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이를 지켜주고 성장시키는 힘-자존감

지역내일 2017-07-13

새중앙상담센터 심리상담연구소 행복나무
송주연 놀이치료사

 
 “우리 아이는 공부 쪽엔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다른 분야에 관심이 많으니 아이가 좋아하는 그 분야를 키워줘야겠어요.”
 요즘 부모들은 아이에 대한 애정도 풍부하고 예전에 비해 육아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고 있다. 꼭 공부로만 성공시켜야겠다는 욕심도 줄어들어 얼핏 보면 아이들의 스트레스도 줄게 되고 좀 더 편안한 환경이 된 것도 같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마음이 힘든 아이들이 많고 자살과 비행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왜 그런 걸까?
 비록 아이들이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분야는 넓어졌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경쟁과 입시를 거쳐 좁은 취업문을 뚫어야 하는 험난한 여정을 지나야 한다. 내가 원하는 분야를 선택하였어도 행복한 삶을 누리기까지 힘든 과정을 견딜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어려운 순간을 견디게 하는 힘 중에 평생 자산이 될 수 있는 자존감에 대해 우리 부모들이 가장 먼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자존감은 초등학교에 입학할 시점인 8세 이전에 형성되기 때문이다.
 자존감은 스스로에 대해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 ‘능력 있는 사람’으로 여기는 마음이다. 부모의 자존감은 아이에게 대물림 되므로 눈앞에 보이는 아이의 모습을 걱정하기 이전에 먼저 자신의 말과 행동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아이에 대해 지나친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부모들은 아이가 필요 이상의 행동을 하는 것 같으면 불안해지고 조급한 마음이 생겨 아이를 야단치고 어두운 표정으로 바라보게 되는데 이러한 행동은 아이의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매사 위축된 태도를 갖게 만든다. 내 아이를 그대로 좀 더 지켜보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더 많이 갖는 것이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아이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일상생활에서도 조금씩 적용해 볼 수 있다. 우선 아이가 하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자. 별다른 이야기가 아니어도 ‘음, 아~’와 같은 효과음을 넣어주거나 고개를 끄덕이며 듣는 것으로도 아이는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갖는다. 그리고 아이에게 가능한 범위 내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능력이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을 혼자 알아서 하게 내버려두거나 무조건 ‘안돼’ 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대신 아이가 할 수 있는 것, 예를 들어 가능한 범위를 제한하고 하고 싶은 놀이나 사용할 물건을 선택하는 등의 기회를 줌으로써 자신이 통제력을 가진 존재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자식 중에 아무리 잘난 아이가 있더라도 형제 사이의 능력을 비교하는 말과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 각자의 장점과 능력을 인정받으면 서로 부대끼며 배워나갈 수 있게 된다.
다행인 점은 자존감이 영유아기에 낮게 형성되었더라도 이후의 노력과 환경에 따라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의 자존감부터 돌아보고 아이의 자존감을 세우는 것에 관심을 가지면 남은 인생을 좀 더 든든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늦은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어른들에게 영국의 유명한 소설가인 조지 엘리엇이 남긴 말을 전한다. ‘당신이 되고 싶었던 어떤 존재가 되기에는 지금도 결코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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