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세계 로봇대회 FLL (First Lego Leage)에 우리 지역 청소년들로 구성된 ‘베스트 비상팀’이 참가해 로봇경기로 세계를 제패했다. 이들은 눈부신 팀워크와 열정 어린 노력으로 두 개 부문에서 1위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지난 주말 대회에서 우승한 영예의 주인공들을 만나 대회 과정과 현장 분위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전국대회 실수가 오히려 ‘약이 되다’
FLL대회는 미국 퍼스트재단이 학생들이 과학과 공학에 관심을 갖도록 만든 대회로서 1998년 미국에서 시작해 해마다 수십 만 명이 참여하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로봇대회다. ‘베스트비상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닷새간 열렸는데 이번 대회의 주제는 하이드로 다이나믹스(Hydro Dynamics)였다.
‘베스트비상팀’은 지난 1월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FLL대회에서 기계공학디자인 부문 1위를 차지해 세계대회 출전권을 따게 되었다. FLL대회는 기계공학디자인을 비롯해 리서치 프로젝트, 로봇 경기, 팀워크 등 모두 4개 분야를 중심으로 각 팀에 대한 심사를 펼친다.
“조금 아쉬운 성적이었죠. 국내대회에서 디자인 상은 수상했지만 로봇 경기에서 만족할 만한 점수가 나오지 않았죠.” ‘베스트비상팀’의 팀원 오재빈군(일산대진고 3)은 이렇게 말했다. '문제점이 무엇이었을까?’ 모든 팀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실패 요인을 분석하고, 프로그래밍을 다시 만들고, 로봇을 재제작하고, 시현하며 보낸 시간이 무려 석 달. 오재빈군은 “전국대회에서 실수한 것을 분석해 보니 빛 조절이 문제였던 것 같았어요. 빛 조절 센서 프로그램을 수정하고 이 밖에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변수에 대해서도 꼼꼼히 준비해나갔습니다”라고 말했다.
변수에 대한 임기응변력이 ‘중요하다’
지난 5월 ‘베스트비상팀’은 최종 완성된 로봇을 들고 세계대회에 출전, 전세계 88개국에서 온 3만2천팀(25만명)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경합은 전국대회와 마찬가지로 4개 부문에서 펼쳐지지만 대회의 꽃은 작은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로봇 경기다. 탑재된 버튼을 눌러 로봇을 구동시켜 경기장 안에 있는 여러 미션 즉, 파이프를 제거하고 갈아 끼우기, 수도꼭지 모형 돌리기, 소방차모형 밀고 화재 진압하기 등을 시간 내에 완수해야 한다.
“2분30초예요! 주워진 세트 안에서 로봇이 주어진 임무를 모두 수행하는 시간. 미션을 얼마나 완성도 있게 수행했느냐가 점수로 이어집니다. 여러 변수가 발생할 수 있어 경기가 벌어지는 내내 모두 초긴장 상태입니다.” 이종혁군(덕이고 2)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한다.
미니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2분 30초안의 승부. 경기장에서 벌여질 수 있는 변수는 생각보다 많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김세연양(정발고2)은 “빛의 세기, 경기장의 노후 정도, 바닥 상태로 인한 마찰음 발생, 미션물의 고착 정도 등 예상치 못한 변수로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죠.”라고 말했다.
경기가 끝나고 최종 우승자를 발표하는 순간. 심사위원들은 최종 우승자로 대회 역사상 최초 만점을 받은 ‘베스트비상팀’을 호명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심사위원들은 기계공학 디자인 1위상도 이들에게 선물했다.
오재빈군(일산대진고 3)
“당초 디자인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는데, 로봇경기에서 만점을 받고 나니 심사위원들이 저희 로봇을 다시 한번 보시기를 요청했죠. 믿을 수 없었지만 다시 차분하게 프리젠테이션을 준비, 우리 로봇의 장점을 강력히 어필, 결국 디자인 부문 1등을 거머쥐게 되었죠, 지금 생각해도 짜릿합니다.”
이종혁군 (덕이고2)
“로봇이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미션을 수행해 내느냐가 중요합니다. 독창적인 모형도 심사의 한 부분이고요, 기어 모토를 최소화하고, 최적의 루트를 실행할 수 있도록 로봇의 프로그램을 바꾸고 또 바꾸고 팀원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최적의 로봇을 완성했습니다.”
김세연양 (정발고 2)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한 연구가 중요했습니다. 로봇은 빛의 세기에 따라서 센서가 반응하는데 대회 당일 현장에서 빛의 정도를 꼼꼼하게 측정, 프로그래밍했는데 그 작전이 유효했던 것 같습니다.”
권효재군 (저동고 2)
“외국 친구들의 접근 방식이 우리와 많이 달라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기계적 동력을 사용하는 대신 탄성을 이용하거나 무동력으로 로봇을 움직이는 등 우리와 접근 방식 자체가 달랐습니다. 많은 것을 배운 좋은 기회였죠.”
이선웅군(저동고1)
“팀원들 모두 그렇듯이 저도 이번 대회 말고도 다른 세계대회에 여러 차례 참여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자신감도 없고 많이 위축됐는데 경험이 늘면 늘수록 프리젠테이션 같은 것에도 자신감이 붙고 경험이 정말 많은 것들을 선물했습니다.”
전병수군(저동고3)
“모터수가 제한되어 있어 미션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팀원들과 함께 또 다른 방법을 고민하다 ‘공압장치’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심사위원들이 아마 이 부분에서 독창성 점수를 준 것 같습니다.”
권은재양(신일중 2)
“처음 초등 5학년때 대회에서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에도 12번의 대회에 도전했는데 점점 노하우가 쌓이게 됐고 그 모든 과정들이 실력을 쌓는데 결국 큰 힘이 된 것 같습니다.”
배지훈군(송산중 1)
“국제대회에 나가보니 다양한 국적의 다양한 인종들이 한 자리에 모여있어 신기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긴장도 많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회 경험이 제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김도현(오마초6)
“형들하고 함께 나가는 대회라 처음에는 많이 긴장을 했는데 형들이 많이 도와주고 해서 정말 여러모로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커서 인간을 돕는 로봇을 만드는 공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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