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해냈다. 이번엔 박용환씨 혼자가 아니다(2012년 5월 14일 내일신문 업로드 기사 ‘새로운 도전은 내 삶의 이유’ 참조). 해협횡단을 하자고 모인 21명 전원이다. 무려 50Km다. 시속 100Km로 차를 타고 달려도 30분은 걸릴 거리다. 그런데 이들은 수영으로 해냈다. 지귀도에서 마라도까지, 걸어가는 것도 엄두 못 낼 거리를 12시간 이상 바다 위에 떠 있으며 헤엄쳐서 건넜다.
결과는 모두 완영. 누가 1등이냐가 중요하지 않았다. 회원 모두가 안전하게 완영하는 것이 목적한 의미였고 이들은 여기에 또 하나의 의미를 보탰다.
모두가 함께 성공하는 기쁨 누려
지난 5월 15일 오전 6시 ‘해협횡단’ 회원들은 김기봉 대장 지휘 하에 제주시 서귀포 앞바다에 있는 지귀도에서 마라도까지 횡단하는 행사를 벌였다. 박용환씨는 회원들이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함께 수영하는 해상지원 대장을 맡았다. “길잡이 배를 따라가지만 바다 위에선 앞이 잘 안 보여요. 안전그물망도 없어요. 순전히 도전의 연속인 셈이죠.”
해양경찰도 위험요소가 많은 행사라 공식으로는 인정하지 않고 호위만 해주었다. 회원들은 아랑곳없이 헤엄쳤다. 배에서 던져주는 생수와 바나나, 초코파이를 먹으며 힘을 보충했다. 목표지점에 모두 도착했을 때 회원들이 느끼는 환희는 이루 말로 다할 수가 없었다. 완영이 주는 뿌듯함을 가슴에 안은 회원들은 내년 6월 새로운 해협횡단 도전을 기약했다.
“베이비박스를 도우면 버려지는 아이들이 줄어듭니다”
박용환씨는 우연히 TV에서 ‘KBS스페셜 버려지는 아이들’을 보고 베이비박스를 알게 됐다. 버려지는 아이들을 보니 너무 가슴 아팠다. “아이들이 무슨 죄예요? 세상에 나오게 한 부모들의 책임이 큰 거지, 이 아이들이 자신의 환경을 선택하고 태어난 건 아니잖아요?”
어떻게든 돕고 싶었다. 극한체험에 도전하면서 기부도 하고 베이비박스를 알려 참여를 늘리고 싶었다.
해협횡단은 매년 벌이는 행사다. 수영으로 바다를 건너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이 행사를 진행한지 12년째다. 이번엔 완영한 회원들이 1m당 1원 각 5만원씩 기부금을 내기로 했다. 좋은 취지가 더해지자 동참하는 이들이 생겼다. 총기부금은 145만원으로 늘었고 10월 13일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주사랑공동체교회에 기부했다.
회원들은 아이들을 도울 수 있어 흡족했다. 박씨는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이런 좋은 일을 하는 교회라면 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말 하나님 말씀을 실천하는 교회 아닐까요. 앞으로도 회원들과 함께 아이들에게 필요한 옷 신발 책 등을 모아 또 보낼 겁니다. 베이비박스를 도우면 버려지는 아이들이 줄어드니까요.”
■ 베이비박스란 … 2009년 주사랑공동체교회 이종락 목사가 설치한, 신생아 한 명이 들어갈 수 있는 작은 크기의 박스. 세상에 태어난 영유아들이 쓰레기장이나 화장실에 버려지는 것을 방지하고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다.
폭 25cm, 길이 60cm의 베이비박스에는 “불가피하게 키울 수 없는 장애로 태어난 아기와 미혼모 아기를 유기하지 말고 아래 손잡이를 열고 놓아주세요”라는 안내문이 적혀 있다.
2009년부터 올 9월까지 약 1237명의 아이가 들어왔다. 베이비박스는 전액 후원으로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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