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극단 ‘안단테’가 9월 15일, 고잔동 카페 ‘떼아뜨레’에서 연극 ‘렛 잇 댄스’를 공연한다.
2014년 창단해 2015년부터 정기공연 ‘안단테가 꿈꾸는 세상’, ‘대낮의 올빼미’, ‘나눔 베이커리’를 공연해온 안단테가 올해는 안산문화재단 우리동네 예술프로젝트 지원을 받은 ‘희담’ 공연예술단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
얼마 남지 않은 공연을 위해 막바지 점검을 하고 있는 안단테 연습실을 찾았다.
공감, 최고의 위로가 되다!
‘식당에서 장애인 정남의 신발이 바뀌면서 극은 시작된다. 바뀐 신발은 댄스용 신발. 한 번도 춤을 춰보지 않은 정남은 그 신발과 어울리는 댄스를 찾아다니면서 댄서를 꿈꾸게 되고, 대회를 앞두고 신발을 잃어버린 댄서 신아는 자신의 실력 부족을 핑계로 더 이상 춤을 추지 않는데…’
장애인 정남에게 정현이 춤을 가르쳐주는 장면에서 배우들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슬로우 슬로우 퀵퀵! 희담 서은정 대표의 안무 지도를 받으며 상대배우와 탱고, 왈츠의 기본동작을 맞춰보는 나영 씨에게 김종숙 연출가는 극중 주인공의 감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며 시범을 보인다.
휠체어 탄 장애인 배우들의 감정과 상상은 희담 단원들이 춤으로 표현한다. 희담은 무용과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전공한 이들이 모여 새로운 융복합 예술을 만들어가는 단체로 안단테와 함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좌절과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을 연극으로 표현하게 됐다.
희담 서은정 대표는 “앞이 잘 보이지 않거나 몸을 잘 쓰지 못하지만 꿈을 찾아가는 배우들을 보면서 힘든 시기를 겪거나 좌절을 겪는 이들이 용기를 얻을 수 있기 바란다”고 했다.
연극, 삶의 동기부여가 되다!
그림을 잘 그리는 회장은 무대 소품을 직접 만들고, 선천적 장애를 갖고 있으나 아나운서 시험에 응하기도 하고, 청년프로젝트에서 활동하는 등 안단테 단원들은 재능이 많다.
이명채, 박경원 씨는 휠체어를 타고 수원의 장애인극단 ‘난다’에서 활동하다 상록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 단원보건소와 협력해 자조모임 ‘담쟁이’를 만들었다. 2014년부터 극단 ‘안단테’로 명칭을 변경, 극단 ‘이유’의 대표 김종숙 씨가 단원들을 이끌어가고 있다.
현재 단원은 8명. 배우들과 함께한 지 4년이 되니 서로 아는 게 많아졌다. 김종숙 연출은 각자가 겪은 상황을 대입시켜 극의 상황을 설명해주고 연극적으로 접근시키며 연출선을 잡아간다.
일곱 살 때 교통사고로 병원에 1년여 누워 있다 기적적으로 깨어난 이후 뇌병변 1급의 장애를 얻었다는 나영 씨는 연극을 하면서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밝아졌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고 했다. “연극이 삶을 좀 더 적극적으로 살아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돼요. 그동안 내 안에 숨겨왔던 모든 것들을 꺼내놓을 수 있도록 열심히 배우고 세상을 향해 소리칠 겁니다”라고 했다.
관객과의 소통, 힐링이 되다!
세 살에 소아마비를 앓은 후 지체장애인이 된 김혜진 씨(50세)는 “한때 피아노학원을 운영하기도 했는데 아이를 낳은 뒤 몸이 더 나빠졌어요. 우연히 안단테의 공연을 본 후 감동을 받아 입단하게 됐다”며 “몸이 불편한 장애인에게는 상상하고 꿈꿔보지만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요. 그런 아픔을 연기로 표출하다보면 힐링이 된다”고 했다.
아픔이 큰 단원들이 무대에 설 때면 그 희열은 배가된다. 김종숙 연출가는 “이들이 공연을 자주 할 수 있도록 안산시를 넘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