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대화노인종합복지관 ‘인생2막학교’ 수업현장을 찾아서]
화려한 인생! 화려한 노후! 우리 인생의 전성기는 이제부터~
현재 우리나라는 전체인구의 14% 이상이 만 65세 이상인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노인들의 행복한 노후는 우리 모두의 화두가 되었다. 가족과 직장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그들에게 행복한 노후에 대해 생각해 보고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대화노인복지관의 ‘인생2막학교’ 수업현장에서 활기찬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의욕 넘치는 인생 선배를 만자 보자.
인생 제2막을 준비하는 21명의 늦깎이 학생들
‘어떻게 살 것인가?’ 인간에게 숙명처럼 주어진 고민이다. 죽기 전까지 고민하며 살아가지만, 정해진 정답은 없다. 결혼을 하고, 자식을 키우고, 퇴직에 이르면 늙은 몸과 허전한 마음만 남는다. 숨 가쁘게 달려온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나’를 돌보고 성찰해본 시간이 없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일산서구 대화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올해로 3번째 ‘인생2막학교’ 입학생을 맞이했다. 삶의 성찰을 통해 노후 인생목표를 수립하고 능력개발과 사회참여까지 이끄는 과정이다. 신입생 20명 모집에 30명을 웃도는 복지관 회원들이 지원했다. ‘인생2막학교’를 담당하는 임지혜 팀장은 “3년 차에 접어든 이 프로그램은 졸업생들의 평가가 좋아 복지관 회원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며 “신입생들은 입학식 후, 행복한 노후를 위한 다양한 강좌와 자격증 이수를 목표로 하는 전문클래스를 듣고, 졸업식 후에도 봉사활동으로 사회참여 활동을 합니다. 동기들끼리 자조 모임을 통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나눔과 활동으로 이어집니다”라고 말했다.
웰다잉, 버킷리스트 작성 등 인생특강 만족도 높아
복지관은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회원들의 취미, 건강, 학습 교육을 도맡아 활기찬 일상을 영위하도록 돕고 있다. 그 중 인생2막학교는 어르신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죽음준비 수업으로 진행된 ‘웰다잉’강좌는 회원들이 가장 감명받은 프로그램으로 꼽는다. 손미희 회원은 “잘 사는 게 잘 죽는 것이다”며 “‘웰다잉’ 수업을 통해 죽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수업을 통해 ‘연명의료 결정제도’를 알게 되었고, 사전의향서를 작성하여 존엄사를 실천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음악치료, 시낭송, 미술활동, 버킷리스트 작성 등 인생 후반부의 의미를 모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회원들의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임 팀장은 “매주 2회,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수업이 진행돼 다소 지루하고 힘들 수 있지만, 인생2막 설계라는 구체적인 목적의식이 있어선지 모두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보드게임, 전통놀이 지도사로 사회참여 이어져
인생2막학교는 보드게임 지도사와 전통놀이 지도사 자격증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전문클래스 과정을 포함한다. 각 10회기 수업을 이수하면 자격증을 딸 수 있고, 졸업 후에 여러 지역사회 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2016년도 졸업생들은 복지관에서 매주 목요일 ‘보드랑 놀자’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회원들에게 보드게임을 가르쳐주며 재능기부를 실천한다. 특히, 보드게임은 손을 쓰고 끊임없이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노인치매예방에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배움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활용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자아실현이라는 욕구를 충족시킨다. 천순자 회원은 “‘나이가 많아서 안 돼, 아파서 안 돼’라는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인생2막학교를 통해 회원들과 어울리고 새로운 것을 배우다 보니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긍정적으로 변했어요. 친구도 많아져 한층 더 젊게 살 수 있게 됐답니다”라며 활기찬 일상을 자랑한다.
인생2막학교 교실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는 행복한 노후에 대한 열망을 보여준다. 노인의 삶의 지혜를 지역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실천의 장이 여러 곳에서 생겨나길 희망해 본다.
<미니 인터뷰>
회원 천순자씨(대화동)
다른 프로그램을 듣던 중, 모집 포스터를 보고 지원서를 냈습니다. 인생2막을 준비하는 저에게 딱 필요한 수업으로 구성되어 기대 이상입니다. 저는 전통놀이 지도사자격증을 따서 고궁에서 함께 놀며 전통놀이를 전파하고 싶어요. 전에는 단조로운 생활로 무료했다면, 복지관을 다니면서 일상이 즐거워지고 행동반경도 넓어져 적극적인 사람이 되었네요.
회원 이연자씨(마두동)
인생2막학교 졸업생 친구의 권유로 참여하게 됐어요. 교양강의로 들은 ‘시낭송’수업이 기억에 남습니다. 시를 좋아하게 됐고, 시를 외우며 마음이 정화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보드게임을 배워 제가 다니는 교회 ‘실버 아카데미’에서 봉사를 하고 싶습니다. 복지관에서 친구들을 많이 사귀며 생활이 풍성해졌습니다.
회원 손미희씨(주엽동)
복지관 안내데스크에서 자원봉사를 하다가 지인의 추천으로 참여하게 됐어요.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며 제 인생을 되돌아보게 됐고, 웰다잉 수업을 통해 죽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는 마을 경로당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보드게임을 하며 봉사하고 싶어요.
김혜영 리포터 besyc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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