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시작해 학교로 이어지지만 가정과 학교의 틀에만 갇힌 교육은 현장성과 생생함을 얻기 어렵다. 꿈의학교는 마을공동체가 가진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교육 인프라로 활용하는 또하나의 대안 채널이 되고 있다. 파주 지역에서 15년간 생태 활동을 해온 생태전문가가 지역의 아이들을 위해 기획한 생태분야 꿈의학교 ‘동구밖 풀벌레길’을 소개한다.
환경과 생태를 돌보는 꿈의학교
파주에는 파주라서 가능한 꿈의학교가 있다. 바로 자연환경과 생태를 체험하고 배우는 ‘동구밖 풀벌레길’이 그곳이다. 지구 환경과 생물 다양성 등 생태계 보존 문제는 현시대 인류가 직면한 급박한 과제임에도 이러한 주제로 교육하는 꿈의학교가 드문 것도 사실이다. ‘동구밖 풀벌레길’ 교장 김계성씨는 이점에 착안해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심어주는 생태분야 꿈의학교를 준비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교육이 개개인의 가정과 학교라는 틀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자기 꿈을 찾아가도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동구밖 풀벌레길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작은 곤충의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
지난 5월부터 격주 토요일마다 모이는 동구밖 풀벌레길은 초등학생 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주로 실개천이 흐르고 주변에 생태 환경이 잘 보존돼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식물과 곤충을 관찰한다. 수업은 이론수업과 현장수업을 병행하는데, 먼저 우리 주변에 서식하는 식물과 곤충에 대해 배운 뒤 강과 들판으로 나가 책에서 배운 식물과 곤충을 찾아보고 관찰한다. 꿈의학교 교감 김경희씨는 “곤충을 관찰할 때는 어떤 벌레는 나무 위에 살고 어떤 벌레는 나무줄기에 살며 또 다른 벌레는 나무 밑에 사는 모습을 관찰하며 그 이유에 대해 각자 생각해봅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곤충 세계에서의 먹이사슬에 대해서 배우면서 정말 신기해 합니다”라고 말했다.
자연의 소중한 가치를 되새겨
동구밖 풀벌레길에서 곤충을 잡으며 아이들은 ‘왜 곤충은 작을까? 이렇게 작은 생물이 어떻게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해보게 된다. 곤충의 먹이가 되는 식물에 대해서도 배우고 각 곤충들이 어떤 식물을 좋아하는지도 관찰하면서 ‘미시세계’에 입문하게 된다. 하찮은 것이지만 각자의 생명이 소중함을 깨달으면서 처음에는 ‘벌레가 징그럽다’던 아이들이 ‘벌레가 귀여워요’라고 말하게 된다고 한다. 그는 “벌레를 보면 밟아버리던 아이들이 벌레가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꿈의학교 현장수업에는 정해진 정교사와 부교사 외에도 자연을 사랑하는 어른들이 자발적으로 보조교사로 동참해 아이들의 안전을 챙기며 지도한다. 김계성 교장은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은 건강과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두 개의 가치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자연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그 가치를 마음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라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꿈의학교 교장 김계성씨
저는 사진기를 들고 들판을 찾아다니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기록한지 15년이 됐습니다. 어떤 꽃이 어느 지역에 피어있는지 알 정도로 파주의 많은 곳을 다녔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저만 알고 있기 아까워서 주변의 사람들과 나누게 됐고 많은 동행자들을 얻었습니다. 파주는 DMZ를 비롯해 문산천, 공릉천 등 자연 생태가 잘 보존돼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올초 꿈의학교를 시작할 즈음 건강상에 문제가 생겨 꿈의학교를 접을까도 생각했지만, 아이들과 학부모와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어 끝까지 함께 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기로 했습니다.
학생 이주아(초5)양
꿈의학교에 다니면서 식물에 대해 아는 게 많아졌어요. 예를 들어 사과꽃을 구분할 수 있어요. 식물에 대해 배우면서 맛이 쓴 야채도 잘 먹게 됐어요. 원래 곤충을 좋아하지 않고 개미 트라우마 같은 것이 있었는데 조금씩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학생 변하연(초3)양
주말마다 꿈의학교에 나오면서 식물과 곤충에 대해 아는 게 많아졌어요. 주말에 집에 있으면 TV나 핸드폰을 봤을 텐데 바깥으로 나와서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자연을 관찰하는 것이 힘들 기는 하지만 훨씬 더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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