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난이 심각한 가운데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 소식이 반갑게 들려온다. 소신껏 특성화고에 진학해 스펙을 쌓고 실무지식을 습득해 취업에 성공한 학생들. 그들을 만나 특성화고에 진학한 동기부터 취업으로 이어지기까지, 전반적인 학교생활에 대해 들어봤다.
신영증권에 취업한
일산국제컨벤션고 글로벌비지니스과 3학년 박서경 양
특성화고 진학 덕분에 꿈을 갖게 됐어요
서경양은 특성화고에 진학하게 되면서 금융사무원이라는 뚜렷한 직업을 꿈꾸게 됐다. 꿈을 갖게 된 덕분에 노력의 차원도 달라졌다. 학교생활도 적극적으로 임했으며 학업 성취도는 꾸준히 상승했다. 중학교 때까지만 하더라도 성적이 우수한 편은 아니어서 내신이 130점대였으나 특성화고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는 학과에서 2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박양은 “중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꿈이 없어서 공부에 대한 흥미가 떨어 졌어요”라고 솔직하게 전했다.
특성화고에 진학 후 박 양은 명확한 꿈을 목표로 금융지식 기초부터 심화까지 공부했고, 내신 성적을 틈틈이 관리하며 자격증을 차근차근 취득했다. 박 양이 생각을 정리하고 가지를 잘 쳐 나갈 수 있었던 것은 금융사무원이라는 명확한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 양은 특성화고의 장점으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무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학교에서 1학년 때부터 컴퓨터 기본 지식들과 비즈니스 엑셀을 가르치고, 2학년 때는 엑셀 심화와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 회계정보처리 시스템 등 전산 심화 과정을 가르쳐 준다. 3학년 때는 회계실무, 전산실무, 창구업무 등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과목들을 가르쳐 준다. 이처럼 학교에서 금융사무원이 되기 위한 전문적인 교육을 해준 것이 도움이 됐다고 한다. 학교 내에서 개최했던 자기소개서 발표대회나 포트폴리오 대회 등도 자연스럽게 취업준비로 이어졌다고 한다.
박 양은 특히 “학비 걱정 없이 학업에 임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3년간 장학금을 주는데 덕분에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 드릴 수 있었다”며 이를 특성화고의 또 다른 장점으로 꼽았다.
Q) 왜 대학 대신 취업을 선택했나?
A) 금융사무원은 현장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 취업을 선택했어요. 부모님은 취업을 하겠다고 하니 좋아하셨지만 중학교 때 선생님과 친구들은 반대를 했었지요. 그러나 스스로 소신이 있었기에 개의치 않았고 제 길을 걸을 수 있었어요. 특성화고를 졸업 하고 선 취업 후 3년 재직을 하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 앞으로 대학진학 또한 준비하고 있어요. 대학에 진학해 사람을 대하는 직업의 특성에 맞는 전문 지식을 더 공부하고 싶어요.
Q) 취업 준비는 어떻게 했나?
A) 1학년 때부터 전문적인 자격증 취득에 중점을 두고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정리했어요. 펀트투자 상담사, 전산회계 2급, 무역영어 3급, SMAT(서비스경영자격증) 3급, 전산회계 운용사 3급, 한국사 3급 등을 땄고, 더불어 금융 분야의 지식도 지속적으로 공부했어요.
NCS(업무능력평가) 과목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그 과목에서 업무에서 일이 발생했을 때 대처해야하는 방법들을 배웠죠. 또 자기소개서 발표 대회와 포트폴리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연습한 것들도 도움이 됐어요. 자기소개서에는 손님을 대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 적었고 제가 전문성을 어떻게 키워 왔는지에 대해 적었어요.
학교 내신은 1.4로 학과에서 2등을 했는데 쉬는 시간에 틈틈이 내신 공부를 했지요. 학교 내 멘토링 제도가 있어서 저는 운동부 학생들을 멘토링 했어요. 그것이 도리어 제 공부가 되어 내신에 도움이 됐지요. 킨텍스의 ‘보트쇼’ 전시회에서 봉사 활동도 했고 2학년 때는 판매를 해서 수익금을 기부하는 ‘나눔 스토어’ 동아리와 3학년 때는 학교 홍보 대사로 ‘가온누리’ 동아리에서 활동을 했어요.
