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독서? 그냥 혼자 읽으면 되잖아요?

지역내일 2017-03-22

씨알학당
윤기호 원장


 독서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알지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읽어야 한다는 건 아는데 실천이 어렵다는 것이다. 독서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아이들에게 유익하다는 책들을 사다주기는 하지만 아이들은 게임이나 영상에만 빠져있지 도무지 읽으려 들지 않는다. 입이 닳도록 말을 해도 읽는 시늉만 한다. 엄마는 속상하긴 하지만 아이가 책을 읽지 않는다고 당장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니 영어, 수학 학원 잘 다녀주는 것에 만족하기로 한다.


 둘째는 아이가 책은 많이 읽는 것 같은데 그것으로 인한 특별한 효과가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신문 기사를 보더라도 ‘불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의 비결은 어려서부터 독서를 많이 한 것에 있다는데 어째서 우리 아이의 독서는 성적과 상관이 없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이러한 문제들은 독서를 아이 혼자의 몫으로만 맡김으로써 생기는 것들이다. 첫째의 경우엔 독서만의 매력과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지도와 훈련이 필요하다. 깊이 있는 사고력을 요구하지 않는 영상에 익숙해져 있는 아이가 저절로 독서에 흥미를 갖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른의 경우에도 독서보다는 드라마나 영화가 훨씬 더 편하고 재미있다. 그런데 어떻게 부모의 잔소리 하나로 아이가 스마트폰을 제쳐두고 책을 읽겠는가. 이 시대엔 아이의 눈을 책으로 돌릴 수 있는 독서 프로그램이 필수이다.


 둘째의 경우 역시 방법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 난 후 그 내용을 재구성하는 것을 반드시 시킨다. 이때 이것을 제대로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내용을 말하기는 하는데 논리가 없는 내용들의 단편적인 나열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데 구슬들이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읽은 내용은 금세 잊힐 수밖에 없다. 심지어는 그 책을 읽었는지조차도 모른다. 그러니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책은 많이 읽는데, 그 내용까지 말하기는 하는데 그것이 학업의 성과물로는 나오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독서는 아이 혼자의 몫으로만 내던져두어서는 안 된다. 올바른 지도와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상에 길들여진 아이들의 수동적 사고를 특별한 지도와 훈련을 통해 문자에 길들게 하고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방식으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며 이렇게 교육받은 아이들은 영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서만의 매력과 흥미를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읽은 내용에 관한 말하기와 글쓰기 등의 독후 활동을 통해 재구성력, 응용력, 창의력을 기를 수 있고, 이것은 학업 능력 향상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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