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탐방_수리고등학교]
더불어 살 줄 아는 인재양성… 수리인, 지역을 넘어 세계로!
미래 핵심역량 강화형 교육과정 운영
김연아의 모교로 유명한 수리고는 올해 7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하며 지역의 명문고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1명의 서울대 합격자도 배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이목을 집중한 기록이다. 교육계는 특히 수시 6명, 정시 1명이라는 실적에 주목했다. 수시 중심의 대입 실적은 그만큼 학종을 대비한 탄탄한 수시 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동계스포츠 명문을 넘어 지역 사회 대표 명문고로 발돋움하고 있는 군포 수리고를 찾았다.
과학중점학교 운영 3년차
수리고는 2016년 3월부터 과학중점학교로 운영되기 시작해 올해로 3년차를 맞았다. 과학중점학교는 수학 과학 교육과정에 자율성이 부여된 학교다. 일반고에서는 수학과학 이수 단위가 30% 이하인 것과 달리 과학중점학교는 전체 이수단위의 최소 45%를 수학 과학 과목으로 구성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실험 실습 위주의 체험활동을 강조하는 등의 특징이다.
수리고는 과학중점학교의 특징을 살려 과제연구활동, 과학탐구대회, 과학탐구토론대회, 융합과학 작품제작대회, 맞춤형진로체험, 과학창의력 심화탐구반, 창의/인성을 위한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학생들이 이공계로 진로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작가 꿈 키울 수 있는 ‘문예창작과정’
과학중점학교라는 특성 탓에 상대적으로 인문계열에 소홀하지 않겠느냐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지만 수리고에는 해당되는 않는다. 수리고는 ‘문예창작’이라는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순수 희망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2학년과 3학년 총 2개반, 6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수리고 교사가 강의하는 과목 외에도 중앙대 강사팀이 진행하는 수업도 다양하다. 과목은 문장론(좋은 문장 쓰기, 시사토론/표현력), 소설창작(소설감상/창작), 철학(교양철학수업), 현대문학감상(시/소설/수필 감상), 문예창작기초, 문예창작심화, 논술 등으로 구성된다. 대입 논술 대비도 문예창작 수업을 통해 가능하다.
교육과정 클러스터...인근 고교와 교과 프로그램 공유
수리고는 교육과정 클러스터의 일환으로 ‘문예창작전공실기’와 ‘과학과제연구’를 개설해 운영한다. 교육과정 클러스터는 경기교육청에서 실시하는 공동교육과정 프로그램으로 수리고 김종표 교장이 장학사 시절 전국 최초로 만들어 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교육과정 클러스터는 인근 2개교 이상이 상호 연계와 거점학교 유형으로 추진하며 학생들은 희망에 따라 자신의 학교에 개설되지 않은 교과목을 교육과정 클러스터 내 다른 학교에서 이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인근 군포중앙고, 군포고와 연계해 운영하고 있으며 매주 수요일 주1회 오후 6시 30분부터 오후 9시 20분까지 운영한다. 군포중앙고에서는 국제경제, 프로그래밍을 군포고에서는 물리실험, 과제연구(사회)를 학습할 수 있다.
2022년까지 혁신학교로 창의적 교육과정 운영
수리고는 올해부터 경기교육청 혁신학교로 지정돼 2022학년까지 운영한다. 혁신학교는 민주적 학교운영 체제를 기반으로 윤리적 생활공동체와 전문적 학습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고 창의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해 자기 삶의 역량을 기르도록 하는 학교혁신의 모델학교를 뜻한다. 특히 전문적 학습 공동체 운영의 경우 학생 활동 중심의 수업으로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수리고는 수업시간에 토론과 대화가 있는 수업방안을 고안하며 강의식+모둠활동 수업 등으로 수업의 변화를 위한 방향을 제시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결과 중심의 평가에서 학생 성장 중심 평가로 변환한다는 목표다.
진로 역량 신장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젝트
수리고는 진로 역량 신장을 위해 다양한 체험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진로 탐색 및 설계를 위해 운영 중인 진로비전 캠프가 대표적이다. 1학년을 대상으로 2박 3일간 캠프를 운영하며 가치관을 탐색하고 진로 보고서를 작성한다. 자기소개서 작성법 및 면접도 캠프에서 교육한다.
또 대학에 재학 중인 선배 20여 명을 초청해 진로 토크 한마당을 열고 있다. 동아리 활동도 진로를 찾아가기 위한 과정 중 하나다.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가 74개가 있으며 학생이 스스로 만들고 운영하는 자율동아리 175개도 활발히 운영중이다.
수리고의 ‘얼리버드 프로젝트’도 진로 역량 신장을 위한 프로젝트 중 빼놓을 수 없다.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잡는다’라는 말이 있다. 스스로 부지런하면 성공에 이른다는 오래된 속담을 수리고 학생들도 지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자기주도성’이다. ‘얼리버드 프로젝트’는 크게 ‘Morning English’와 ‘Morning 독서’로 나뉜다. 영어가 부족한 학생들은 ‘Morning English’를 통해 영어 듣기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고, 독서를 통해 사고폭을 넓히려는 학생은 ‘Morning 독서’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터뷰_수리고등학교 김종표 교장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아름다운 학교 만들 터
“학교는 아이들에게 큰 꿈을 꾸게 하고 스스로에게 높은 기대를 가질 수 있게 해 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선생님은 전문성과 열정을 갖고 끊임없이 연구해야 하며 학부모는 학교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리고 김종표 교장은 “교육공동체 모두가 힘을 모을 때 학생들은 자신이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길, 꿈과 끼를 찾아갈 수 있다”며 “수리고를 학생·교사·학부모 등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학교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수리고의 프로그램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침과 일과 중, 방과 후 프로그램이 순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과 전 프로그램으로 ‘Morning English’와 ‘Morning 독서’ 프로그램이 있고, 일과 중에는 문·이과 뿐 아니라 체육과정, 과학중점과정, 문예창작과정 등 다양한 분야의 학생참여형 수업이 진행된다. 일과 후에는 학생 수요 조사를 기반으로 논술·텝스·한국사 등 무학년 프로그램을 비롯해 자율동아리, 스터디, 클러스터 등 방과 후 선택형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처럼 스스로 선택하여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자기관리역량을 강화하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기회가 되며 자기소개서를 풍부하게 하는 자료가 된다.
교육철학을 묻는 질문에 김 교장이 답했다.
“곱다고 가꾸면 꽃 아닌 것 없고 밉다고 버리면 풀 아닌 것 없다. 같은 교복을 입고 함께 공부하지만 학생들에게는 각기 다른 심장이 뛴다. 어떤 꽃은 봄에 피고 또 어떤 꽃은 여름에 핀다. 심지어 겨울에 피는 꽃도 있다. 믿고 지지하고 기다리면 학생 모두가 꽃이 된다.”
김종표 교장은 교사 시절 경기교육청 장학사로 자리를 옮겨 교육과정 담당을 맡았고 이후 평촌고 교감을 지내던 중 2007년 개정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연이어 나오면서 다시 교육과정 담당 장학사를 지냈다. 이후 안양 관양고 교장으로 4년간 재직 기간에는 전국 100대 교육과정 최우수 고교에 선정돼 전국은 물론 중국 등에서도 벤치마킹을 위해 관양고를 방문하는 성과를 이뤘다. 이어 교육청 장학관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2016년 9월, 수리고 교장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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