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대입 수시 합격자 인터뷰! 김민상 학생(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18학번/한국삼육고 졸)
“공부만 하면 지친다, 놀 땐 놀고 할 땐 집중하자”
쉬운 문제는 다 맞추고, 아는 건 실수하지 말아야
경희대 지리학과에 동시 합격했지만 서울시립대 토목학과를 선택했다는 김민상 학생(한국삼육고 졸). 어릴 때부터 토양에 관심이 많았고, 포항, 경주 지진 등으로 지구과학 쪽으로 흥미를 넓혀 지구과학 교사를 목표로 삼았다. 지구과학Ⅱ를 선택한 학생이 적어 폐지될 위기에 친구들을 설득하고 서명운동까지 해 개설했다고 한다. 학생 수가 많지 않다는 환경을 탓하지 않고 자신의 강점으로 승화시킨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전교 200여명, 내신의 열세를 자기소개서로 극복
1학년 때 전교 2등이었지만 내신은 2등급이었다. 2학년 때부터 수능을 준비하면서 2.3으로 떨어졌고, 3학년 내신은 2.6이 되었다. 내신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진짜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건 자기소개서뿐이라고 생각해 여름방학 때 매일 하루 1시간 반 정도를 투자해서 계속 적어보고 선생님의 첨삭을 받아 수정을 반복했다고 한다.
자소서 1번 항목의 일부를 소개한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수학과 과학에 흥미가 많았습니다. 과학 중에서도 지구과학을 좋아했는데, 특히 토양오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루는 교과서를 보다가 실제 토양 정화방법이 궁금하여, 직접 토양 정화 회사에 전화해 견학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저는 현장직원과 함께 공장을 둘러보며 우리나라 토양오염의 실태와 그 정화방법에 대해 배웠습니다. 견학을 다녀온 뒤에도 중금속 등의 걸러내기 힘든 오염물질은 어떻게 처리하는지 등 미처 질문하지 못한 것에 대해, 관련 논문을 찾아보며 궁금증을 해소했습니다. 이후 더욱 지구과학에 관심을 두게 되어 교내 지구과학대회에서 대상도 타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학생부 진로활동은 이렇게 기술되어 있다. “토양 관련 회사를 찾아 견학하여 토양 오염의 심각성과 정화 공법에 대해 배움. 진로에 대한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관심 분야에 대해 탐색하는 활동을 꾸준히 하며 자신의 진로를 설계함”, 외부 지원 없이 자소서 내용을 교사와 함께 꾸준히 검토, 학생부와 자소서가 일치되어 진정성 있는 지적 호기심을 보여준 것이 합격의 비결로 보여 졌다. 이 같은 지구과학에 대한 열정을 이어 3학년 지구과학Ⅱ를 선택했지만 단 4명만이 신청, 폐지될 위기였다. 이에 2학년 때 지구과학Ⅰ을 들은 친구들 중심으로 설득하기 시작, 30명까지 모았다고 한다. 학생 수가 많지 않다는 것은 단지 핑계일 뿐이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한 사례로 보여 졌다.
21, 29, 30번 빼고 다 맞추자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물으니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때라고 한다. 수학 성적이 너무 안 나와서 이후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단다. 점수가 안 나오는 이유를 분석해 보니 어려운 문제에서 시간을 끌어 쉬운 문제를 놓치는 등 시간 안배의 문제와, 쉬운 문제도 전부 맞춘 것이 아니라 꼭 실수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 전까지는 혼자서 공부를 했는데 아무래도 도움이 필요한 것 같아 인터넷강좌(이하 인강)를 듣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개념서를 책 읽듯이 여러 번 읽고, 문제집도 어려운 것 안 풀고 개념유형플러스를 많이 풀었다. ‘아는 문제는 다 맞추자’로 목표를 정했고, 2학기 수학은 1등급이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자신감을 회복하고 수능 준비에 들어갔다. 수능도 같은 방법으로 먼저 난이도가 높은 5문제를 뺀 문제들을 50분 안에 빠르고 실수 없이 푸는 훈련을 했다. 그것이 가능해졌을 때 21, 29, 30번 문제 외 나머지를 80분 안에 푸는 훈련을 했고, 거기까지가 목표였는데 미리 달성을 해 21번까지 도전해 보기로 했다. 어려운 문제들만 따로 뽑아 강의하는 인강을 들으면서 결국 수능에서 21번뿐만 아니라 29번까지 맞출 수 있었다며 처음부터 어려운 문제를 도전하기보다 먼저 짧은 시간 안에 쉬운 문제를 정확히 맞히는 수학 공부법을 추천했다.
전공적합성이 꼭 같은 학과일 필요는 없다
지구과학 교사를 꿈꾸며 지구과학 관련 학과를 희망했었기에 언뜻 토목 쪽과는 거리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토목공학과 자소서 내용이 궁금했다. “2016년 9월 경주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일어났을 때 지진의 원인 및 우리나라 지진의 특성을 찾아보면서, 국민을 보호하는 방재 시스템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건물, 다리, 철도, 도로 등 사회기반 시설물의 내진성을 보강하고, 그것을 유지, 관리하는 학문이 토목공학이라는 것을 알고 진학을 결심했습니다.”라고 자연스럽게 연결시켰다.
수시 6개를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지균),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학종), 한양대 경영학과(학종), 경희대 지리학과(교과),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학종, 논술)를 썼다. 1학년 때부터 3학년까지 줄곧 진로희망에 지구과학 교사라고 적었지만 반드시 지구과학교육과에 가야 지구과학 교사가 되는 것은 아니기에 토목공학과에 만족한다고 한다. 서울대에 아쉬움이 없냐는 질문에는 약간의 미련이 남지만 전교 9등으로 지균을 받았기에 자신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 한다면 또 다른 기회가 올 것이라고 한다. 불리함을 자신의 유리함으로 바꾸는 김민상 학생의 적극성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공부만 하면 지친다, 놀 땐 놀고 공부할 땐 확실히 하라고 조언한다. 자신은 음악과 음향기기 등에도 관심이 많아 혼성중창단 활동과 이어폰박사로 통할 정도로 소리 관련 취미활동도 다양하게 했다고 한다. 이러한 취미를 바탕으로 학급 재능 발표회를 준비하면서 연습에 참여하기 어려운 친구들을 위해 녹음을 제안, 실수와 미흡한 점을 정확히 찍어 연습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었고 대학은 이것을 학업역량이나 발전가능성의 범주로 인정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학종을 준비한다면 우선 자신의 취미에 빠져보라고 권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