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을 여는 우리들의 새해 이야기]
촛불처럼 따뜻하고 소박한 불빛으로, 그러나 결코 꺼지지 않는 희망으로
<새해 병상>
앓아누운 채 새해 첫날을 맞았다.
시베리아에서 내려온 삭풍은 나무들을 모질게 훑고 가고 통증은 주기적으로 몸을 훑고 지나갔다. 새벽부터 가야 할 모임이 있고, 올라야 할 산이 있고, 방문하기로 한 여러 일정이 있었지만 다 접고 온종일 자리에 누워 있어야 했다.(중략)
쓰러져 누워야 정신이 드는 생활이 아니라, 시간과 시간 사이의 절제를 익혀야겠다.
창밖으로 지나가는 바람 소리가 세차다. 비로소 시간보다 존재에 눈 돌리는 하루.
앓아누운 채 새해 첫날을 고맙게 보낸다. (시. 도종환)
도종환 시인의 <새해 병상>이라는 시로 뒤늦은 새해 인사를 전합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시인의 말처럼 쫓기는 삶 속에서도 우리의 존재에 대해 눈 돌리는 그런 2017년 보내시길 바랍니다. 정유년을 열며 우리 이웃들의 새해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이웃들의 이야기가 좀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리라 믿게 됩니다.
박근혜 퇴진 고양운동본부 김미수 상임대표
‘꽃보다 아름다운’ 슬로건답게 ‘사람 중심’ 도시로 성장하길
지난해 횃불처럼 일어난 촛불은 광화문 광장에서만 빛난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11월 박근혜 퇴진 고양운동본부(상임대표 최창의, 강명용, 김미수)가 출범해 고양시에서도 촛불이 타올랐다.
김미수 상임대표(고양시민회 대표)는 “새해에는 무엇보다 정의가 살아 있는 나라, 원칙이 잘 지켜지는 나라를 만드는데 시민들과 함께 힘을 모으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청문회나 특검의 수사 상황을 보면서 국민들이 뭔가 많이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를 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원칙적인 수사가 중요합니다. 적어도 국가에 대한 국민들의 마지막 자부심을 부여잡을 수 있는 기회가 돼야하고, 그래야 정의가 살아있다는 마음으로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이 다시 힘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2002년부터 고양시민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도시’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고양시가 그 슬로건에 맞게 사람 중심의 도시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도 전했다.
“일산 신도시는 본래 계획화된 도시로 더 이상 인구가 늘어나면 안 되는 도시입니다. 자꾸 인구가 늘어나면 사람들끼리 부딪히며 살게 되고 사람이 도시의 부속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더 이상의 아파트 건설 없이 자족도시로, 기업이나 일자리가 있는 도시로, 사람이 고양시 안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시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백마중학교 박수경 교사
아이들이 중심에 있는 마을 교육사업 계속 하렵니다!
지난해에 이어 청소년을 중심에 두고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마을 교육사업에 힘쓰고 싶습니다. 복 받은 것은 우리 지역에 아이들을 사랑하는 어른들이 아주 많다는 것, 여러 가지 부분으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죠. 작년 마두청소년수련과, 백마중 학부모지원단 등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많습니다. 교사로서 저는 우리 고양시에 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아이들의 삶에 관심이 있는 안전한 장소를 찾아 아이들과 연결해줄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싶고, 그곳에 가서는 마음을 터놓을 수 있고 뭘 해도 따뜻한 마음이 될 수 있는 그런 장소들을 계속 발굴하는 작업을 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행복하게 일산을 기억하고 마을을 떠나지 않으며 마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그런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또, 그런 작업을 통해 지난해 자유학기제, 올해 자유학년제의 그 긍정적인 여파와 활동이 자유학기연계학년(중2, 중 3학년)에도 사라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최보영・사학자・운정동)
정유년 새해, 아들과 떠나는 전국일주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병신년, 주말이면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해 역사의 현장에서 한 목소리를 냈던 나와 진우는 정유년 겨울방학을 맞아 무얼 할까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이제 곧 초등 4학년이 되어 어엿한 십대의 반열에 오르는 아들과 둘만의 쫀득쫀득한 추억을 남기고 싶은 생각에 아들 진우에게 제안한 것은 바로 전국일주!
진우가 갓 초등학생이 됐을 때 나는 8살 꼬맹이와 함께 배낭 하나 둘러메고 인천, 군산, 전주, 제주, 경주, 안동, 춘천 등 2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자유로이 돌아다녔다. 그곳에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음식들을 맛보며 여행의 멋과 낭만을 온몸으로 체험했다. 하지만 1박 2일 또는 2박 3일의 짧은 여행은 언제나 다음 여행에 대한 목마름만 남길 뿐이었다.
겨울방학을 맞아 이번엔 파주에서 출발해 한반도를 한 바퀴 도는 전국일주를 계획했다. 여행지는 아들이 배웠던 3학년 사회교과서에 나오는 지역과 앞으로 배울 4학년 사회교과서에 나오는 지역으로 정했다. 그곳에서 우리는 교과서가 보여주지 못하는 생생한 삶의 현장을 다니며 많은 것들을 배울 것이다.
김선영 누리다문화학교 교장
“다문화 친구 ‘돕는 일=좋은 일’ 말해주세요!”
“최근 우리 아이들의 활발한 활동을 보고 한국 학교에서 참여 수업을 함께 하자는 사례가 늘고 있어요. 작지만 조금씩 다문화 친구들에 대한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느끼죠. 우리 아이들도 세상과 부딪혀 가면서 성큼 성장해 나가고 있죠.”
