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대학의 논술전형은 대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합니다. 이런 경우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논술고사를 아무리 잘 본다고 해도 합격할 수 없습니다. 즉 수능최저학력기준이라는 것은 논술고사 대비를 위한 필수적인 자격조건을 갖추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중위권 대학의 논술전형 결과를 살펴보면, 지원자 중에서 20~50%정도만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50~80%의 수험생은 아무리 답안을 훌륭하게 작성하더라도 논술성적과 무관하게 불합격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학생들이 논술전형에서 무리하게 상향지원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통상 9월 모의평가를 마치고 대입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데, 9월 모의평가에서 만족할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한 학생들이 수능에서 점수가 상승할 것을 기대해서 자신의 평소 성적보다 높은 학교에 지원하는 경향이 드러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논술실력을 충분히 쌓고도 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는 논술전형에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지원 경향은 최저기준이 없는 학교의 경쟁률 상승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없는 대학의 경우 원서마감 시 최종경쟁률이 실질경쟁률이 되기 때문에 논술고사가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하지만 수능성적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에 논술실력과 상관없이 많은 학생들이 지원을 해서 경쟁률이 수직으로 치솟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일반적으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없는 논술전형은 30대 1 정도의 경쟁률을 보이고, 인기학과의 경우에는 50대 1을 넘어가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실제로 2017학년도 한양대학교 논술전형에서 국어교육과의 경쟁률은 149대 1을 기록했습니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없기 때문에 최종경쟁률이 곧 실질경쟁률임을 감안한다면 상상하기 힘든 수치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있는 논술전형은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떨어집니다. 수시모집은 수능 이전에 접수를 하기 때문에 원서마감 시 최종경쟁률이 실질경쟁률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수능을 보기 전에 지원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지원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발표한 논술우수자전형 수능최저학력기준 현황만 보더라도 논술우수자전형의 지원자 중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학생의 비율은 지원인원 52,178명의 51.7% 수준인 26,990명에 그쳤습니다. 따라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없는 논술전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질경쟁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비율은 상위권 대학으로 갈수록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대개 등급으로 적용되고 정시모집으로 해당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성적보다 낮게 설정이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을 접하면서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지원 시에 반드시 정시모집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의 지원 가능선이 어디까지인지, 수험생의 성적은 어떠한 패턴이고 향후 수능까지 성적의 변화가 어떻게 일어날 것인지를 정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수시모집에서 합격하면 정시모집에 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하는 것입니다. 수능성적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혹은 수시로 끝내버리자는 조급한 마음 때문에 수시에서 하향지원할 경우 정시에서 자신이 합격할 수 있는 대학보다 낮은 대학에 ‘납치’되고 마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논술전형도 수능이라는 요소를 무시하고 지원할 수는 없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결국,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과 논술고사 대비를 위한 기본적인 자격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평균 2~3등급을 목표로 학습하는 것이 논술과 수능을 통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논술을 비롯한 수시 지원 전략은 다른 전형과 떨어뜨려서 생각해서는 안 되며, 자신의 성적을 객관적으로 분석해서 정시모집의 예상 패턴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수준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표]2018학년도 주요대학의 논술전형 수능 최저학력기준 및 충족률
대학 | 전형명 | 수능 최저학력기준 | 충족률 |
경희대 | 논술 우수자 | (인문) 국, 수, 영, 탐(1) 중 2개 합 4, 한국사 5 | 23.9% |
(한의예-인문) 국, 수, 영, 탐(1) 중 3개 합 4, 한국사 5 | 7.5% | ||
서강대 | 논술 | (인문) 국, 수, 영, 탐(1) 중 3개 각 2, 한국사 4 | 12.7% |
서울시립대 | 논술 | 미적용 | - |
성균관대 | 논술우수 | (인문) 국, 수, 탐(2) 중 2개 합 4, 영어 2, 한국사 4 | 11.4% |
(글로벌리더/경제/경영) 국, 수, 탐(2) 중 2개 합 3, 영어2, 한국사 4 | 6.8% | ||
연세대 | 일반 | (인문) 국, 수, 탐1, 탐2 4개 합 7, 영어 2, 한국사 3 | 5.0% |
이화여대 | 논술 | (인문) 국, 수, 영, 탐(2) 중 3개 합 6 | 13.2% |
(스크랜튼:인문) 국, 수, 영, 탐 중 3개 합 4 | 5.1% | ||
중앙대 | 논술 | (인문) 국, 수, 영, 탐(1) 중 3개 합 5, 한국사 4 | 11.9% |
한국외대 | 논술 | 국, 수, 영, 탐(2) 중 2개 합 4, 한국사 4 | 19.7% |
한양대 | 논술 | 미적용 | - |
한맥국어
김경성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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