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차례 소나기가 내린 뒤 청명한 하늘을 바라보면,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후텁지근한 여름 도심의 열기를 뒤로 하고 바람을 쐬고 싶을 때, 꽃이 흐드러지는 봄과 단풍 드는 가을 멋진 풍경을 눈에 담으며 외식하고 싶을 때 물왕저수지 맛집을 떠올리게 된다.
넓은 정원과 파라솔이 놓인 테라스 공간으로 숲속의 쉼터 같은 분위기를 제공하며 친목모임은 물론 가족모임 장소로도 손색이 없는 ‘물왕버섯농원’을 소개한다.
숲속 쉼터에서 식도락의 여유를~
화정천과 꽃우물 마을을 지나 물왕저수지 초입에 자리한 ‘물왕버섯농원’은 넓은 주차장에 들어서는 순간 입이 떡 벌어진다. 카메라 앵글 안으로 초록 숲을 배경으로 한 노란 건물이 동화 속 한 장면을 펼쳐놓은 듯하고 한 걸음 두 걸음 옮길 때마다 맘이 설렌다.
홀에 들어서면 커다란 하회탈이 손님들을 반기고 오픈된 주방이 신뢰감을 준다. 물왕버섯농원의 메인 요리는 다양한 버섯에 한우와 호주산 소고기를 선택할 수 있는 샤브샤브와 소불고기다. 한우샤브샤브는 1인분에 17,500원, 한우 불고기는 200그램에 16,500원이다. 소불고기는 양념불고기와 버섯을 자작하게 익힌 뒤 밥에 비벼 먹거나 쌈채소 또는 월남쌈에 싸서 먹으면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한우샤브샤브에 2,500원을 추가한 월남쌈 세트를 주문한 뒤 일행을 따라 샐러드 바로 향했다.
질 좋은 재료에 샐러드 바까지 풍성~
샐러드 바에는 제철 재료로 만든 20여 가지 음식들이 식욕을 돋웠고 호박죽과 스파게티, 연두부, 잡채, 샐러드를 손에 잡히는 대로 접시에 담았다. 선홍빛 한우와 갖가지 버섯이 푸짐하게 세팅된 테이블에 앉으면서 손에 든 음식이 과욕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메뉴 양이 많으니 샐러드 바는 가볍게 이용하라’는 안내 문구를 너무나 가볍게 넘겼던 것이다. 들고 온 음식을 후회하며 한쪽으로 밀어놓고 끓는 육수에 채소와 버섯을 넣었다.
새송이, 목이, 팽이, 느타리버섯에 황금팽이버섯과 흰느타리버섯이 향을 더하는 가운데 면역력과 혈액순환에 좋다는 쫄깃한 은이버섯이 한우와 어우러지며 식감을 더했다. 살짝 담갔다 꺼낸 소고기에 비트와 새싹, 오이, 당근을 골고루 넣은 월남쌈을 청양고추가 듬뿍 든 간장소스와 고소한 깨소스에 번갈아 찍어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풍성한 양 덕분에 칼국수 면은 생략하고 야채죽으로 마무리를 한 후 지역화가의 작품이 전시된 갤러리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맛은 물론 넉넉한 인심도 플러스~
정종섭 사장은 “한우는 A+, A++등급만을 씁니다. 샤브용 소고기는 두께에 예민해 너무 얇으면 부서지고, 육수에 오래 끓이면 질겨진다”며 좋은 고기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벽에 붙여 안내해준다. 전에는 사골을 우려낸 육수를 사용하다 느끼함을 싫어하는 손님들이 있어 지금은 대관령 덕장에서 가져온 황태와 손질하고 남은 버섯으로 육수를 내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내고 있다. 8종류의 버섯은 매일 농수산물시장에서 경매 받은 신선한 버섯을 사용하고, 간장소스와 깨소스도 이집만의 특화된 소스로 개발했다. 샤브칼국수와 야채죽 그리고 샐러드 바를 이용할 수 있는 점심특선도 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다.
기존에 영업장으로 쓰던 2층을 휴게공간으로 만들어 식사 후 원두커피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멀리 저수지가 보이는 2층 테라스 명당에서 중년의 여성들이 식후 수다삼매경에 빠져 있다.
직원들은 방송사 여러 곳에서 들어오는 출연 제의를 고사하는 사장님을 안타까워하지만 정 사장은 “좋은 재료와 맛에 대한 노력을 알아봐주는 손님들에게 넓은 정원과 뷰가 좋은 테라스에서 즐기는 여유까지 패키지로 제공한다는 개념으로 소소한 인테리어와 조경에도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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