지난해 교내 학생들로 구성된 합창단 활동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누리다문화학교’. 이 학교는 경기도 교육청의 위탁을 받아 다문화 학생들을 교육하는 대안학교이다. 김선영 교장은 “합창이란 도구를 통해 아이들이 노래를 직접 만들고 무대에도 오르면서 자연스레 자존감은 물론 주체성, 책임의식까지 배우게 됐어요. 학년 초 만해도 주위의 편견어린 시선 등으로 의기소침했던 아이들인데 세상 밖으로 뛰어 들어가 활발하게 활동하며 내면의 성장을 이뤘답니다”라고 말한다.
김 교장은 “올 해는 그동안 받은 사랑을 이웃들에게 돌려주는 뜻 깊은 한 해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봉사를 통해 이웃 사랑과 배려의 정신을 배우고 이를 통해 아이들이 내면의 힘을 키우는 한해가 됐음 해요”라고 말한다. 김 교장은 또 “학교나 사회에서 다문화 친구들을 돕는 일이 ‘좋은 일’, ‘훌륭한 일’이라고 말해주는 어른들과 교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어른들의 생각이 곧 아이들의 생각이니까요”라고 강조한다.
고양시 열린청소년쉼터 윤기선 소장
‘꾸미준’이 더 활성화돼 아이들의 자립기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고양열린청소년쉼터의 윤기선 소장은 교회의 목사로 활동하면서 2004년부터 고양시에서 청소년복지시설인 청소년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며 가정ㆍ학습 등 개인문제로 가출한 청소년들을 상담하고 일정기간 거주하게 한 후 사회나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청소년쉼터를 운영해왔다.
“성년이 돼 쉼터를 퇴소한 후 아이들이 자립을 해야 하는데 그럴 여건도 준비도 안 된 아이들은 또 다시 방황하고 나쁜 길로 들어섰어요.” 고심 끝에 윤 소장은 2010년에 ‘꾸준히 미래를 준비하는 청소년’이라는 뜻으로 고양시에 위치한 청년 자립지원 교육관 ‘꾸미준’을 열었다.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과 스스로 자립할 수 있을 힘을 길러주기 위해 ‘꾸미준’에서는 공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아이들이라 그런지 뭐든 스펀지처럼 잘 흡수해 빨리 배우고 솜씨도 좋아요. 그래서 고양시 브랜드상품 공모전에서 입상해 브랜드상품으로 지정을 받기도 했고 경기도공예경진대회에 나가 특선과 입선을 했고요. 전국대회에서도 입상을 했어요. 지난해 11월 열린 고양시 기예경진대회에는 7명이 나가 다 상을 타왔어요.” 딸(?)들 자랑이 끊이지 않는 윤 목사는 “매년 똑같은 바람이지만 ‘꾸미준’이 아이들의 자립을 위한 공간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는 것이죠. 올해는 이제 아이들 실력도 수준에 올랐으니 아직 나이가 어려 강사활동은 못하지만 인턴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도 하고, 일반인도 ‘꾸미준’에서 다양한 공예를 배울 수 있도록 오픈할 계획이에요. 그래서 더 이곳이 활성화 돼 아이들의 자립 기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올해 소망을 밝혔다.
풍산동 주민자치회 최효숙 회장
마을 주민들과 함께 발전시켜가는 풍산동 그려봅니다
안녕하세요. 풍산동 주민자치회는 그간 마을 자원 조사를 바탕으로 단풍골 품앗이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를 토대로 마을 화폐 ‘그루’를 탄생시켰고 반찬 품앗이, 남성 시니어 요리 교실을 비롯해 주민자치센터에서 태동된 많은 동아리들이 마을 발전과 나눔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풍산동은 주민자치의 롤 모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답니다. 모두 마을 주민들이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2017년에도 그동안 추진해왔던 단풍골 품앗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며 더불어 마을 주민들과 함께 계획해보고 참여하면서 더 편안하고 살기 좋은 풍산동을 만들고자 합니다. 힘찬 열정과 총명함을 상징하는 붉은 닭의 기운을 받아 주민과 함께 진정한 생활자치의 꽃을 피우는 풍산동이 되었으면 합니다. 올 한해에 소망하는 모든 일이 이뤄지고 가정 내 밝은 희망과 행복의 기운이 가득하시길 기원하며 열정을 가지고 하는 모든 일들에서 행복을 느끼는 정유년이 되었으면 합니다.
풍산동 주민자치회 최효숙 회장
마을 주민들과 함께 발전시켜가는 풍산동 그려봅니다
안녕하세요. 풍산동 주민자치회는 그간 마을 자원 조사를 바탕으로 단풍골 품앗이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를 토대로 마을 화폐 ‘그루’를 탄생시켰고 반찬 품앗이, 남성 시니어 요리 교실을 비롯해 주민자치센터에서 태동된 많은 동아리들이 마을 발전과 나눔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풍산동은 주민자치의 롤 모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답니다. 모두 마을 주민들이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2017년에도 그동안 추진해왔던 단풍골 품앗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며 더불어 마을 주민들과 함께 계획해보고 참여하면서 더 편안하고 살기 좋은 풍산동을 만들고자 합니다. 힘찬 열정과 총명함을 상징하는 붉은 닭의 기운을 받아 주민과 함께 진정한 생활자치의 꽃을 피우는 풍산동이 되었으면 합니다. 올 한해에 소망하는 모든 일이 이뤄지고 가정 내 밝은 희망과 행복의 기운이 가득하시길 기원하며 열정을 가지고 하는 모든 일들에서 행복을 느끼는 정유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일산내일신문 리포터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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