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학생 인터뷰

이유성·최원희·한혜선 학생(반포고 2·과학중점학급)

반포고 3인방, 환경·식품 분야 연구로 잇따른 수상

피옥희 리포터 2017-12-01

반포고등학교(교장 김동식) 2학년 학생 세 명의 잇따른 수상 소식은, 강남 일반고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값진 성과이기도 하다. 올해 ‘삼성휴먼테크 논문대상 환경식품분야 은상(금상이 없어 사실상 1등)’과‘서울학생탐구발표대회 특상’을 수상한 이유성, 최원희, 한혜선 학생을 만나봤다.



폴리스티렌 친환경적 분해 방법 찾기 위해
1년간 밀웜의 장 속 세균 연구 

반포고에는 콜로퀴엄(Colloquium)이라는 특화된 프로그램이 있다. 연구주제를 설정하고 기획, 실험, 결과 도출까지 연구 전 과정을 교사와 학생이 함께 해결해나간다. 콜로퀴엄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관심사가 같았던 세 명의 학생이 뜻을 모아 장장 1년간 연구를 함께 했다.
“흔히 스티로폼이라고 부르는 폴리스티렌이 효소를 이용한 방법으로 분해될 수 있다면, 이를 상업적으로 응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밀웜의 장 속에서 폴리스티렌을 완전 분해하는 세균을 분리 동정 실험을 해나갔죠.”
실험설계를 주도했던 한혜선 학생이 주제 선정과 실험의 핵심 내용에 대해 똑소리 나게 밝혔다. 학생들은 지도했던 김학현 교사와 긴밀히 논의해나가며 성공적으로 연구를 마무리 했지만, 그 사이 여러 번 고비가 있었다며 최원희 학생이 털어놨다.
“단백질 전기영동 기계는 정확히 시간을 맞춰서 실험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시간이 길어지면 기계에 열이 발생해서 실험을 망치게 되거든요. 한 번은 실험 종료 시간이 수업시간과 겹쳐서 기계를 끌 수 없었어요. 그래서 다른 선생님께 부탁드렸는데, 선생님도 갑자기 일이 생겨 미처 끄지 못하셨죠. 결국 다시 실험했던 기억이 납니다.”
1년간의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세 학생과 지도교사 모두 인고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연구결과의 발전 가능성이 강력한 동기부여가 됐다며, 이유성 학생이 의젓하게 덧붙였다.
“폴리스티렌을 스티렌으로 분해하는 친환경적인 효소를 찾아내는 것이 저희 연구의 핵심인데요. 이 효소를 분리 추출할 수 있다면 환경오염 문제를 덜고, 연료로 사용될 수 있는 스티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삼성휴먼테크 논문대상 환경식품분야 은상
서울학생탐구발표대회 특상, 둘 다 최고상 받아

세 학생의 장기 프로젝트 주제였던 ‘폴리스티렌 분해 세균의 분리 및 폴리스티렌 환경에서의 유전자 발현 조절 확인’은 삼성휴먼테크 논문대상 환경식품분야 은상을 받았다. 금상이 없어 사실상 최고상을 받을 셈이다. 상금 500만 원은 후배들을 위해 학교에 기부했다 .
“학교에 실험기계가 있지만 더 필요한 실험은 서울시과학전시관에 가서 실험했습니다. 받은 상금은 후배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도록 PCR 기계를 구입해 학교에 기증했어요.”
실험에 남다른 애정이 있었던 한혜선 학생이 친구들을 대표해 훈훈한 미담을 밝혔다. 서로 흐뭇하게 바라보며 눈을 맞추는 모습을 보니 세 학생이 그저 기특하기만 하다. 이들의 연구 열정은 지난 여름방학에도 빛을 발했다. 당뇨병에 좋은 차(다양한 차 추출물의 a-glucosidase 활성 억제 효과 비교 및 억제 작용 기작 분석)를 주제로 탐구해, 서울학생탐구발표대회 특상을 거머쥐었다. 주위 어르신들이 당뇨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흔히 마시는 차가 정말 당뇨에 좋은지 실험한 것이다.
당뇨병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민간요법에 착안, 각종 식물의 추출물이 당뇨병 치료제 중 하나인 아카보즈(Acarbose)에 상응하는 효과를 나타내는지 탐구해나갔다. 그 결과, 당뇨병 억제 효과가 가장 뛰어난 것이 뽕잎차임을 밝혀냈다.



과학중점학급 장점 최대한 활용
강남 일반고의 저력 다시금 증명

두 대회 모두 수상이 쉽지 않은 데다 ‘삼성휴먼테크 논문대상’은 과고, 영재고 학생들이 대거 참가하는 큰 규모의 논문대회다. 여기서 강남 일반고 학생 세 명이 팀을 이뤄 값진 성과를 냈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연구 주제를 잡기까지 한 달간 고심했던 흔적은 20여 개의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과정에서 오롯이 엿볼 수 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때를 회고하는 세 학생의 ‘뒷담화’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거미줄 스타킹도 생각해봤고, 캡슐을 먹으면 몸 상태를 실시간 확인하는 건강검진 시스템도 고민했습니다. 아이디어 중에는 인공 지구를 만들어 미세 지진을 감지하는 애플리케이션도 있었죠. 허무맹랑할지 몰라도 그런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고민하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마지막으로 인터뷰 말미에 세 학생의 진로와 포부를 들어봤다.

“실험에 참여하면서 생명과학 분야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진로를 떠나서 세상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런 마음으로 학교생활에 열심히 임하고 있습니다.” (이유성 학생)
“저는 전기전자 분야와 방송, 영화 등에도 관심이 많아요. 어떤 분야에 종사하든 은퇴하면 소설작가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뭐든 열심히, 즐겁게 해야죠.” (최원희 학생)
“생명과학과 화학 분야에 애정을 가지고 학업에 매진해 생화학 분야 연구원이 되고 싶습니다. 후배에게 좋은 선례를 남기려면 더 열심히 해야죠. 일류 반포 파이팅!” (한혜선 학생)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