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연극협회 안산지부가 준비하는 청소년연극제가 지난 9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 동안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극장에서 열렸다. 올해 22회를 맞는 대회에 안산지역 14개 중·고등학교 연극동아리가 참여해 그동안 준비한 연극을 선보이며 감성과 재능을 마음껏 발산했다. 이번 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부곡고등학교 연극동아리 ‘휘경’을 만났다.
빛날 휘(輝)에 빛날 경(炅). ‘무대에서 빛나고 빛나라’는 의미가 담긴 휘경은 2013년 개교와 동시에 창단했다. 대상 수상작 ‘주인공이 아니었다’는 창단과 동시에 열정적으로 동아리를 이끈 선배 윤여준 학생(여주대 연예뮤지컬연기과)이 후배들을 위해 극본을 썼으며, 선배 김제현 학생(동아방송대 엔터테인먼트경영과)이 연출과 연기지도를 도왔다.
항상 1등만 하는 김일등, 그야말로 이름이 주인공인 주인공, 나미남, 이재벌, 최소문, 장루머, 윤오해 등 다양한 성향의 학생들이 함께하는 교실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통해 삶이라는 연극무대에서는 각자 등장인물들이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것을 깨닫는 내용으로, ‘주인공이 아니었다’는 제목은 우리 모두가 인생의 주인공임을 역설하며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다.
나미남 역의 김귀원 학생은 “1학년 때는 목소리도 작고 낯가림도 심해서 눈을 못 마주치는 성격이었어요. 연극반에서 목소리도 커졌고, 발표도 잘 하게 되면서 이제는 시끄럽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변화한 제 모습이 신기해요”라며 어깨를 으쓱했다. 팀원 모두가 ‘휘경에서 비주얼을 담당하는 친구’라며 입을 모아 귀원 학생의 변화를 칭찬했다.
나지현 지도교사는 “주인공 역을 맡은 김승현 학생은 이름만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고 실망스러워했어요. ‘우수연기자상’을 받고 씩 웃던 승현이가 얼마나 귀여웠는지 몰라요. 또 ‘최우수연기자상’을 받은 태형이는 연극부 활동을 하며 ‘배우’라는 꿈을 찾았어요”라며 부쩍 성장한 아이들을 대견해했다.
부곡고는 ‘학생중심, 학생자치’를 모토로 하는 혁신학교다. 두발과 복장을 제한하지 않으며 사복을 입어도 되는 학교에서 학생들은 자유를 누리는 만큼 모든 것들을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능력을 키워나간다. 부곡고 연극동아리 휘경에서 자신의 꿈을 찾고 현재 연극 관련 학과를 전공하고 있는 선배들은 여름방학부터 개학 후에도 밤 10시까지 연습실을 찾으며 후배들의 연기 지도를 도왔다. 휘경의 단장이자 연출을 맡은 문정태 학생은 “선배들은 자신이 공연하는 연극에 초대해주면서 우리의 무대를 상상하게 해준 게 무척 도움이 됐다”고 했고, 임지원 학생은 “우리들의 이야기라 감정이입이 잘 되면서 관객에게 느낌을 전달하기 쉬웠다”며 “메시지가 크게 와 닿는 극본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극제 대상 수상은 시청각실을 전용 연습실로 내준 학교, 간식비를 아끼지 않으며 온 마음으로 아이들을 응원하는 지도교사, 선후배의 끈끈한 정으로 나누고 협력하며 성장하는 아이들이 삼위일체가 되어 이뤄낸 값진 보물로 이들의 자부심이 되고 있다.
안산연극협회 성정선 회장은 “연극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작업이다. 연극을 준비하면서 상대에 대한 배려와 소통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고 이해심과 협동심을 배우며 학창시절의 멋진 추억을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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