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청소년, “나는 누구인가”

지역내일 2017-03-22

새중앙상담센터 심리상담연구소 행복나무

최양희 전문상담사


한 고3 남학생은 자신이 키가 작다고 생각하여 늘 열등감을 갖고 있었다.  

“난 얼굴은 괜찮은데 키가 작단 말야. 우리 아빠의 열등한 유전자 탓이야”라고 생각하며, 키 큰 친구들을 볼 때마다 짜증이 나고 부모를 원망하게 됐다. 우리 큰 아들 이야기다. 키가 몇 센티만 컸더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옷 스타일도 살고 여학생들한테 인기도 많을 텐데.. 어느 날 등굣길에 차를 타고 가다가 창밖으로 키 큰 남자를 보면서 “부럽다”고 중얼거리는 아들에게, “엄마가 미안해” 했더니, “괜찮~” 이라고 말해주는 착한 아들이지만 키에 대한 열등감은 어쩔 수 없이 남아 있었다.

그러던 아이의 열등감을 단번에 해결해준 계기가 있었다. 학원 같은 반 여학생이 우리 아들이 자기 이상형이라고 고백을 한 것이다. 더군다나 그 여학생은 반에서 제일 예쁜 아이라, 키가 커서 늘 부러움의 대상이던 친구가 짝사랑하던 여학생인데..

그날 아이는 “엄마, 이제 키에 대한 고민은 사라졌어”라며 웃었다. 이 일로 우리 아들은 키가 매력의 절대 기준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다.

청소년기의 발달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과업중 하나가 ‘자아정체감 형성’이다.    

‘자신의 체격을 타고난 그대로 인정하고, 신체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발달 내용 중  중요한 부분이다. ‘body image가  self image다'라고 할 만큼 청소년에게 있어서 자신의 외모는 자기개념 형성에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청소년 여학생이 일찍부터 화장을 시작하고 다이어트를 하고 예쁘고 멋진 아이돌을 선망하고 동일시하며 행복해 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무조건 외모에는 신경 쓰지 말고 공부만 하라고 한다면 아이는 부모님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갈등을 빚게 될 것이다.    

이때 부모는 우리 아이가 청소년기의 발달 단계를 지나고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그 마음을 공감해줘야 한다. 예뻐지고 싶은 마음, 키가 크고 싶은 마음은 결국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이다. 그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질 때 자신은 사랑받을 만하고 인정받을 만한 존재임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자아정체감을 갖게 될 것이다. 가장 먼저 부모로부터 그 욕구가 채워진다면 결코 외모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청소년기를 조금은 더 편안하게 보내고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우리 아들에게 이상형이라고 말해준 그 여학생에게 맛있는 밥이라고 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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