 가벼운 서양요리라는 뜻으로 ‘화양식’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 시절 우리나라에서는 화양식이라는 이름에 거부감을 갖고 있어 대신 ‘경양식’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70~80년대 주로 햄버그스테이크와 돈카츠 정식 등을 주로 취급했던 음식점을 경양식당이라고 불렀다.
주인장은 “경양카츠는 70~80년대 ‘국내 경양식의 감성’과 ‘일본식 카츠’를 우리의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한국식 퓨전돈카츠 가게입니다. 맛있고 보기 좋은 일본식 돈카츠를 조금 더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구성하여 한상차림으로 내는 요리입니다. 매장에 들어오시는 분들에게 행복을 주는 요리를 대접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
작고 소박한 가게지만 맛과 서비스로 승부하며 송리단길에서 탄탄하게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하얀색 경양카츠 명함에 방문객의 이름을 적어주는데 다음 방문할 때 이 명함을 보여주면 서비스 메뉴를 제공한다.
대기하는 손님을 위해서는 가게 앞에 의자와 무릎 담요 등을 비치해 두었다. 오는 순서대로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메뉴를 미리 주문 할 수도 있다. 대기자 이름을 불렀을 때 그 자리에 없으면 순서가 다시 마지막으로 바뀐다.
경양카츠에서는 국내산 최상급 돼지고기를 1주간 숙성하여 사용한다. 고기는 당일 손질하며 주문과 동시에 조리가 시작되어 신선한 맛이 난다. 세계 3대 식재료 중 하나인 송로버섯으로 만든 이탈리아 트러플 소금을 사용하는 점도 경양카츠만의 큰 장점이다. 돈카츠 소스나 다른 양념도 좋지만 트러플 소금과 함께 돈카츠를 먹으면 고기의 풍미를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수육카츠와 족발카츠는 경양카츠의 시그니처 메뉴로 유명하다. 서울수육카츠는 돼지 삼겹살을, 서울족발카츠는 돼지 앞다리살을 특제육수로 푹 삶은 뒤 일본 돈카츠식으로 튀겨서 만든 요리이다. 명이나물이나 파김치와 함께 싸서 먹으면 수육카츠의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두 메뉴는 당일 한정수량 판매이다.
최상급 돼지와 소의 살코기를 다진 뒤 경양카츠만의 특제양념에 숙성시킨 후 튀긴 서울떡갈비카츠 역시 당일 한정된 수량만 판매한다. 부드럽고 육즙이 많아 풍미가 좋은 안심살로 만든 안심카츠, 일반 등심보다 조금 더 기름지고 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는 특등심 카츠, 돼지 등심에 천연 치즈를 포개어 함께 튀긴 치즈카츠도 인기가 많다. 추가메뉴로는 경양우동, 명란마요 작은카츠볼, 계란품은 칠리카츠볼, 새우튀김, 단호박 고로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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