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진학하기 위한 생기부의 최저 조건을 제시했다. 만약 이 조건을 채웠다면 더 이상 생기부 쌓기를 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일단 당연하게도 ‘내신’에 더 집중하고 ‘생기부 다듬기’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가장 중요한 비교과는 역시 ‘내신’
생기부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내신 성적이다. 물론 이 내신이 단순히 내신산출에 의한 것은 아니다. 성적이 올랐느냐, 혹은 떨어졌느냐, 주도적으로 그 과목을 어떻게 공부했는가? 등을 보는, 그야말로 정성적 내신이다. 그러니 전공과 관련된 특정과목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정 대학은 ‘내신을 절대 보지 않는다.’고 선언을 했는데, 그 학교는 대신 ‘교과우수상’을 센다. 내신을 안보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더 보는 것일 수도 있다. 이렇게 비교과에서 ‘내신’은 가장 중요한 요소에 속한다.
지나온 길이 인생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과거를 만들 수도 있다
내신에 집중하면서, 내신을 다듬어야 하는데, 그 방법은 아래 일화를 읽으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었던 오바마는 고등학교 시절, 불합리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급우와 다툰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 그는 ‘나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 이었다.’라고 회상한다. 그런데 만약 그가 대통령이 아닌 깡패가 되었다면, 그 사건은 ‘나는 어떤 싸움도 두려워하지 않는 싸움 재능을 타고 났다.’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생기부에 적혀야할 사실도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생기부를 잘 기재하는 것이 중요한데, 몇 가지 중요한 팁을 소개하겠다.
자율학습, 진로활동을 잘 활용하라
실제 비교과가 적은 학생은 이 공간이 단체 활동으로 도배가 되어 있을 것이다. 강연을 듣거나 학교에서 하는 행사가 거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실제 생기부를 기재하는 담임선생님도 학생들 하나하나를 알 수 없기에 가장 많은 ‘복붙’(따다 붙이기)을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생기부의 앞부분에 해당하는 이 부분이 부실하면 전체적인 생기부의 발란스가 깨진다. 따라서 ‘세특(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에 적을 것들 중에 이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이리로 옮기는 것이 하나의 팁이 될 수 있다. 단, ‘세특’은 과목선생님이 기재하는 것이므로 중복방지를 위해서 과목선생님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은 필수.
‘세특’은 의외의 지원에 득이 될 수 있다
‘세특’은 양이 많기 때문에 입학사정관도 모든 과목을 꼼꼼히 읽어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전공과 관련된 과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실제로 언론홍보를 지원하려는 학생이 내신이 부족하여 일본어과를 지원하게 되었을 때, 일본어 ‘세특’에 매우 적극적인 학생으로 적혀있어 득을 본 적이 있다. 그러니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한 ‘학종’의 시대에, 각 과목의 ‘세특’을 잘 적어두는 것이 의외의 선물이 될 수도 있다.
활동을 나열하기 보다는 ‘나’의 창의성을 보여줘야
동아리활동 등은 다른 학생들이 다 한 내용을 나열하는데, 그보다는 동아리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주도성을 보였는지를 적는 것이 좋다. 이는 다른 활동들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마이클 센텔’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은 학생은 현행 생기부에는 책 제목과 저자만을 기록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가 이 독서를 동아리 활동으로 옮겨서, 그 책을 읽고 ‘사회적 약자에게 특혜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이 용인되어야 하는 경우에 대해서 발표함’이라고 적으면 학생의 적극성과 사고력이 돋보일 수 있다. 물론 동아리 활동 중에 읽은 독서여야지 거짓 기재를 하면 안 된다.
종합평가는 인성적인 면을 강조해야
현행 생기부에서 학생의 인성적인 면을 강조할 부분이 별로 없다. ‘봉사활동란’에 인성적인 면을 강조하지만 차별성도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 담임교사가 종합평가에 학생의 인성적인 면은 기재해 주는데 대부분 추상적인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그러니 학생이 주도적으로 담임교사에게 자신의 인성적인 면을 강조할 ‘일화’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학급에서 ‘역할’을 분담하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남들 다하는 것이라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1년 내내 쓰레기통을 수거하고’ 라든가 ‘내신 시험기간에도 학급의 친구들을 위해 칠판을 지우고.. ’ 식의 헌신성을 드러내면 인성적인 면에서 훌륭한 생기부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 글의 요지는 ‘생기부 불안’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그 불안이 계속될수록 귀는 얇아지고, 자꾸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고, 합격한 친구들과 비교하고, 컨설팅을 받아도 불안하고, 사교육에 의존하는 매우 좋지 않은 증세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지난 호에서 언급한 최소 허들 조건을 맞췄으면, 그 다음으로는 더 이상 생기부 쌓기의 강박에서 벗어나, ‘다듬기’를 잘 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잘 다듬어졌다면 그 생기부는 좋은 생기부다.
목동 토마스아카데미
김호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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