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푸르름!!! 아이들의 이름으로

지역내일 2017-06-14

새중앙상담센터 심리상담연구소 행복나무
김해숙 놀이치료사
                                                                                 

 몇 년 전쯤 라디오에서 모죽(毛竹)이란 대나무를 소개한 적이 있다. 이 대나무는 심은지  5년이 되어도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고 한다. 그러다가 5년이 지나면 하루에 70cm 씩 쑥쑥 자라기 시작하는데, 6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성장해서 나중에는 길이가 무려 25m~30m나 된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모죽이라는 대나무가 더욱 궁금해져 인터넷을 뒤져 봤었다. 찾아보니 영화 ‘와호장룡’의 유명한 대나무숲 액션씬에 나왔던 그 대나무가 바로 모죽이었다. 영화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쭉쭉 뻗은 대나무 숲과 그  숲에서 부는 바람이 지금도 생각난다.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된 장소.
 모죽을 떠올리며 든 생각은 우리 아이 또한 그 대나무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아이마다 내면의 힘이 길러지는 데는 차이가 있겠지만, 언젠가 쭉 뻗은 대나무처럼 성장하는 날이 있을 것이다.
 그럼 내 아이가 그 모죽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이해와 수용, 공감, 존중이 채워진다면 가능할 것이다. 아이 내부에 멋진 보석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인정해 주고,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격려해 주는 부분들 또한 필요하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아이 스스로 잠재된 능력을 발견하고, 책임감이나 자기수용, 자기신뢰, 꿈에 대한 열정을 가진 그런 아이로 발전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려면 인내 또한 있어야 하니.... 안상학님의 ‘조각보’라는 시의 한 부분이 생각남은 어째서일까? 나 또한  중2와 함께 사는 엄마 중 한 사람이라 그럴 것이다. 

동쪽으로 난 그리움의 상처와
서쪽으로 난 기다림의 상처와
남쪽으로 난 외로움의 상처와
북쪽으로 난 서러움의 상처가
조각조각 수 없이 많은 바늘땀을
상처보다 더 아프게 받은 후에야
비로소 사랑의 얼굴을 하고 돌아와
이 빈 가슴을 채웠습니다.

나는 기다린다.
언젠가 내 아이가 비로소 사랑의 얼굴을 하고 돌아와 빈 가슴을 채워줄 것을...
그날까지 따스한 햇볕처럼 아이를 바라봐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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