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 식물을 키우는 ‘홈 가드닝(Home Gardening)’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파트의 베란다와 창가에 직접 꾸민 나만의 작은 정원은 눈을 즐겁게 하고 생기와 활력을 전해준다. 인테리어 효과뿐 아니라 공기정화와 전자파 차단, 천연 가습기능, 심리치료 효과까지…. 싱그러운 초록의 식물로 꾸미는 홈 가드닝의 장점은 다양하다. 가드닝 클래스가 있는 플라워 숍과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초보자들을 위한 가드닝 노하우를 살펴보았다.
내발산동 ‘마리스가든 Mary's Garden’
유리병 속 앙증맞은 정원 ‘테라리움’
‘테라리움’은 라틴어의 terra(땅)와 arium(용기, 방)의 합성어로, 밑이 막힌 유리그릇이나 작은 유리병 안에 흙과 식물, 장식용 소품 등을 넣어 식물을 가꾸는 일을 말한다. 식물 스스로 산소 순환운동을 하기 때문에 밀폐된 용기 안에서 키울 수 있어 가드닝 초보자나 바쁜 현대인에게 꼭 맞는 아이템이다.
취향에 따라 갖가지 모양의 유리용기와 여러 색상의 자갈과 모래를 사용하거나 피규어나 미니어처 소품 등을 장식해 독특하고 개성 있는 인테리어 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마리스가든’의 플로리스트 문혜진 대표는 “공기정화식물인 틸란드시아를 무심하게 던져놓아도 사막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며 “특히 미세먼지가 많은 요즘, 대표적인 공기정화식물인 스투키를 심거나 작은 다육이들을 준비하고 스토리를 입혀 꾸미면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고 전한다. 또한 “자주 물을 줄 필요가 없고 유리그릇 안쪽에 이슬이 맺히면 수분이 많아지므로 며칠 동안 뚜껑을 열어 주며 가끔씩 뚜껑을 열어 산소 공급을 시키면 된다”고 덧붙였다.
‘마리스가든’은 다양한 플라워 클래스를 통해 플로리스트 및 플라워 디자이너를 배출하고 있는 곳이다. 영국 ‘제인패커 플라워스쿨 마스터디플롬(CASA school)’과 프랑스 ‘까뜨린뮐러 플라워스쿨’을 졸업한 문혜진 플로리스트는 영국과 프렌치 스타일을 적절히 조화시켜 ‘마리스가든’만의 독창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인다. 플라워 클래스 문의는 매장으로 전화하거나 직접 방문하면 된다.
위치: 강서구 공항대로 36가길 30(명덕여고 앞)
문의: 070-4842-7317, www.marysgarden.co.kr
구로동 구로디지털단지 ‘노이플라워 noiflower’
늘 싱그러운 집안, 쉽고 간단한 ‘수경 가드닝’
그동안 식물을 키우면서 물주는 것을 깜빡해 무수히 말려죽이거나 물 조절에 실패해 썩혀버린 경험이 있다면 수경 가드닝을 추천한다. 수생식물을 이용해 만드는 수경 가드닝은 물관리가 까다롭지 않아 초보자들이 쉽게 도전해 볼만한 아이템이다. 초록이파리가 싱그러운 워터코인이나 진한 자주 빛의 물보라, 잎 모양이 매력적인 시페루스나 행운목, 개운죽 등 수경재배로 즐길 수 있는 식물들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노이플라워’의 채은아 대표는 “화려한 꽃을 피우는 히야신스나 수선화를 선택하면 습도조절과 함께 향기 가득하고 화사한 집안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며 “뿌리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 물에 씻어 화병이나 예쁜 그릇에 물을 담고 꽂아두기만 해도 되는데 이때 알뿌리의 하부가 닿을 정도로만 물을 채우고 알뿌리는 잘 썩기 때문에 물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꽃은 한 달 정도 감상할 수 있는데 꽃이 지고 난 뒤 알뿌리를 망에 넣고 잘 말려두었다가 냉장고에 3개월 정도 보관해 찬 기운을 견디게 해주면 이듬해 다시 심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생식물은 물로만 양분을 공급받으므로 햇볕과 통풍이 좋은 창가에 두면 좋다고 한다. 물은 가끔씩 갈아주면 되고 수돗물도 가능하다. ‘노이플라워’에서는 원데이반, 플로리스트반 등 다양한 플라워 클래스 및 가드닝 클래스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점심시간을 이용한 클래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근처 직장인들이 30~40분 정도 시간을 내 수업을 듣는다. 개인 레슨도 가능하며 최대 4명까지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위치: 구로구 디지털로33길 50 벽산디지털밸리7차
문의: 070-7752-5512, blog.naver.com/noiflower
여성환경연대 텃밭교육활동가 공경민 강사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친환경 공간 ‘텃밭 가드닝’
도시인들에게 텃밭은 단순히 먹거리를 제공하는 곳만은 아니다. 자연친화적인 공간에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기며 소통하는 힐링의 장소다. 공경민 강사는 여성환경연대 텃밭교육활동가로 문래도시텃밭에서 동네주민들과 주기적으로 만나 텃밭을 가꾸고 있다.
공경민 강사는 “상자, 그릇, 포대(쌀, 퇴비, 커피포대 등), 페인트 통, 기름 통, 대야 등 텃밭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용기는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포인트는 물이 빠져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초보자들은 처음부터 모든 장비를 구입하지 말고 한두 가지로 시작해도 무방하며 집안에 있는 물건을 이용하면 좋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주머니 텃밭은 인터넷을 통해 흙과 같이 세트로 구입가능하다.
기타 장비는 생활용품 상점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상토와 배양토는 가볍고 퇴비도 적절하게 들어있어 초반작물을 키우기에 적절하다. 초보자들이 쉽게 키울 수 있는 채소는 ‘제철채소’라고 한다. 공경민 강사는 “봄에는 쌈 채소, 여름에는 토마토와 오이 같은 열매채소가 좋다”며 “조금 익숙해지면 민트, 로즈마리, 세이지, 딜, 바질, 루꼴라 등의 허브나 당귀, 하수오 같은 약초에 도전해볼 것”을 권했다. 채소를 싫어하는 자녀들과 함께 키우기 좋은 작물로는 가지나 토마토, 오이처럼 눈에 잘 들어오는 것들이 좋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직접 심는 것. 작물이 자라는 과정을 끊임없이 공유하다 보면 못난 채소라도 누구보다 맛있게 먹게 된다고.
텃밭을 집안으로 옮겨와 베란다에서 채소를 키우면 물을 쓰기도 좋고 끼니때마다 신선한 채소를 먹을 수 있다. 다만 작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햇빛과 바람이 중요한데 유리창을 통해 얻는 빛은 작물에게 충분하지 않다. 공경민 강사는 “적극적으로 창문과 방충망까지 열어주고 힘들다면 작물을 주기적으로 만져주라”며 “손으로 ‘쓱’하고 만져주는 것만으로도 곰팡이나 진딧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아파트 난간에 놓고 가끔씩 들여다보는 것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정선숙 리포터 choung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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