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리나는 천상의 소리로 불릴 정도로 곱고 청아한 음색을 자랑한다. 양천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누리 오카리나 앙상블’은 오카리나 연주로 지역주민들에게 위안을 전하는 악기 동아리이다. 오카리나가 주는 매력에 푹 빠져 있는 해누리 오카리나 앙상블 단원들을 만나보았다.
오카리나, 작지만 큰 매력 가진 반려 악기
크기가 앙증맞아 손안에 쏙 들어오는 오카리나는 아름다운 음색으로 사랑받는 관악기이다. 휴대가 간편하고 다른 악기에 비해 쉽게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어린아이나 어르신도 배우는 데 무리가 없다고 한다.
‘해누리 오카리나 앙상블’팀을 지도하고 있는 이미정 강사는 “흙으로 만든 도자기로 만들어져 사람과 더 가까운 악기”라며 “날씨나 연주가의 감정 상태에 따라 미세하게 소리가 달라지고 같은 곡이라도 매번 다른 느낌으로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작은 크기로 언제 어디서든 들고 다닐 수 있어 평생을 함께하는 반려 악기로 손색이 없다”고 덧붙였다.
오인옥 회원(목동, 61세)은 “오랫동안 오카리나에 관심이 있다가 오카리나 동아리가 생겼다고 해서 찾아왔다. 목소리는 늙어 가는데 오카리나의 고운 음색은 변함이 없으니 좋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웃었다.
매주 오카리나 연습으로 힐링, 일상이 즐거워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시월의 첫 주, 오전 일찍 방문한 목2동 주민센터 3층 문화창작실 밖으로 마음을 촉촉이 적시는 오카리나 연주가 들린다. 곡은 가수 박강수의 ‘가을은 참 예쁘다’로 오카리나 특유의 투명한 음색으로 전달돼 색다른 느낌을 준다. ‘해누리 오카리나 앙상블’은 2016년 만들어진 악기 동아리로 매주 금요일 오전 9시에 목2동 주민센터 문화창작실에서 전문 강사로부터 오카리나의 다양한 기법을 배우고, 함께 연주하는 시간을 가진다. 초창기 멤버로 실력이 출중한 회원들이나 오늘 처음 참석해 기본부터 배우는 회원이나 진지한 태도는 똑같다.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돼 있으며 적은 인원이지만 남성 회원들도 함께 활동한다. 이들은 오카리나를 배우고 난 뒤 일상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함께 연습하는 시간은 물론이고 집에서도 연습 삼매경에 빠져 산다. 어디를 가나 오카리나를 챙기는 것은 당연하다. 멀리 해외여행을 갈 때조차 오카리나는 필수이다. 해누리 오카리나 앙상블의 반장을 맡은 김미애씨(목동, 60세)는 “사진작가로 활동하면서 출사를 자주 다니는데 오카리나를 꼭 가져간다”며 “해외여행 중에도 현지인들과 함께 즉석 연주를 펼친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서효숙 회원(염창동, 60세)은 “앙상블 팀과의 전주여행 중 기차 카페 칸에서 1시간 정도 관광객들을 위해 연주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즐거워서 춤을 추는 사람, 다가와서 행복한 시간을 갖게 해줘 고맙다고 인사하는 사람들이 있어 뿌듯했다”고 말했다.
봉사활동과 공연무대 통해 실력 일취월장
해누리 오카리나 앙상블은 오카리나로 틈틈이 봉사활동을 다니며 사람들을 위로하고 있다. 지금은 곳곳에서 공연요청이 올만큼 뛰어난 연주 실력을 자랑한다. 구청장 취임식이나 마을 모임, 작은 음악회 등 다양한 무대를 통해 끼를 발산하고 있다. 김미애 반장은 “2016년 초에 결성돼 1여년의 연습시간을 거친 후 그해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며 “행사에 맞는 곡을 선정한 후에는 최선을 다해 연습하고 드레스코드도 맞춰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순(목3동, 65세)씨는 “오카리나를 배운 지 6개월째인데 지난 달 처음으로 무대에 서서 공연을 했다”며 “초보자 5명이 함께 모여 주민센터 옥상이나 학원의 빈 강의실에서 열심히 연습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발전해가는 서로의 모습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미정 강사
오카리나는 심금을 울리는 악기라고 하지요. 호흡으로 연주하지만 쉽게 소리를 낼 수 있어 어린이부터 80대까지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악기입니다. 다른 악기에 비해 접근하기 좋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배워보시길 권합니다.
김미애 반장
어디서든 오라고 하면 달려갈 준비가 돼 있습니다. 오카리나가 필요한 곳에 가서 음악으로 봉사하고 오카리나로 통하는 예쁜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요. 많은 사람이 오카리나로 삶이 풍성해지고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서효숙 회원
초등학교 교사로 명예퇴직을 한 후 오카리나를 배웠습니다. 리코더는 많이 가르쳐봤지만, 오카리나는 처음이었지요. 소리에 반해 시작했는데 지금은 강사 자격증을 위해 공부할 정도로 푹 빠져 산답니다. 열심히 배워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요.
이정순 회원
손녀와 같이 오카리나를 연주하고 싶어 시작했습니다. 선배에게 묻고 인터넷으로 연주영상을 찾아보는 등 배우고자 하는 의욕과 열정이 넘쳐 삶이 즐겁답니다. 또 함께 배우는 이웃들과 돈독한 정을 쌓고 친구가 돼서 좋습니다.
오인옥 회원
작은 악기에서 나오는 청아한 소리가 정말 좋습니다. 연습한 만큼 결과가 바로 나오는 것 또한 오카리나의 장점이지요. 집에서도 매일 연습하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훗날 아들의 결혼식에서 오카리나를 연주하는 것이 목표랍니다.
강성윤 회원
강사 일을 하느라 오전에 시간이 남는 중 오카리나를 불고 싶은 마음에 찾아왔습니다. 이곳에서 청강한 이후 본격적으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카리나의 매력이라면 아름다운 소리와 쉽게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죠.
정선숙 리포터 choung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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