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학능력시험의 절대평가 찬반논쟁이 논란이 되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고등학교 진학 전의 중학교 3학년 친구들이 그 논란의 중심에 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바뀌는가, 혹은 절대평가가 시행되면 과연 효율적인가 아닌가를 논하기 전에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정말 과목별 기본기가 잘 준비되어 있는가?”이다.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인 독서와 읽기훈련이 된 친구들은 論外로 하더라도, 아직 기본기조차 형성되지 않은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개편 안을 두고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음은 당사자를 포함한 모두가 공감하는 일일 것이다.
처음 수학능력시험을 시행할 때도 그러했고, 그 후에도 크고 작은 입시변화가 있었지만 변하지 않은 사실 하나는 바로 과목의 성취기준이 잘 형성되어있다면 어떤 형태로 문제나 유형이 바뀌어도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과목은 제외하고서라도 국어영역의 예를 들어보면(입시의 평가방법이 획기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면) 기본은 읽기와 독해이다. 결국 이러한 다양한 문제들은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독서습관과 계획에 맞는 독서를 해 온 학생들(수준별 어휘 형성과 문장 독해)에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문제는 이러한 체계적인 독서활동이 요즘 청소년들에게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휴대전화를 포함한 다양한 미디어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책은 더 이상 매력적인 미디어로서의 관심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황순원의 소나기에서 소녀가 “이 바보”라는 대사를 던지며 함께 던지는 조약돌의 정서, 그리고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에서 정처 없이 눈길을 걷는 주인공들의 암울한 정서를 청소년들이 공감하고 문장을 곱씹어보기 어렵게 되었다.
요즘 필자가 느끼는 공통적인 현상이 있다. 그것은 노소(老少)를 불문하고 읽기 능력은 퇴화되고 어휘량(語彙量)이 줄어들며, 간단한 작문 실력을 가진 이는 대단히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입시 개편 안이 어떻게 진행될지, 1안 2안 중 어느 것이 더 효율적일지, 그리고 시행된다면 부작용이 파생될지 아닐지 솔직히 필자는 모르겠다. 하지만 무엇보다 명확한 것은 과목의 성취기준을 어떤 식으로 평가하는지, 혹은 문제의 유형이 어떻게 바뀌는지 보다 “나는 과목의 기초(기본기)를 성실하게 성취해 왔는가?”라고 자문해 보는 스스로의 자세가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김정엽 교사
미담(美談)언어교육연구소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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