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 ‘잇 북’

요즘 읽고 있는 이 책~ 완전 칭찬해!

지역내일 2018-02-08

‘그래~ 정말 나도 그래!’ 내 마음을 알아주고 대변해 주는 것 같은 유난히 공감 가는 책들이 있다. 특히 요즘 나오는 신간들은 제목 한 줄만으로도 마음을 충분히 끌어당기는 강한 임팩트를 가지고 있다. 요즘 나온 신간, 화제의 책은 뭘까? 재미와 감동 또는 인생을 위한 새로운 깨달음과 가르침이 되는 책은 뭐가 있을까? 강남서초 내일신문 리포터들이 요즘 즐겨 읽는 책들과 함께 추천하는 도서들을 모아봤다.

난민 소녀 리도희
지은이  박경희
펴낸 곳  뜨인돌 출판사
가격  11,000원

“아, 내 조국은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걸까?
나도 모르게 조국이라는 말을 쓰는 내가 낯설기 시작했다.”
“조국? 내 조국은 어디일까? 남한? 북한? 엄마 아빠가 있는 곳인가,
여권을 발급해준 대한민국인가?”

난민의 삶에서 발견하는 우리 사회의 민낯
<난민 소녀 리도희>는 자유를 갈구해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을 떠나 부평초처럼 여러 나라를 떠돌지만, 어느 나라에서도 자유를 얻지 못하는 탈북 난민의 삶을 다뤘다. 아빠가 정치수용소에 갇히자 위험을 피해 북한을 떠나는 도희와 엄마. 목숨 건 탈북도 잠시 엄마는 도희 혼자 캐나다로 보낸다. 캐나다에서 만난 브로커에게 사기당한 도희는 낯선 땅에서 혼자가 되지만 다행이 한국 음식점 사장님의 도움으로 머물 곳을 마련한다. 난민 신청은 꼬여만 가고 엄마가 위험에 처했다는 전화를 받는 도희. 엄마의 행방을 알 수 있다는 희망으로 도희는 대한민국으로 간다. 3개국을 떠도는 도희의 모험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 곁에는 적지 않은 난민이 있다. 다만 우리의 무관심으로 보이지 않았을 뿐. <난민 소녀 리도희>는 탈북 난민에 대해 우리도 모르게 쌓아온, 아니 애써 외면해왔던 마음의 벽을 조금씩 허물어주는 작품이다.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남아있는 나날
지은이  가즈오 이시구로
옮긴이  송은경
펴낸 곳  민음사
가격 1 3,000원

“관심의 초점을 현재로 맞춰야 한다. ”
“즐기며 살아야 합니다. 저녁은 하루 중에 가장 좋은 때요.”

적극적인 시선으로 남은 인생 잘 활용해야
<남아있는 나날>은 한평생을 집사로 일하면서 독신으로 살아온 한 남자의 이야기다. 2017년도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은 여러 개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남아있는 나날>은 부커상을 받은 작품이자 동명의 영화 ‘남아있는 나날’의 원작이기도 하다. 누구든 자기가 일하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한 우물을 파면서 몰두하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면 과거에 놓쳤거나 안타깝게 못했던 일에 대한 후회를 하는 경우가 있다. 집사인 주인공 스티븐슨 역시 오래 모시던 주인을 보내고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면서 난생 처음으로 여행을 하게 되고 그 와중에 그의 인생을 차분히 되돌아볼 기회를 갖는다. 그는 훌륭한 집사, 즉 아마추어가 아닌 전문적인 집사가 되기 위해서 매번 최선의 선택을 하면서 그의 생을 충실히 살아왔다. 주어진 순간마다 최선의 선택을 하면서 훌륭한 집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 왔던 스티븐슨 역시 무엇인가를 분명 놓쳤다. 작가는 스티븐슨을 통해 사람은 결코 과거의 가능성에 매달려 살 수 없으며 항상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박혜영 리포터 phye022@naver.com

쇼코의 미소
지은이  가최 은영
펴낸 곳  문학동네
가격  12,000원

“이제 나는 사람의 의지와 노력이 생의 행복과 꼭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
엄마가 우리 곁에서 행복하지 못했던 건 생에 대한 무책임도,
자기 자신에 대한 방임도 아니었다는 것을.”

마음이 쉽게 부서지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위로
가족, 친구, 선배, 후배, 동료…나와 가까운 관계를 맺는 이들을 부르는 호칭이다. 이런 호칭을 떠올리면 으레 따뜻함, 친밀함, 사랑 같은 추상적 감정이 연상된다. 나를 가장 잘 이해해주고, 아껴줄 것만 같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냉철하게 생각해보면 사실 가까운 관계 속에서 상처를 입고 상처를 주는 일이 무수히 많다. 영원한 관계가 있을까? 진실 된 우정은 무얼까? 사랑하는 사람의 모든 걸 다 이해하고 감싸 안을 수 있을까? 난 그때 이 사람을 진짜 이해하고 사랑했던 걸까? <쇼코의 미소>를 읽다보면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고, 깊숙한 관계가 되고, 어떤 계기로 관계가 단절되고, 그래서 외로운 이들을 만나게 된다. 그 외로움은 정말 자세히 바라보지 않으면 눈치 채기 힘들다. 그래서 주인공들이 상처를 주고, 치유되고 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내 마음도 차갑게 식었다가 혹은 따뜻하게 녹는 경험을 하게 된다. 최은영 작가의 말처럼 혹시 ‘선천적으로 마음이 특별히 약해서 쉽게 부서지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큰 위로를 받을 것이다.박혜준 리포터 jennap@naver.com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지은이  김수현
펴낸곳  도서출판 마음의숲
가격  13,800원

