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을 가꾸는 사람들-‘바느질 책수다’]

사람사이 이어가는 조각보와 그림책

지역내일 2017-02-25

‘바느질 책수다’는 조각보와 그림책을 매개로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누고 있는 네 여성들의 모임이다. 이들과 함께 색색의 자투리 천을 이어 손바느질하는 시간, 마음을 울리는 그림책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나를 돌아보게 하고 진솔한 소통을 이어가게 만든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가라 말하는 쉼표 같은 그녀들을 만나보았다. 



재능기부 독서토론 동아리에서 맺은 소중한 인연
‘바느질 책수다’는 네 명의 엄마들이 만든 동아리이자 마을 공동체다. 이들의 만남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독서토론 재능기부 모임에서 만나 친하게 지냈고 전통바느질과 그림책 읽기라는 공통된 관심사와 취미를 발견하고 자주 모였다. 강서구 염창동에서 함께 둥지를 터 만나게 된 네 엄마들의 고향은 각각 제주도 두 명, 강원도 두 명이다.
생각과 취미가 서로 맞아 만났을 뿐인데 알고 보니 고등학교 선후배사이더란다. ‘바느질 책수다’라고 이름 지은 동아리를 만들고 도서관 동아리방, 동네 카페에서 모임을 시작했다. 조각보바느질과 그림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오롯이 집중하는 그 시간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단다. 좋은 것은 공유하고 싶어 아이들에게 그림책 이야기 나누기나 북 아트 만들기, 바느질 등을 재능기부하면서 성장해갔고 내친김에 서울마을공동체 이웃 만들기 공모사업에 도전해 지원도 받게 됐다.  
‘바느질 책수다’의 변영이씨는 “자녀들을 위한 단순한 재능기부 동아리에서 시작해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며 “수업에 대한 연구와 마을사업 등 쉽지 않은 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이 일에 대한 애정으로 쉬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자투리 이은 조각보, 마음도 이어가다
조각보란 옷을 지은 후 자연스럽게 생기는 자투리 조각들을 이어 붙인 규방공예의 대표적인 작품을 말한다. 쓰고 남은 천을 잇다 보니 모양이나 색이 제각각이지만 의도치 않은 무늬와 각기 다른 색이 은은하게 어우러져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멋스럽다.
‘바느질 책수다’는 가양도서관, 꿈꾸는 도서관, 마곡 작은 도서관, 우장산 숲속도서관, 길꽃 어린이도서관, 옹기종기 작은 도서관 등에서 ‘아기자기 손바느질 강좌’, ‘복 짓는 손바느질’, ‘도서관-바느질을 만나다’, ‘조각브로치 만들기’ 같은 다양한 손바느질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에는 강서구 주최 ‘찾아가는 창의인성 체험학교’ 공모에 선정돼 4주에 걸쳐 염경중학교와 화곡중학교에서 ‘쉼표, 그림책을 품은 바느질’이라는 제목으로 학부모들에게 미니 버선, 조각보 발, 풍경, 차받침 만들기 강의를 했다.
강의를 할 때마다 “한 땀 한 땀 이어지는 바느질을 통해 마음이 다스려지는 듯했다”,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느끼는 성취감이 답답한 일상 속 청량제 역할을 했다”라는 수강생들의 소감을 들을 수 있어 보람된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염경중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수업을 연장해 재능을 기부하기도 했다. 강서구 마을 축제 ‘DO! DREAM’에서는 ‘나만의 요요브러치 만들기’라는 부스로 아이와 그 부모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바느질 책수다’의 강정미씨는 “바느질을 잘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그동안 전통 침선기법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가르치게 되면서 그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며 “조각보는 마음을 다스리는 힘이 있다. 고요함 속에 무념무상의 시간이 즐겁고 솜씨를 떠나 완성되었을 때의 성취감 또한 뿌듯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통의 매개체, 그림책!
‘바느질 책수다’의 강의 프로그램에는 항상 그림책이 함께 한다. 어린이들에게는 주로 그림책을 읽어주고 그림책 관련 창의활동을 하며 어른을 대상으로는 바느질을 하기 전 그림책을 먼저 읽고 시작한다. 찾아가는 창의체험학교에서도 <흰쥐이야기>, <할머니의 조각보>, <다정해서 다정한 다정씨>, <나무가 자라는 물고기> 등의 책을 읽으며 수업을 진행했다.
수강생들은 “시작할 때 읽어준 그림책이 처음에는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바느질이라는 쉼의 시작 단계에 잘 어울리는 시간이었다”, “그림책을 통해 메마른 가슴이 단비를 맞은 듯 촉촉하게 젖어들었다”,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 드는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바느질 책수다 추천 그림책 여행지도’를 만들어 ‘강서구 북 콘서트’와 ‘책 읽는 마을 선포식 독서동아리 전시회’에 참여했을 때는 많은 관심과 격려를 받았다고 한다. ‘바느질 책수다’의 김숙자씨는 “바느질이 자신을 위한 기도의 시간이라면 그림책은 나와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도구”라며 “그림책으로 다른 이들과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무척 감동적”이라고 전했다. 


더 많은 이웃들과 함께하는 시간 만들고 싶어
‘바느질 책수다’는 지난여름 강서구 마을공동체가 함께 한 ‘건강 나눔 생리대 만들기’에서 초·중학교 여학생들을 위한 생리대 파우치 100개를 일일이 손바느질해 전달했다. 작은 동아리가 이웃과 소통하며 성장해갔고 지역 사회를 돕는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역 사회와 많은 일들을 함께 엮어가려고 계획 중이다. 손바느질을 더 쉽게 가르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새로운 패턴이나 작품에 대한 자료 조사에도 열심이다.
‘바느질 책수다’의 윤혜린씨는 “배우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일을 확장시켜 나간 것이 삶의 전환점이 됐다”며 “손바느질과 그림책을 통해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보다 가치 있는 부분을 찾은 것 같아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정선숙 리포터 choung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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