Q) 특성화고 진학을 고민하는 중학생과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
A) 꿈이 없는 친구들은 ‘그냥 공부라도 해서 뭔가 해보자’라는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많아요. 특성화고로 진학해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하는 것은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후배들에게는 좀 더 욕심을 내서 내신 성적, 학교생활을 열심히 한다면 스스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샌드박스 네트워크 (SANDBOX NETWORT) 프로듀서로 취업한
경기영상과학고 방송미디어과 3학년 최재혁 군
영상 제작에 흥미를 느껴 영상 분야 특성화고 진학
중2 때부터 영상제작에 흥미를 느껴 특성화고에 진학한 경기영상과학고 최재혁 군. 최 군은 올 7월부터 1인 영상제작자를 컨설팅 해주는 회사인 ‘샌드박스 네트워크’에서 일한다. 이 회사에서 ‘잠뜰TV’라는 85만 구독자 유투브 채널의 매니지먼트 및 편집을 담당하고 있다. 최 군은 중학교 때부터 틈틈이 혼자 영상물을 제작했다. 이 후 경기영상과학고의 직업체험 교실에 참여했던 친구의 소개로 학교 진학을 결심했고 특별히 영상에 특화된 방송미디어과를 선택해 입학했다.
“저는 특성화고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해요. 경기영상과학고에는 스튜디오, 촬영 장비 등 영상시설이 잘 되어 있어요. 대학교에서 배우는 과정들을 미리 배우면서 또 빨리 취업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같아요. 단점이 있다면 국, 영, 수 과목의 수업시간이 적고 특성화 과목 수업이 많아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따로 공부해야 한다는 점이죠.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 학교에서 ‘미래창조반’을 운영하고 있어요.”
최 군은 1학년 때 프리미어(편집 프로그램), 촬영조명, 스톱모션 제작(여러 장의 사진으로 영상을 만드는 것) 등을 배웠다. 2학년 때는 DSLR 작동법을 배웠고 단편 영화들을 제작했다. 3학년 때는 영화 제작 과정들을 배웠다.
“‘아디하디(단편영화 제작 동아리)’에서 부회장으로 있으면서 단편영화들과 UCC를 만들었어요. ‘대한민국 청소년 영화제’와 ‘광명시 전국 청소년 미디어 페스티벌’, ‘양산시 전국 청소년 영화제’ 등에 출전해서 수상도 했지요. 이런 활동들을 통해 사람들이 어떤 영상을 좋아하고, 어떻게 영상을 제작해야 감동을 줄 수 있는 지를 배울 수 있게 됐어요.”
최 군은 중학교 때 내신성적은 중상위권인 165점이었다. 처음 특성화고를 진학한다고 할 때 부모님과 선생님은 대학을 진학해야 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본인의 꿈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설득해 특성화고에 진학했다. 특성화고 졸업 후에도 대학 진학은 가능하고, 특히 재직 중에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재직자 전형을 통해 대학에 진학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통해 좀 더 실질적인 것을 배우고 싶어 취업을 먼저 선택했다고 한다.
“학교에서 기초적인 틀을 배웠다면 이제는 그 속을 깊이 있게 채우고 싶어요. 회사에서도 제가 열심히 일해서 후배들을 더 데려오고 싶고요. 저의 현재 목표는 지금의 회사를 삼성, LG처럼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회사로 성장시키는 거예요.”
샌드박스에 취업한지 어느덧 6개월, 그저 영상 제작이 좋아 지금까지 오게 된 최 군은 앞으로의 대한 포부를 속 깊게 밝혔다.
Q) 경기영상과학고를 선택하게 된 배경은?
A) 영상에 관해서 아무것도 몰랐는데 중 2때 UCC를 만드는 수행평가가 있었어요. 우리 조가 1등을 하며 반에서 상영을 했는데 보는 친구들이 재밌어 했어요. 그 이후 혼자 영상 제작을 하며 놀았지요. 중3 때 친구가 경기영상과학고 미디어과를 소개시켜 줬어요. 알아보니 영상 관련 커리큘럼이 잘 짜여 있었어요.
Q) 취업 준비는 어떻게 했나?
A) 학업과 수상 실적, 동아리 활동과 기능대회 참가 등으로 스펙을 쌓았어요. 고교 성적은 중위권 정도예요. 대기업은 내신을 보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취업할 때 내신을 보지 않았어요. 학교에서는 취업 준비를 위한 스펙 쌓기에 도움이 되라고 각종 대회나 행사 참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줬어요. 예를 들어 ‘KBS 스카우트’ 방송 프로그램에도 도전을 권유해 주셨죠. ‘KBS 스카우트’에 3명이 진출했는데 2학년으로 제가 유일하게 뽑혔어요. ‘지방경기 기능대회’에도 나갔는데 단체 금상을 수상했어요.
