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대입 수시 합격자 인터뷰 _ 박소정 학생(서울교대 초등교육학과/불암고 졸)
“난 수시야, 난 정시야 이런 것 안했으면…”
주중 내신, 주말 수능 ‘야자’로 365일 자기주도
‘수시로 갈까, 정시로 갈까’는 모든 고교생의 고민이다. 어려서부터 선생님이 꿈이었고 중학교 때 교과 위주의 중·고교보다 인성 교육의 비중이 높은 초등학교 교사로 진로를 정했다는 박소정 학생(불암고 졸). 수시 6장 모두 교대를 적었고 5개 교대에 합격했다. 수능 또한 사회 문화를 제외한 국·영·수·한국사·생활과 윤리를 모두 1등급으로 맞췄다.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입시에서 ‘난 수시, 난 정시’라고 미리 정하기보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대한 같이 준비해 볼 것을 권하는 박소정 학생. 내신과 수능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비법을 들어보았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야자’, 실전처럼 하자
중학교 때까지는 상위권 정도였고, 교대의 경우 이과 학생에게는 가산점을 부여하지만 선행이 안 되어 있어 문과를 선택했다는 박소정 학생. 고등학교 때부터 열심히 하자고 생각하고 야간자율학습(이하 야자)을 시작했다고 한다.
“1~2학년 때는 평일 6시부터 10시까지(현재는 24시까지 오픈한다), 2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주말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매일 했어요. 성적과 관계없이 신청 요일이 많은 학생부터 순차적으로 배정이 되고 학년별로 자습실이 따로 있어서 원하는 학생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요.”
어떻게 집중할 수 있었냐는 질문에 학교는 와이파이가 안 되기 때문이라는 심플한 답변이 돌아온다. 주중에는 내신 과목을 과목별 단권화 노트로 정리하는 방식으로 했고, 주말에는 수능 기출문제를 실전처럼 풀었다. 예를 들어 국어는 80분에 45문항이니 한 번에 45문항을 다 풀고 얼마나 걸렸는지 시간을 체크하는 식이다. 문항을 나눠서 풀게 되면 시험 당일 장시간 집중도 유지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 많이 풀기보다 최대한 실전방식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한 것이 컨디션 조절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싫어했던 영어 공부 1일 교사로 직접 가르쳐 보니 흥미 생겨
힘들었던 점을 물어보니 영어를 꼽는다. 열심히 해도 영어 내신 2등급, 수능도 1, 2등급이 왔다 갔다 했단다. 그때 3학년 담임이셨던 영어선생님이 1일 교사를 해보자고 제안하셨는데 내가 가르친다고 생각하고 어떤 것이 핵심인지, 관련 문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등 스스로 분석해서 알려 주려고 하다 보니 ‘영어를 이렇게 공부하면 되겠구나’ 깨달아지면서 3학년 1학기 마지막 내신에서는 결국 1등급을 받았다.
“영어선생님의 제안이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는 저한테는 신의 한수가 된 셈이죠.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수법이 학업 흥미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수학은 문제집을 2~3권 풀고 틀린 문제들을 유형별로 묶어 보면 어디가 문제인지 보인단다. 약한 부분이 인지되면 그 부분을 집중해서 해결해 나가는 방식. 이러한 내용은 불암고 만의 특색 프로그램인 주문형 방과후 해솔아카데미 ‘자기소개서’반을 통해 잘 다듬어졌고 충분하지 않은 내신점수를 커버해 줬다고 한다.
‘이 쉬운 걸 왜 못 풀지?’가 아니라 ‘너는 이게 힘들구나’
3년간 봉사시간은 191시간을 했다. 1, 2학년 때 복지관 멘토링 봉사를 했고, 3학년 때는 장애아동 교육보조를 20시간 했다. 초등학교 4, 5, 6학년 학생 5~6명을 2년간 꾸준히 지도했는데 처음에는 한 문제만 풀어도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아이들이 이해가 안 됐고 ‘이 쉬운 걸 왜 못 풀지?’라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고. 그 때 ‘나도 저렇게 행동할 때가 있는데’라고 그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겠구나’라는 공감대가 생겼다. ‘너는 이게 힘들구나, 여기까지 풀면 나가서 놀까’라고 하니 너무 빨리 풀어서 깜짝 놀랐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한다.
자율동아리 ‘이바지(이 세상을 바르게 이끄는 지도자들)’를 했는데 교육 관련 꿈을 가진 아이들 12명이 뭉쳐서 만들었다. 시간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온라인 카페를 만들고 월 1회 정해진 시간에 함께 접속해 교육 관련 기사를 읽고 토론하거나 선생님 입장에서 편지를 써보는 등의 활동을 했고, 오프라인에서는 5회 정도 직접 교구를 만들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저는 초 5~6학년이 어려워하는 ‘쌓기나무’ 이해도를 높여주고자 색종이로 정육면체를 만들어 활용해 보았어요. 직접 전개도를 그리고 만들어 보면 훨씬 재미도 있고 앞, 뒤, 옆 개념이 구체적으로 그려져 이해가 쉽거든요.”
이 같은 활동들은 인성면접, 제시문 면접이 복합된 형태로 이루어지는 교대 면접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옆의 친구는 전혀 떨지도 않고 너무 조리 있게 말을 잘했는데 저는 엄청 떨리고 긴장도 많이 했는데 제가 붙었더라고요. 참신한 교육적 아이디어와 평소 교육에 대한 가치관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학 4학년 때 교생실습 나가서 그만 두는 케이스가 있을 정도로 교사는 자신의 적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활동을 할 때마다 느낀 점을 노트에 적어두자
학생부가 21장이었는데 수학경시, 논술, 정보검색, 그리기, 글쓰기, 각종 보고서 작성 등 37개 수상실적이 있다. “저는 활동을 할 때마다 준비과정과 결과에서 느낀 점을 그때그때 노트에 적어두었어요. 그리고 매 학년말 자소서에 옮겨 써보면서 부족한 활동을 파악하였고, 그 부분을 채워가는 식으로 준비했어요. 불암고에는 분야별 전문성을 갖고 계신 선생님들이 많으셔서 본인의 호기심과 의지만 있다면 어떤 분야든 지원받을 수 있어요”라며 후배들에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독특한 활동을 찾는다면 불암고를 선택하라고 자신 있게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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