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례로 본 심리상담 : 부부가 건강하게 싸우는 법

지역내일 2019-08-08

최미선씨(42세, 가명) 부부는 서로 비난과 공격을 주고 받으며 이혼 직전의 위기였다. 특히 다툴 때 과거의 잘못된 말과 행동들까지 찾아내어 상대를 흠집 내고 있었다. 다행히 자녀들이 본인들로 인해 마음에 큰 병을 얻을까 위기감을 느껴 심리상담을 진행하게 된 경우이다. 


집안 일 도와주지 않는 남편에 대한 분노

당시 아내의 가장 큰 문제는 분노를 다스리는 문제였다. 일을 하는 아내와 일을 거의 하지 않는 남편. 남편이 양육이나 집안일을 거의 도와주지 않자, 남편을 향해야 할 분노의 화살 중 일부가 두 자녀들(초4, 초3)에게도 마구 향하는 자신을 제어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아내는 심리 상담 초기에 분하고 억울해서 폭발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쉴 새 없이 자신의 처지를 격앙된 목소리로 쏟아내었다. 그동안 가정이나 직장 어디에서도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안전하게 표현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한편, 남편은 자신을 마치 인생 낙오자 취급을 하고 나름대로의 노력을 무시하는 아내에게 질려 있었다. 마침내 사사건건 크게 화내며 비난만 퍼붓는 아내를 상대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화보다는 아내 말을 계속 무시하다가 비난과 공격에 참지 못할 때에는 부부싸움이 커지는 것이었다. 자녀들을 위해서는 차라리 이혼 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하였다.


내재된 자신의 욕구와 감정 알아차리고 배우자와 소통하기

사티어 변형모델 가족치료에 기반한 심리상담을 진행하였다. 우선 자신과 타인의 감정과 욕구를 올바로 구분해 아는 것, 서로 간의 일치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훈련도 병행하였다. 부부 중 아내가 빠르게 변화했다. 사실 부부 각자는 자신의 감정 이면에 강렬한 욕구들이 있었는데 그것들이 적절히 소통되지 못하여 갈등으로 치달은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자신의 강한 욕구와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동시에 배우자의 그것도 알아차려야 했다. 그 후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훈련하여 실생활에 적용한 결과 관계가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하였다.

부부갈등에서 평소 서로의 욕구와 감정을 포함한 정서를 잘 살피고 올바로 소통하고 때로 건강하게 싸우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부부가 평소 정서 교류에 기반한 의사소통을 등한히 할 경우 부부 간에 대화나 관계가 단절되거나 심한 경우 하루아침에 특별한 이유 없이 이혼으로 파국을 맞는 경우도 있는 것을 보면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겠다. 


이귀종 소장
일산 주엽동 이귀종심리상담연구소

문의 031-925-9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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