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17 자유학기제의 무모한 도전

지역내일 2017-04-28 (수정 2017-04-28 오전 2:48:23)

시범학교를 필두로 시작했던 자유학기제는 2016년을 기준으로 전국 3000여개가 넘는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실시했다. 이는 자유학기제가 이제 더 이상 일부의 학생과 학교에만 적용되던 특수한 정부 정책이 아니라 중학교 정규과정에 포함되어 한 학기 동안 운영되는 중요한 학습 과정으로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다.
입시 위주의 교실을 ‘학생’ 중심으로 변화시키면서 입시에만 매달려온 학생 스스로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자기주도적 공부와 함께 창의성을 지닌 인재로 육성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자유학기제는 주입식 교육문화 개선과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아주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는 취지로 볼 때 많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실제로 제빵제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스스로 동아리를 만들어 실습 현장에까지 참여하는 모습 등은 자유학기제가 원하는 학생 주도형 학습의 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학교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던 학부모들의 재능기부 등의 수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장려하며, 자녀들의 수행평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및 자녀와 관계 개선 등은 자유학기제가 가정과의 연계도 가능함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지난 12일 서울교육연구정보원에서 내놓은 ‘서울형자유학기제 연계 확산 방안 모색 보고서'에 따르면 자유학기제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보고서는 자유학기제에 대한 인식 조사를 담고 있으며, 학생 8명과 교사 4명의 면담을 토대로 작성되었다.
서울 ○○중에 다니는 A학생은 "일반학기 때와 똑같이 학원을 다닌다."며 "시험보지 않아도 시험공부를 한다. 내년 시험 연습을 하지 않았다가 더 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고, ○○중에 다니는B학생은 "학원에서 1학기 때보다 더 타이트하게 가르치는 것 같다. 학교에서 시험을 안 보니 학원에서 모의고사를 계속 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학습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취지로 도입한 자유학기제가 오히려 학습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이것은 비단 학생들만의 의견은 아니다. 현재 자유학기제를 진행하고 있는 중학교에 근무하는 교사2는 “주요교과의 경우 항상 12월 달에 학력평가가 있는데 1학년 2학기 때 자유학기제 해서 애들 학력이 떨어졌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크다.”며 실제 학교 수업 시 타 학교나 지역에 비해 점수 차가 많이 날 것을 우려해 문제풀이식의 수업만 진행하는 등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학습 부담을 줄인다는 명분을 앞세워 실제 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떨어뜨리고, 수업의 질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교육의 영향을 받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학력 차가 점점 벌어져 소득 수준의 격차가 아이들의 성적에 직결되는 가슴 아픈 현실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일선의 교사들은 자유학기제 운영에 따른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다. 자유학기제 운영 학기에는 업무가 평소의 3배로 늘어난다. 수업 연구, 행정 업무, 교무, 학생 수 과다 등으로 어느 것 하나 온전히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다.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자유학기제는 새로운 수업방법 및 학생 참여형 수업을 구상하고 교과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시각에서 수업을 구성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러나 특목고나 자사고, 그리고 대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 어떤 나라보다도 강도 높은 학습을 필요로 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이상적인 교육을 꿈꾸며 도입된 자유학기제가 과도기를 지나 제대로 된 교육 행정 시스템으로 정착하기까지는 시간과 공간의 확보, 교과간 융합 수업을 위한 코티칭 등의 수업의 방향을 위한 고민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와 교육부에 전하고 싶은 것은 실천가능성 있는 자유학기제의 프로그램을 계발하여 지속적이고 일관된 자세를 보여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에 가서는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우선돼야 비로소 자유학기제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목동 초중등 국어 전문 ‘국풍2000’ 국어과 김지혜 주임

문의 02-2654-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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