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사람들 – 나무로 소통하는 사람들의 목공방 <공감트리> 김영훈 대표]
소외된 이웃에 맞춤형 원목가구 제작해드려요!
목공방 회원들과 ‘아낌없이 주는 맞춤 가구’ 제작해 기부
살아가면서 ‘이것이 내 길’이라는 운명적인 느낌을 갖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운동선수, 바텐더, 광고기획자 등 다양한 삶을 거쳐 결국 ‘나무’와 만난 이가 있으니 나무가 좋아서 나무를 매개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감트리> 김영훈 대표이다. 경의중앙선 운정역 인근에 위치한 목공방 <공감트리>를 찾아 그의 ‘나무 사랑’과 ‘사람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공감트리’의 시작은 이웃과 더불어
‘공감트리’는 이름 그대로 나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 소통하고 마음을 나누는 목공방이다. ‘공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만큼 목공방 대표와 직원들, 목공방 회원들 간의 소통과 공감을 중시한다.
“서로 다른 삶의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나무를 매개로 맞춤 원목가구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아이디어와 삶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간에 배우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원목가구 주문제작 및 인테리어 전문공방인 ‘공감트리’의 김영훈 대표는 지난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목공방 프로젝트를 제안해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공감트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목공방은 전통시장과 비슷한 처지라고 생각해요. 옛날에는 동네마다 목공소가 있어서 집집마다 장롱이나 서랍, 의자 등을 고쳐서 쓰곤 했죠. 대형마트가 등장해 전통시장이 죽었듯이 기성품 가구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동네 목공소가 사라져버렸어요. 전통시장을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제안한 것은 전통시장 인근에 목공방을 차려 사람들이 모여드는 공동체 공간으로 꾸리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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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나무’ 사업에 참여
목공방을 창업하면서 김영훈 대표가 제일 먼저 달려간 곳은 파주 교하동 주민센터였다. “사회를 위해 지금 당장 제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보자는 심정으로 동네 주민센터를 찾아가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김 대표의 제안에 교하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는 복지 사각지대에 위치한 위기 가정에 맞춤 가구를 기부하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 사업을 기획했고 김 대표는 2016년 6월부터 지금까지 총 6차례 맞춤 가구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
“교하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가정을 발굴해주시면 저는 그 가정을 찾아가 그곳에 필요한 맞춤 가구를 제작해 드립니다. 보통 기성품 가구는 집의 구조와 맞지 않으면 오히려 짐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저는 이웃 분들의 가정에 직접 방문해 가구가 필요한 곳을 실측해서 현장에 맞는 맞춤형 원목가구를 제작해 드렸습니다.”
위기가정에 기부하는 맞춤형 가구는 김 대표가 자비로 원목 자재를 마련하고 목공방 회원들이 함께 제작했다. 목공방 회원들은 가까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는 김 대표의 취지에 적극 공감해 맞춤 가구 제작에 기꺼이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지난 12월에 기부했던 맞춤 가구는 조손가정에 책상과 책장을 선물하는 일이었는데 크리스마스이브에 맞춰 선물하려다 보니 제작 일정이 빠듯했어요. 그때 회원분들이 자신의 일처럼 정말 열심히 도와주셨는데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것 같아요.”
다양한 이력의 회원들과 소통하며 목공방 꾸려
‘공감트리’ 목공방 수업의 회원들은 다양한 경험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다. 공업용 로봇을 제작하는 공학박사 겸 CEO, 요리사, 출판업자, 목수 등 삶의 이력이 각양각색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취미삼아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는 점. 목공방 회원들은 주 4회 공방에 모여 각자 원하는 가구를 만든다. 목공방에는 자투리 나무가 널려 있는 만큼 이곳 회원들은 자투리 나무를 이용해 아이디어 가구를 만들기도 하고, 각자 가정에 필요한 맞춤 가구를 만들기도 한다.
‘공감트리’의 목공수업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김 대표가 개인적으로 즐겨서 하는 활동이다. 주 4회 퇴근 이후 시간과 토요일 낮 시간에 운영되는 목공수업 취미반은 입회비 25만원만 내면 매월 회비 없이 진행된다. 목공수업에서 월 회비를 받지 않는 이유는 ‘일에 끌려 다니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돈을 벌기 위해 목공수업을 꾸린다면 제가 제대로 즐기지 못할 것 같아요. 돈으로 엮이지 않는 관계는 서로 간에 도움을 주고 아이디어를 나누면서 작업 시간 자체가 즐거움이 되지요.”
올해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기 위해 단계별 준비를 마친 김 대표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원목가구 주문제작과 인테리어 사업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건축 분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제가 처음부터 목수였던 게 아니듯이 나무를 좋아하고 만들기를 좋아하면서 저절로 목수의 길이 열렸습니다. 집도 결국 나무로 만드는 일이라 제가 작으나마 사회에 기여하면서 꿈을 키운다면 건축을 향한 길도 열릴 거라 생각합니다.”
위치 파주시 운정역길 35-68
문의 031-947-5987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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