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일산농협 마두역지점에서는 작은 소동이 있었다. 이곳 고객인 80대 노인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할 뻔 한 것. 다행히 농협 직원들의 눈썰미와 발 빠른 대응으로 보이스피싱은 무위로 돌아갔고 노인은 소중한 재산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사건 해결의 일등 공신 강종철·박은희씨를 만나보았다.
거액 현금 소지한 채 국제전화통화 모습에 보이스피싱 직감
일산농협 마두역지점 청원경찰 박은희씨는 이날 장모씨(83)가 서류가방을 들고 두리번거리며 통화를 하는 모습이 심상치 않게 보였다고 한다.
“연로하신 어르신이 서류가방을 들고 누군가와 계속 통화중이셨어요. 다가가서 용무를 도와드리려고 하다가 살짝 열린 서류가방 속 가득 찬 현금을 보게 됐고, 뭔가 이상하다 싶어 바로 강종철 과장님께 말씀 드렸죠.”
이에 과장 강종철씨는 바로 장씨에게 다가가 자연스럽게 말을 건넸다. “무슨 일이 있으신지 여쭤보며 유심히 살펴보니 발신자가 국제전화로 떠 있는 전화통화를 계속 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때 바로 보이스피싱이라는 걸 직감했죠.”
강씨는 바로 경찰에 연락을 취했고, 곧이어 출동한 경찰이 장씨를 설득해 거액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경찰에서 확인한 결과 장씨의 가방에 든 거액의 돈은 직업 군인이었던 장씨가 퇴직금으로 받은 4천 800만 원. 장씨는 이날 다른 은행의 예금을 해지하고 인출한 돈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송금하려고 농협을 찾았던 것이다.
이날 매의 눈으로 고객을 살핀 박씨는 “저희 지점에서 평상시에 보이스피싱 예방에 관한 교육을 자주 실시하고 있어 어르신의 모습을 보는 순간 느낌이 왔어요. 거액의 재산을 지켜드릴 수 있게 돼 기쁩니다”라며 미소 지었다.
그와 손발을 맞춰 피해를 막아낸 강씨는 “최근 보이스피싱 수법이 점점 지능화되고 교묘해지면서 노년층의 피해가 늘고 있습니다. 경찰 사이버수사대나 금감원 직원을 사칭하며 예금을 인출해 집에 보관하라는 수법을 많이 쓰고 있으니 각별한 주의를 당부드립니다”라고 전했다.
문소라 리포터 neighbor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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