“결국 점이라는 건, 홍삼가루가 5% 첨가된 홍삼 캔디처럼 약간의 진실이 함유된
추측일 뿐이다. 우리는 삶에 확신을 얻고 싶어서 점을 본다.
하지만 노스트라다무스가 관 뚜껑을 열고 나온다 해도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괜찮아, 너도 나도 어른이 처음이라……
우린 지금 꽤 괜찮은 어른으로 살고 있는 걸까?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냉담한 현실에서 어른살이를 위한 to do list’라는 부제처럼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법에 대해 말한다. 사회생활이 녹록지 않다면, 부부 사이가 멀게 느껴진다면, 아이들 뒷바라지로 나를 잃어버리고 사는 아빠·엄마라면, 혹은 어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찰해봄직한 문제다.
‘아무런 잘못 없이 스스로를 질책해야 했던 나와 닮은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다. 우린 잘못이 없다고. 나로서 당당하게 살아가도 된다고 말이다.’ 책 속의 한 구절을 떠올리며 어른의 의미를 곱씹다보면, 지극히 평범하고 보잘것없게 느껴지는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아빠 성동일이 딸에게 “아빠도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아니자네. 아빠도 아빠가 처음인디. 긍께 우리 딸이 쪼까 봐줘”라는 대사처럼, 어른살이에 지친 모두에게 한마디 위로를 건넨다. “괜찮아, 그대도 나도 어른이 처음이라……”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눈보라 체이스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펴낸 곳 소미미디어
가격  13,800원

“고스기 씨는 꿈틀하는 게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는 말이에요.
장기 말이라고 그저 하라는 대로 움직이기만 해도 되나요?
때로는 자신의 의사에 따라 움직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그 결과, 한 방 크게 역전의 공을 세워버리면 진짜로 속이 시원할걸요?”

스키장에서 벌어지는 흥미진진 추격 스릴러

<눈보라 체이스>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용의자 X의 헌신> 등으로 유명한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 소설이다. 지난해 12월에 국내에 출간된 이 소설은 눈으로 뒤덮인 스키장을 배경으로 시작해 스키장에서 끝나는 추리소설로 그야말로 겨울철에 딱 어울리는 책이다. 스키장을 다녀온 후 갑자기 살인 용의자가 되어버린 주인공 와키사카 다쓰미가 살인이 벌어진 시각에 스키장에서 만났던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미녀 보더를 찾아 나서며 시작된다. 일본 굴지의 스키장인 사토자와 온천에서 다쓰미와 그를 쫓는 형사들 그리고 스키장 결혼식으로 지역을 홍보하려는 온천마을 사람들의 속사정이 교차하며 스토리는 긴박하게 전개된다. 치밀한 구성과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한 번 책을 펼치면 단숨에 읽게 만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세계를 다시 한 번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신경끄기의 기술
지은이  마크 맨슨  옮긴이  한재호
펴낸 곳  갤리온
가격 15,000원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
“문제없는 삶을 꿈꾸지 마. 그런 건 없어. 그 대신 좋은 문제로 가득한 삶을 꿈꾸도록 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신경끄기의 기술>은 책 제목만으로도 복잡한 머릿속이 뭔가 정리될 것만 같은 한 줄 제목이 임팩트 있는 책이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기회, 선택과 갈등으로 반복되는 일상생활 속에서 마크 맨슨은 자신이 가져야 할 것이 무엇인가보다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질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진짜 중요한 것에 신경 쓰려면 하찮은 것들에 적당히 신경 끌 줄 아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진실성을 가지고 가치 없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필요한 것에 집중하라고 역설하는 저자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원한다면 중요한 것만 남기고 모두 버리는 방법,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방법이 아니라, 포기하고 내려놓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경끄기>란 무작정의 무신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정확한 가치관 아래 최대한의 자유를 올바르게 추구하며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의미하며 행복을 목표로 한 인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택과 집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해법들을 제시한다.
조진영 리포터 cjyoung25@naver.com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펴낸 곳  문학사상
가격  14,000원

컨디션이 나쁠 때는 나쁜 대로 자신의 페이스를 냉정하고 정확하게 파악하여 그 범위 안에서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나가는 것도 중요한 능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삶의 여유와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2018년 10대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소확행(小確幸)’을 꼽았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랑겔한스섬의 오후’에 처음 등장한 말이다. 책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1999년에 출간됐던 에세이 <하루키 일상의 여백>의 2015년 신장판이다. 이 책 속에서 하루키는 확실하게 소확행을 즐긴다. 달리기 이야기, 고양이 이야기, 먹거나 여행하는 이야기가 다다. 쓰는 이가 소확행을 즐기니 읽는 이도 부담이 없다.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거나 키득키득 웃으며 책장을 술술 넘기게 된다.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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