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도넛이라고 하면 즉석으로 반죽해서 바로 기름에 튀겨내는 시장표 도넛을 떠올린다. 하지만 도넛에도 등급이 있는 법. 천연효모로 발효해 겉면만 살짝 튀겨내는 건강한 도넛이 있다. 우리 동네 도넛 장인 ‘이응주 수제도넛’의 이응주씨를 만나 ‘건강한 도넛 이야기’를 들어본다.
아토피 아이도 즐겨 먹는 건강한 도넛 만들어
운정 한울카페거리에 위치한 ‘이응주 수제도넛’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수제도넛 전문점이다.
즉석으로 반죽해서 기름에 바로 튀기는 시장표 도넛이 아니라 천연효모로 발효시킨 뒤 4시간의 숙성과정을 거쳐 기름이 도넛 속으로 침투하지 않는 독특한 방식으로 도넛을 튀겨낸다. 3차례의 발효를 거치기 때문에 도넛을 먹어도 속이 편하고 소화가 잘 된다. 기름을 흡수하지 않아 도넛 속은 빵처럼 부드러운 식감이 느껴지고, 겉은 도넛의 바삭함이 살아있다.
젊은 시절 사이클 선수로 활동했던 ‘이응주 수제도넛’ 대표 이응주씨는 우연한 기회에 미국에서 유명한 수제도넛 가게를 운영하는 도넛 장인의 동생을 만나 수제도넛을 만드는 기술을 접하게 됐다고 한다.
“당시에 제 아이가 아토피가 있어서 함부로 아무거나 먹일 수가 없었는데, 신기하게도 제가 만든 도넛을 먹고 나면 가려워하지도 않고 두드러기가 나지도 않았어요. 아토피가 있는 제 아이가 먹어도 괜찮은 도넛이라면 건강한 먹거리라는 확신이 생겨서 본격적으로 도넛 가게를 꾸리게 됐어요.”
이후 이응주씨는 평소에 가까이 지내는 삼촌 이민화씨와 숙모 박현숙씨와 함께 운정 한울카페거리에 ‘이응주 수제도넛’을 열게 됐다고 한다.
미국식 수제도넛 기술에 한국적인 맛 살려
화학팽창제 대신 천연효모로 숙성한 발효 도넛에, 기름을 흡수하지 않는 미국식 수제도넛 기술을 배운 이응주씨는 좀더 한국적인 도넛 레시피를 개발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미국 도넛은 맛있긴 하지만 한국인이 먹기에는 느끼하고 달다는 단점이 있죠.” 그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당도를 유지하며 버터나 유지방 대신 계란과 우유만 넣어 담백한 한국식 도넛을 만드는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저희 가게에는 오리지널 글레이즈드를 비롯해 치즈스틱, 크림치즈, 슈스틱, 아몬드 스크류, 감자고로케 등 다양한 종류의 도넛이 있어요. 도넛 속에 들어가는 소시지 하나를 쓸 때도 뜨거운 물에 데쳐 염도를 낮춘 뒤 사용합니다.” 이응주씨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는 박현숙씨가 말했다.
정성 담긴 수제의 힘!
‘이응주 수제도넛’은 이름 그대로 사람의 손이 많이 가는 도넛이다. ‘이응주 수제도넛’의 메뉴는 발효 도넛과 찰도넛, 케잌도넛으로 나뉘는데 이중 발효 도넛은 포도발효종으로 천연효모를 만든 뒤 3차례 숙성과정을 거친다.
“매일 새벽 3시 30분부터 천연효모를 만들어 반죽을 발효하는데, 이 과정이 없이는 담백하고 건강한 도넛을 만들 수 없어요. 새벽잠을 포기하고 도넛을 만드는 일이 고되긴 하지만 수제도넛에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과정이죠.” 그는 도넛을 빚을 때에도 반죽을 기계에 넣어 일률적으로 뽑지 않고 일일이 사람 손으로 빚는다. 이렇게 손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반죽을 기계에 붓고 기다리기만 하면 정말 편하죠. 하지만 편한 것만 생각하다보면 건강하고 맛있는 도넛을 만들 수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이응주씨는 반죽을 숙성시킬 때에도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고 한다. “보통 숙성시키는 기계를 자동 모드로 맞춰 놓고 숙성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반죽이 부푸는 정도를 실시간 눈으로 확인해 가면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숙성시키고 있어요.”
결혼 이바지 음식으로 수제도넛 주문하기도
‘이응주 수제도넛’은 아이를 둔 엄마부터 중년 남성이나 젊은 할머니까지 연령에 상관없이 두루 찾는다고 한다. 매장에서 매일 손님들을 만나온 박현숙씨가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은 암치료를 하시던 분이었어요. 보통 암 환자분들은 먹거리에 매우 예민해서 조금이라도 안 좋은 음식을 먹으면 토하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분께서 도넛이 먹고 싶어 저희 가게를 찾아오셨는데 수제도넛을 드시고는 맛도 좋지만 소화가 잘 돼 좋다고 하셨어요.” 또 여동생 결혼식 참석차 한국에 들른 호주 교포 손님도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그 분은 한국에 머무는 동안 매일 저희 가게에 오셔서 크림치즈 도넛과 라떼를 드시고 가셨어요. 저희 도넛이 자꾸 생각난다면서 결국 여동생 결혼 이바지 음식으로 수제도넛을 주문해 가셨어요.”
최상급 원두로 만든 커피와 수제도넛의 만남
“도넛을 먹을 땐 항상 커피를 함께 마시잖아요. 건강한 도넛에 좋은 커피를 곁들여 드실 수 있도록 백화점에 납품하는 고급 원두로 커피를 내리고 있어요.” 최상급 원두를 사용하지만 이곳의 커피 가격은 놀랍게도 2,500원이다. “이윤을 남기는 것보다 최소한의 이윤으로 손님들께 최대의 만족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응주 수제도넛’은 단체주문이 많은데 모두 사람이 하는 수작업이라 도넛 주문이 많을 경우 개수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발효 도넛의 경우에는 한 종류의 도넛을 주문하실 때는 70개까지 주문을 받고 있어요. 여러 종류의 도넛을 주문하실 때는 수량에 제한이 없습니다.”
위치 파주시 동패로 63번길 28
영업시간 오전 10시~소진 시까지(일요일 휴무)
문의 031-948-0482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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