Q) 특성화고 진학을 고민하는 중학생과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
A) 특성화고에서는 노력과 의지만 있으면 하고자 하는 분야를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어요. 특성화고는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될 거라고 말하고 싶어요. 대학은 후에 재직자 전형이 있으니 갈 수 있고요. 대학 졸업 후 취업할 경우와 비교할 때 대학 졸업 후 저는 남들보다 5년의 경력이 더 생기는 거니까 제가 오히려 더 유리하다고 생각해요. 특성화고에서 취업을 목적으로 진학한 학생들에게는 포기하지 않고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라고 말하고 싶네요. 저도 힘든 순간들이 많았지만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내년에 고3이 되는 후배들은 스스로에게 맞는 회사를 선택했으면 좋겠어요. 대학을 진학하려는 후배들에게는 대학 공부보다 실제적으로 뛰는 취업을 준비해 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삼성화재 취업한
신일비즈니스고 금융자산운용과 3학년 정현주 양
취업을 위해 본인만의 경쟁력 가지는 것이 중요
삼성화재에 취업해 새해 1월부터 출근하게 되는 정현주 양. 처음 특성화고에 진학한다고 할 때 부모님은 흔쾌히 허락해 주셨지만 주변에선 특성화고 진학에 대해 안 좋은 시선들을 보냈다고 한다.
“사실 저도 좋은 대학교를 갈 자신은 없었어요. 때마침 신일비즈니스고에서 진로 체험교실을 실시했는데 직접 상담을 하면서 확신이 들어 진학을 결정했어요.”
정 양은 중학교 때 내신 성적이 167점으로 중상위권을 유지했었는데 학교에 입학해서 보니 같은 학교 동기 중에는 내신 만점자도 있었다. 학교 선생님들과의 상담을 통해 금융자산운용과가 취업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 금융자산운용과를 선택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취업률이 높은 대신 그 안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정 양은 입학할 때부터 취업을 결정해 준비했고 1학년 당시 3학년 선배들로부터 학교생활과 취업에 필요한 정보들에 대해 많은 조언을 얻었다.
취업준비를 위해 컴퓨터 활용 능력 자격증과 전산회계 1급, 2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금융권 취업은 비슷한 친구들이 지원하기 때문에 본인만의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중요해 무역영어 자격증을 땄다. 1년 동안 준비해 2, 3학년 때 경기도 상업정보능력 경진대회 비즈니스 영어 부문에 출전해 은상을 수상했고 본선 전국대회에서는 동상을 타기도 했다. 또 스펙을 쌓기 위해 교내 상업경진 대회에도 참가했다. 그때 좋은 성적을 거둬 선생님과 함께 본선대회를 준비하기도 했다.
“취업을 위해 나만의 차별성을 둔 것은 무척 잘한 것 같아요. 2학년 때는 나만의 장점인 무역영어를 살려 ‘WANNA BE’라는 영어회화 동아리를 직접 만들어 1년 동안 운영을 했었죠. 내신 관리는 학원을 따로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했고, 학교에서는 중상위권 성적을 유지했어요.”
대학을 안 나와도 사회에서 책임감 있는 당당한 구성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정 양, 새해 입사를 앞두고 회사생활에 기대가 된다는 소감도 당당하게 밝혔다.
Q) 왜 대학 대신 취업을 선택했나?
A) 중학교 때 저는 ‘꼭 인문계를 가서 대학을 나와 취업을 준비해야 하나?’라는 근본적인 생각을 가졌어요.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죠. 그때만 누릴 수 있는 캠퍼스 생활도 해보고 싶었어요. 다행이 재직자 특별전형이 있어서 저는 그 방법으로 대학도 진학할 계획이에요. 대학과 취업, 동시에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과 같아요.
Q) 학교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활동은?
A) 2학년 때 금융기관을 가상으로 설립해서 1년 동안 운영을 해보는 프로젝트를 수행했었어요. 조마다 기업을 차려서 구성원끼리 조직도 짜보고 홍보를 하기도 했어요. 저는 거기서 팀장을 맡아 전체적인 관리를 했어요. 자기 기업의 상품도 만들고 홍보 상품도 개발하고 발표도 했지요. 금융기관을 경영하는 것은 협동심, 팀워크가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1년 동안 각자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역할과 책임감 등을 배울 수 있었어요.
Q) 특성화고 진학을 고민하는 중학생과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
A) 목표가 확실히 있는 친구들이 좋은 대학을 가고 성공적인 취업도 하니 꼭 목표를 가지라고 조언해주고 싶어요. 자신이 열심히 하는 정도에 따라 본인 수준도 달라지는 것 같거든요.
권주심 리포터 wntl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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