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어려웠던 작년 국어 수능시험 문제지를 보고 적잖이 당황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우리가 항상 사용하는 말과 글이기에 그 중요성이 간과되는 국어. 동시에 공부를 해도 쉽사리 성적이 오르지 않는 과목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문법이나 문학 등 초등학교 때와는 달리 심화·확장된 개념에 국어 공부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데, 중학 국어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알아보았다.
도움말 건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중학교 김찰해 국어교사, 최용훈국어학원 강현종 중등부팀장
■학교 내신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국어과목은 주요과목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매일 쓰는 말과 글이라 익숙하다는 이유로 영어나 수학같은 과목에 비해 저평가되어온 경향이 있다. 국어과목에 신경쓰는 학생들은 초등학교 시절 독서를 열심히 하거나 논술학원을 다닌 정도가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중학교에 진학해서는 문법 등 추상적인 개념이 나오고 독해 지문도 순수문학이나 비문학 등 갑자기 난이도가 높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건국사대부중학교 김찰해 국어교사는 “학교 시험에서는 수업을 충실히 따라가다 보면 문제없이 고득점을 받을 수 있을 만큼의 문제가 출제된다. 그러나 수행평가의 경우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4대 영역에 걸쳐 다양하게 평가하는 만큼 평소 독서 등을 통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많이 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비록 그 중요성이 덜해졌다고는 하나 학교생활기록부의 독서기록 관리를 위해서도 독서는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따라서 중학 시기에는 국어에 대한 이론적인 기본기, 즉 문법이나 어휘 등에 대한 탄탄한 공부와 더불어 체계적인 독서를 통하여 사고를 확장하고 독해 수준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고등국어의 기반을 다지는 시기, 중학교
중학교 때 국어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고등 국어의 기반이 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어 고등학교 때에도 독서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입시 준비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는 시기이므로 독서를 할 시간과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 학부모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베스트셀러 ‘공부머리 독서법’의 저자 최승필은 책에서 ‘읽기능력이 곧 수학(修學)능력’이라고 말한다. 읽기 능력은 국어 과목뿐만 아니라 학습 전반적인 영역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인데 이를 길러주는 방법이 독서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고등학교보다 아직은 여유 있는 중학 시기, 특히 방학을 이용하여 다양하고 깊이 있는 독서를 한다면 국어과목 뿐 아니라 전반적인 학습능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중학교 때 내신은 점수가 잘 나와 걱정하지 않았는데 고등학교에 가서 아무리 공부해도 국어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며 고민하는 학생들을 종종 본다”며 최용훈국어학원 강현종 팀장은 이렇게 조언한다. “중학교 시기는 국어의 기본기를 높이기 위해 매우 중요한 시기다. 내신 성적에만 신경 쓰느라 선생님이 주신 프린트물만 가지고 암기하듯 공부를 하면 고등학교 때 광범위한 지문에 대한 독해 능력, 높은 수준의 어휘력 등이 필요한 문제를 접할 때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어휘나 문법 등 기초가 되는 국어 공부와 수준 높은 독서를 통해 키워지는데, 자유학기제 등 상대적으로 학업에 대한 부담이 덜한 중학 시기에 이를 길러놓으면 고등 내신이나 수학능력시험 대비에 유리해질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독서와 신문일기로 국어실력 키우기
그렇다면 중학 국어공부,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을까? 국어전문학원을 이용하면 학교 시험이나 수행평가, 깊이 있는 독서 활동 등 체계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나 비용 등 여러 이유로 학원을 다닐 수 없는 경우에도 스스로 실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그 중 첫 번째는 바로 독서인데, 막상 독서를 하려고 해도 어떤 책부터 어떻게 읽어야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잠실동에 거주하는 중학생 학부모 이 모씨는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학업을 따라가느라 여유가 없고, 쉬는 시간에는 스마트폰만 붙들고 있느라 아이가 책을 읽은 것은 초등학교 때가 전부인 것 같다”며 독서 지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바쁜 중학생들의 상황에 맞게 ‘한 달에 한 권’ 책을 읽고 그 기록은 꼭 남기도록 한다. 학생들의 개인 역량의 차이가 있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중학생들은 아직 깊이 있는 독서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책을 선정할 때 300페이지 이상인 두꺼운 책 보다는 200페이지 안쪽 분량의, 아이가 흥미를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는 내용의 책부터 시작할 것을 추천한다. 독서 기록을 남길 때에는 줄거리를 나열하며 느낌을 한두 줄 덧붙이는 정도로 간단하게 쓰기 보다는, 책을 읽고 난 감상과 더불어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했고 왜 이런 느낌이 들었는지를 차분히 떠올리며 글로 남겨보는 것이 사고력 확장에 도움이 된다. 추후 학교생활기록부에 독서기록을 제출할 때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또한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비문학독해를 통해 사고력과 독서 수준을 향상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신문일기’와 ‘사설요약’을 권한다. 신문일기는 주 1~2회 정도 신문 기사를 발췌하여 읽고난 후, 이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일기 형식으로 써보는 것이다. 사설요약은 사설을 읽고 그 핵심을 나만의 언어로 요약해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어휘력와 읽기 능력이 향상되며 자연스레 시사 상식도 풍부해져 다양한 이슈에 대해 자신만의 견해를 말과 글로 펼칠 수 있는 바탕이 길러지게 된다.
<국어 실력을 높이는 tip>
-‘한달 한권’ 독서법 : 적어도 한 달에 한 권 이상은 책을 읽고 독서 기록으로 남기기
-신문일기 : 주 1~2회 신문 기사를 읽고 느낀 점을 일기 형식으로 작성
-사설요약 : 신문 사설을 읽고 나만의 언어로 요약하기
※책.따.세: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이라는 독서문화 확산을 위한 비영리법인으로, 연령별 분야별 등 추천도서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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