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전통시장․마트 둘러보기]

까치 까치 설날, 마음은 벌써 고향으로~

배경미 리포터 2017-01-18

각종 이슈와 정치적 파문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연일 매스컴에서는 우울한 소식만 전해지니 설 연휴를 불과 열흘 앞두고도 명절 특수란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한 조사기관의 발표에 의하면 올해는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준비에 작년 설 보다 8%올라 25만원이 예상된다고 한다. 세상이 시끄러워도 경기가 나빠도 명절을 맞이하는 주부들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설을 앞두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정이 있어 더욱 풍성한 중앙․남부시장

“싸요. 싸요. 가지가 한 묶음에 3000원, 만가닥 버섯이 1000원, 대파도 2500원. 이렇게 싼데 안사요? 엄마~자식들 오면 반찬 해줘야지. 그냥가면 어떡해.”

‘싸요 싸요’를 외치며 지나가는 고객을 붙잡는 상인들. 야채가게 앞은 언제나 늘 그렇듯 사람들로 북적인다. 싱싱한 채소와 과일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고 그 앞에서 이것저것 만지작거리며 하나하나 바구니에 주워 담는 사람들. 몇 개만 담아도 금세 바구니 한가득 이다.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어. 설 명절이 예년 같지 않아. 월급은 제자리걸음이고 물가만 올라 풍족한 설은 커녕 장보기조차 두려울 지경이야. 물가는 오르고 적은 예산으로 알뜰하게 준비해야하니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지.”

중앙시장에서 만난 50대의 한 주부는“예년 같으면 음식 장만도 식구들이 실컷 먹고 남을 만큼 준비했는데 올해만큼은 제사 음식도 한 접시씩만 준비하기로 했다”며 “특히 계란 값이 너무 올라 나물이나 전도 조금씩만 만들 생각”이라고 했다.


중앙시장 김밥로의 한 전집. 동그랑땡, 동태전, 빈대떡 등 명절이 다가오면 전을 굽는 기름 냄새로 전집 골목 안이 떠들썩했는데 웬일인지 집집마다 썰렁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예년 같으면 벌써 예약 전화로 그 어느 때보다 바쁠법한데 가게 주인의 얼굴엔 걱정이 가득하다.  “계란 값이 너무 올랐고 거기다 식용유 가격까지 덩달아 올랐으니 우리 같은 영세 상인들은 물건을 팔아도 남는 것이 별로 없다. 그렇다고 가격을 올리면 손님들이 그냥 갈까 걱정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올해 설 명절은 조류독감과 물가인상의 여파로 지난해보다 설 차례상 비용이 8%나 올랐다. 특히 계란을 중심으로 육류와 수산물, 과일 등 대부분의 품목이 상승세를 보였고 계란 한 판의 가격이 9000원 대까지 치솟으면서 서민들은 물론 상인들도 깊은 시름에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추나 감자를 비롯해 다른 채소들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다 올랐고, 지난해 남미를 휩쓴 홍수 피해로 아르헨티나 등 콩 주요 산국의 생산량이 줄어 식용유 가격이 급등한 것. 식용유 같은 경우 일반 식재료와 달리 유통기한이 길어 한 번에 대량으로 사놓을 수 있어 당장 사용 하는데 문제가 없지만 수요가 늘어나면 추가적으로 구매를 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일과 야채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기로 소문난 남부시장은 주말인데도 추워서 그런지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다. 어물전 앞에서 만난 한 주부는 󰡒아직 명절까지 시간이 남아있어 제수용품은 구입하지 않았고 저녁 찬거리를 사러 왔는데 물가가 너무 올라 깜짝 놀랐다. 그나마 전통시장의 물건 가격이 저렴해 나왔는데 콩나물, 두부를 사고 생선을 사려고 물어봤더니 1만원이 넘어 구매하지 않았다. 특히 계란, 고기, 무, 배추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다음 주에는 제수용품도 구입해야하는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두부가게를 운영하던 상인도  “장사가 예전 같지 않다. 명절이라도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고객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 어렵다 어렵다 해도 요즘같이 이렇게 어려운 적이 없었다.” 고 고충을 토로했다. 



편리함과 실속 찾는다면 대형마트에서
설 차례상 준비나 명절 음식 준비를 위해 전통시장을 찾았다면 설 선물세트 구입은 대형마트에서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 주말 찾은 안양시의 한 대형마트. 마트 한 쪽에 따로 마련된 선물세트 구입 코너에는 사전 예약 할인 행사를 펼치고 있었고 이곳에 아기를 안고 온 부부가 선물세트 상담을 하고 있었다.

“시댁이나 친정 그리고 친척집을 방문할 때 가지고 갈 선물세트를 구입하려고 왔는데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 망설여져요. 부모님들에게는 건강식품 위주로 생각하고 있고 친척들에게는 햄이나 참치선물세트를 하려고 했는데 가격이 맞지 않아 조금 더 저렴한 것으로 준비하려고 해요. 작년에는 이 가격이면 조금 더 좋은 것으로 준비했는데 올해는 물가가 많이 오른것 같아요.”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앞두고 대형 마트들도 가격대별로 구색을 맞춘 선물세트를 준비했지만 정작 선물세트 특선매장은 한산해 보였다. 특히 올해는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 맞춰 3만9000원이나 4만9000원짜리 선물세트 등 5만원 미만 상품 구성이 눈에 띄었다. 고기, 과일, 한과, 인삼, 김, 식용유, 샴푸, 참치, 양말 등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품목으로 구성된 실속 상품들이 많았고 가격도 5000원대부터 10만원 이상의 상품까지 다양했다. 대형마트에서는 행사카드로 구매하면 상품권 증정이나 할인 혜택도 있고 5+1, 7+1, 10+1 등 정해진 수량만큼 구입하면 1개를 덤으로 주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었다. 온라인몰로 구매하면 할인쿠폰이나 배송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설 선물세트를 구경하던 한 주부는 “경기가 좋지 않고 물가도 올라 명절 대목 분위기가 너무 썰렁해 올해는 친척과 지인들에게 서로 부담이 되니 선물은 주지도 받지도 말자고 했다. 예년 이맘때 같으면 택배로 온 물건이 쌓이고 덩달아 나도 선물준비에 마음이 바빴겠지만 올해는 웬만하면 생략하고 꼭 선물을 해야 할 경우라면 조그마한 것으로 보낼 생각이다” 라고 했다. 마트의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코너 담당직원은 “고가의 제품은 아무래도 고객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 비교적 가격적인 부담이 적은 2~5만원 이하의 제품들에 대한 문의가 많다. 경기 탓인지 예전보다 실속있는 선물세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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