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입학처는 아로리에 게시한 ‘2017학년도 서울대학교 학생부종합전형 안내’를 통해 면접의 평가요소를 밝히고 있다. 구체적으로 인문학, 사회과학 관련 제시문에서는 “답변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보이는 사고력, 논리력 등 전반적인 학업소양에 중점을 두고 평가가 이뤄진다”고 밝혔으며, 수학, 과학 등 교과별 제시문이 주어지는 경우에는 “교과 지식, 깊이, 사고력, 응용력 등 모집단위에서 필요로 하는 소양을 집중 평가한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대 일반전형 구술고사로 출제되는 제시문과 면접은 상당히 어렵다. 학생들도 이구동성 모두 어려웠다고 말한다. 하지만 서울대 입학처는 앞서 소개한 안내서를 통해 “정답 여부보다는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 주목한다”며 “답변을 바로 못하거나 정답에서 벗어났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도 당황하지 말고, 공부해왔던 지식을 바탕으로 침착하게 답변을 이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서울대에서 실제 출제된 문제를 살펴보자.
경영경제 학부에서는 2개의 제시문에 3개의 문제가 출제됐다.
제시문(가)는 '사람들은 서로 자신은 손해를 보지 않으려 하고, 남을 해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에게 손해를 주기도 한다. 그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법률이 만들어졌으며, 법의 명령은 정의롭다'는 내용이다. 제시문(나)는 '어떤 신사가 말하길 여자이기 때문에 마차 탈 때 배려해주어야 하며 웅덩이는 안아서 건너 줘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옆에 있던 한 여자가 말하길 자신은 여자인데 배려를 받지 못한다고 했다. 남자만큼 잘 먹고 힘이 세고 추수(일)도 잘하기 때문에 자신은 여자가 아니냐는 것이었다'는 내용이다.
문제1은 '제시문(가)에 대해 설명하고, 정의가 가지는 한계점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다. 문제2는 '제시문(나)에 대해 설명하고, 오늘날 사회적 차별과 배제의 양상에 대해 논하라'는 것이다.
문제 3은 계산 문제니 생략한다.
서울대 구술면접은 일방적으로 문제를 어떻게 풀었다고 설명하는 자리가 아니다,
합격생들의 복기에서 보면 “정답 여부가 아닌 사고과정에 주목”하는 성격을 강조한다. 합격생들은 면접 및 구술고사에서 정답 여부가 아닌, 해결과정을 중요하게 여긴 것으로 이해했다. A학생(자유전공)은 “시사이슈에 대한 내용을 잘 아는지 보다는 얼마나 논리적으로 설명을 해내는지를 보시는 것 같았다. 그저 상황을 던져놓고 ‘너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냐’를 물으시는 것 같았다. 물음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내가 어떤 사고과정을 거치는지, 사회과학이나 수학이나 모두 사고의 흐름을 보고 싶어하는 문제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B학생(통계)은 “정답을 맞추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런 사고를 할 수 있는가’ ‘어떻게 생각을 하는가’ 등 생각의 방향을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은 확실히 받았다” 고 전했다”. C학생은 “문항간 소문제들이 연결이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답변을 완벽하게 하지 못했어도 합격한 사례도 있다. 정답 여부보다는 과정이 중요한 셈이다. D학생(경제)은 “사회과학 문제를 풀 때 일관된 논리로 설명해보려 노력했지만 교수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내가 간과한 부분에 대해 뒤늦게 생각하게 됐고, 앞서 진술했던 내용을 일부 수정했지만 전혀 감점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은 듯하다. ”고 전한다
서울대 입학 관계자는“서울대 면접에서는 교수와 학생과의 대화 과정을 통해 나타나는 학생의 사고방식을 평가합니다. 정답이 중요하다기보다는 어떤 식으로 접근했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서울대 구술고사는 분명 수능과는 다른 깊이를 요구하고 있다. 다양한 방향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는 문제들로 패턴화된 수능과는 분명 큰 차이가 있다.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되는 질문도 있지만 그 질문에 대한 답 속에서 학생의 개성과 사고력의 깊이가 드러나는 부분도 있다.
전문가들은 “인문학 사회과학의 경우 특히 독서와 토론이 큰 도움이 되고, 수학은 풀이과정에 과학은 기본에 충실하라”고 조언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서울대가 요구하는 창조적이며 지혜롭고 현명한 답변을 하는 훈련이 가능하진 않다. 다음호에서는 서울대 구술문제처럼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훈련을 통해 향상 시킬 수 있는 브레인티저 훈련 방법을 알아본다.
서지윤 지사장
엠베스트SE 노원중랑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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