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과는 교과를 행동으로 발전시킨 과정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로부터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비교과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독서는 몇 권을 읽는 것이 좋은가요? 소논문 주제는 무엇이 좋을까요?” 등등이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국영수는 매일 학원을 다니면서 공부하는데, 대학의 입시전형은 단 한 번도 주의 깊게 읽어보지 않는다는 점이 의아하다. 이는 부모님들도 마찬가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교과는 교과를 행동으로 발전시킨 과정이다. 과거 입학사정관전형이 존재했을 때 독서량과 봉사시간이 합격의 중요한 변수가 되었던 때가 있었다. 입학사정관전형에서는 전공에 대한 특별한 경험이나 지식을 중요하게 생각했었다.
학업역량은 내신성적 이상의 무엇이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넘어오면서 대학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변했다. 서울 상위권 대학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원하는 첫 번째 인재의 기준은 학업능력인데, 대학에서 생각하는 학업역량이 내신성적을 말하는 것으로 오해하지 말자. 내신 상위권 아이들은 차고 넘친다. 학업역량은 내신 이상의 무엇을 요구한다. 바로 행동력이다. 교과를 공부하면서 배웠던 것이 있다면 이것을 어떻게 행동화 하였는지, 혹은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였는지가 학업 역량인 것이다. 그것이 독서활동이 될 수도 있고 소논문과정이 될 수도 있다. 또는 수행평가의 주제가 될 수도 있고 동아리 실험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과정에서 독서목록이 채워지고, 소논문이 만들어져 대회 수상에 출전하며 소위 비교과 활동이 학생부에 채워지는 것이다.
의미를 가진 비교과활동의 특징
필자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합격한 아이들의 자기소개서를 틈틈이 읽어본다. 각 대학 홈페이지에서 추천하는 합격자 자기소개서를 확인한다. 이것을 분석하고 도식화해서 과연 어떤 스토리들이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를 해보면 아주 재미있는 결과를 볼 수 있고 대학에서 원하는 학업역량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대학교 인문학부에 합격한 A군은 국어에 관심이 많았다. 교내 문학기행의 일환으로 김유정문학촌 방문 프로그램이 계획되어 있자 A군은 방문 전 김유정에 대한 논문과 수필을 찾아 읽었다(독서목록). 그리고 문학촌 방문 전 작가의 작품목록을 정리하여 수행평가시간에 발표하였다(학생부 세특사항). 다녀온 후 문학동아리 활동의 일환으로 김유정 소설가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소논문으로 작성했다(청소년 소논문). 마지막으로 이 모든 자신의 활동내용을 한데 모아 포트폴리오 대회에 제출하였다.
비교과 빠를수록 깊이가 깊다
비교과 활동 시작시기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필자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경쟁력 있는 비교과의 특징이 성장성과 깊이감인데, 이것은 절대시간이 필요한 과정이다. 중학교시절 세워놓은 진로를 고3때까지 개발한 학생과, 고2때 만든 진로를 1년간 개발한 두 친구의 비교과 활동에 대한 깊이감은 다를 수밖에 없다. 시작이 빠르면 역사성이 생기고, 만들어진 역사성은 흐름과 스토리를 만들고, 진로의 깊이감을 양적으로, 질적으로 만들어준다. 그런 학생들의 진로경쟁력은 높다.
가장 큰 잘못 - 내신부터 챙기고 비교과
학부모님들을 만나보면 크게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다. 바로 내신을 먼저 챙겨서 상위 등급을 만들어 놓고 비교과를 신경쓰겠다는 말이다. 교과와 비교과 두 가지를 잘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바라봐야한다. 내신은 누구나 상위등급(1~2)등급을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그러한 등급을 얻는 일은 쉽지 않다. 결국 고3이 되어서도 내신은 그대로, 비교과는 텅텅 비어있는 가장 끔직한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물론 내신은 중요하다. 그러나 비교과를 시기적으로 준비해야 할 내용들이 있으니 시기성을 놓치지 말자.
진로개발 역량이 경쟁력이다
누군가 A군에게 비교과 활동을 소개해 달라고 물어본다면 A군은 당황할 것이다. 그리고 “저 비교과 활동 한적 없는데요...”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A군은 비교과를 따로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교과는 진로와 관련된 교과를 이론적으로 공부하고 부족하거나 넘치는 부분을 행동화 하였을 때 만들어지는 것이다. 공부(工夫)는 중국의 쿵푸(Kung-Fu)와 같은 한자를 쓴다. 결국 대학에서 원하는 인재는 교과서를 읽고 암기하는 학생이 아닌 진로 관련 교과를 “수련”하는 학생인 것이다. 이 “수련”에 필요한 에너지가 진로개발역량이다.
목동 드림폴리오 진로진학연구소장 박노성
교육문의 02-6958-7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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